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총 "학부모, 학기 첫날부터 민원 16회…교사 도청 의혹도"

"자녀 대상 1대1 교육 요구…거절하자 폭언·협박"
"교사들 99.6%가 악성 민원인 처벌 강화에 동의"

[세종=뉴시스]성소의 기자 = 서울의 한 초등학교 학부모가 담임교사에게 상습적으로 민원을 제기하고 수업을 도청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3일 서울특별시교원단체총연합회(서울교총)에 따르면 서울 A초등학교 학부모는 학기 첫날부터 담임교사 B씨에 자녀의 하교 지도 등 약 16차례에 달하는 민원을 제기했다.

해당 학부모는 수업 도중 학교 관리자에게 '교사가 막말을 하고 있다'며 교실 상황을 확인해 달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교총은 이를 이유로 "자녀의 휴대전화를 통해 교사를 실시간으로 도청해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교총은 "이런 행위는 명백한 교권 침해이고 통신비밀보호법에 위배되는 불법 행위"라며 "법령에 따라 교육감은 해당 학부모를 즉각 고발 조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학부모는 자기 자녀를 대상으로 1대1 맞춤형 교육을 요구했으며 이를 거절한 교사 B씨에게 욕설과 협박·폭언 등을 가했다고도 서울교총은 전했다.

서울교총에 따르면 이 학부모는 지난달 수업 중 잠든 자녀를 깨우지 않았고 교사 자신의 자녀를 다른 학생들과 차별하고 따돌림을 조장했다고 주장하며 B씨를 방임 및 정서적 아동학대로 고소했다.

고소에 따라 조사가 시작되자 이 학부모는 경고 차원이었다며 B씨에 대한 고소를 취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이 일로 정신적 충격과 스트레스를 받고 건강이 악화돼 병가를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교총은 교권 4법을 비롯해 교권 보호책들이 마련됐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변화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다고 지적했다.

서울교총이 지난 1일 발표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교원 55.3%는 '변화가 없다'고 응답했고 그 이유로 '무분별한 아동학대 고소, 고발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하다(28.3%)'는 점을 가장 많이 꼽았다.

또 응답자 99.6%가 아동학대 무혐의, 무죄 시 악성 민원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것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교총은 교사들이 아동학대 조사 과정에서 생기는 모든 고통을 혼자 떠안아야 하는 점도 문제 삼았다.

개정안에 따라 경찰 조사 시 교육청이 교사의 의견을 들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조사만 진행할 뿐 실질적 조치나 지원은 이뤄지지 않는다고 서울교총은 주장했다.

서울교총은 "명백한 불법행위임에도 불구하고 교육청에서 미온적 조치나 법적 고발 조치를 회피할 경우 교총 차원에서 해당 학부모에 대한 고발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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