이복현 금감원장, 은행 횡재세법 반박… "거위 배를 가르자는 것"

이지운 기자 2023. 11. 23.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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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은행 횡재세법과 관련해 "거위 배를 가르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금융당국의 '상생금융'안을 비판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선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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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금융투자협회 70주년 기념식’ 전 기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이지운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은행 횡재세법과 관련해 "거위 배를 가르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금융당국의 '상생금융'안을 비판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선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금융투자협회 70주년 기념식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세계 각국에서 기여금, 분담금, 횡재세 형태의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그와 관련된 논의는 우리 사회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원장은 "다만 일부 정치권에서 주장하는 사안은 비유하자면 마을에 수십 년 만에 기근이 들어서 다들 어려운 상황에서 하나하나 알토란 같이 써야 하는데 갑자기 거위 배를 가르자는 것"이라며 "금융 산업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가 전날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금융당국 수장들의 금융지주 회장 면담과 관련해 "금융지주 회장들에게 사회적 책임을 이야기하면서 '부담금을 좀 내라'는 식으로 압박을 가했다. 윤석열 특수부 검찰식 표현으로 하면 직권남용"이라고 한 것에 대해선 "사안에 대해 몰이해한 것"이라며 "직권남용 운운한 대목에서 잘 알 수 있다"고 맞받았다.

앞서 김성주 민주당 의원은 지난 14일 금융회사가 고금리 덕에 벌어들인 초과 이익의 일부를 부담금의 형태로 정부가 환수하게 하는 횡재세법을 발의했다. 금융회사가 지난 5년 동안의 평균 순이자수익의 120%를 초과하는 순이자수익을 얻을 경우 해당 초과 이익의 40%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상생금융 기여금'을 내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 법안은 오는 28일 열릴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이날 이 원장은 유명 '핀플루언서'(금융+인플루언서의)들로 인해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적발돼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핀플루언서들의 유튜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이들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 원장은 핀플루언서의 불공정 행위는 물론 허위사실 유포 및 시장 불안감 조성에 대해 엄단 조치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핀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들이 자신의 유명세를 이용해 서민을 기만해 저지른 범죄를 적발해 수사 중"이라며 "이들은 수십만명의 구독자를 이용해 특정 상장 종목을 추천하고 일반투자자들의 매수를 유도한 다음 본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차명 계좌에서 매도하는 방식 등으로 이익을 실현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금감원은 최근 유튜브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핀플루언서들이 단순히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수준을 넘어서 선행매매 등 불공정 거래를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원장은 "적발된 불법행위 2~3건은 신속한 시간 안에 결론을 내리려고 한다"며 "유명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관련해 일반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면서 불법적인 사익을 추구한다거나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등 시장을 흐리는 부분에 대해 조사력을 집중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지운 기자 lee101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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