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횡재세, 거위 배 가르자는 것"

신하연 2023. 11. 23.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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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유명 '핀플루언서'(금융과 인플루언서의 합성어)의 범죄 행위 2~3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3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개최된 '금융투자협회 70주년 기념식'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유명 핀플루언서가 유명세와 영향력을 이용해 특정 상장 종목을 추천하고 일반 투자자의 매수를 유도한 뒤 본인은 차명 계좌에서 매도하는 방식 등으로 이익을 실현하는 형태의 범죄를 두 세건 포착해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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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개최된 '금융투자협회 70주년 기념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질의에 응답하고 있다. 사진 신하연 기자.

금융당국이 유명 '핀플루언서'(금융과 인플루언서의 합성어)의 범죄 행위 2~3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정황을 포착한 만큼 조만간 수사 결과를 발표할 전망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3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개최된 '금융투자협회 70주년 기념식'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유명 핀플루언서가 유명세와 영향력을 이용해 특정 상장 종목을 추천하고 일반 투자자의 매수를 유도한 뒤 본인은 차명 계좌에서 매도하는 방식 등으로 이익을 실현하는 형태의 범죄를 두 세건 포착해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핀플루언서란 수십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경제금융 유튜버 등을 의미한다.

이 원장은 이어 "영향력을 이용해 불법적인 행위를 하거나 허위 정보를 유포하는 행위는 미꾸라지가 물을 흐리는 행위라고 생각하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핀플루언서의 영향력이 커지고 일반 투자자의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이들이 시장을 주도하는 측면에 대해서는 평가할 게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다양한 여론과 의견이 자유롭게 공론화 돼야 한다는 점과 그 과정에서 시장 경제적 매커니즘이 작동해야 된다는 점에 공감하며 (당국이) 시장 흐름에 관여하는 것은 안된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다만 전혀 다른 숫자나 틀린 사실관계에 입각해 반복적이고 의도적으로 시장을 교란하는 점을 눈여겨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핀플루언서를 언급한 취재원의 질의에는 "지금 단계에서 추정해서 얘기하긴 어렵고 대상이나 종목을 밝히기도 적절치 않다"면서도 "구체적인 사실이 포착돼 수사 중이고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힌 만큼 멀지 않은 시간 내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 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횡재세 법안'와 관련해 "은행의 이익에 대해서는 기여금, 분담금, 횡재세 등 다양한 방식으로 논의 중이지만 일부 정치권에서 주장하는 사안에 관해서는 '거위 배를 가르자는 것 아니냐'고 인식하고 있다"고 이같이 밝혔다. 이어 "굳이 비유하자면 마을에 수십년 만에 기근이 들어 다들 어려운 상황에서 거위 알을 한 알씩 슬기롭게 나눠서 쓰자는 상황에서 갑자기 거위 배를 가르자는 논의로 나온 것"이라며 "함께 잘 사는 방안을 논의하자는 것을 두고 '직권 남용'을 운운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발의된) 횡재세 법안은 개별 금융사의 사정에 대한 배려가 없고 일률적으로 이익을 빼앗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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