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기본소득당 '개혁연합신당' 공식 제안...용혜인 "정권교체 이루려면 이준석 신당 승리 막아야"

최규진 기자 2023. 11. 23.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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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진보 세력 '개혁연합신당' 공식 제안
"양당정치 실패, 민주당도 개혁 동력 부재"
"기존 제3지대 이합집산·선거공학계산 뿐"
"이준석 신당 흥행은 윤석열 정권 승리"
내일 국회 소통관서 공식 기자회견
" “윤석열 정부의 퇴행을 막고 미래를 만들어내려면 민주 진보 진영이 승리해야 합니다. 그저 내용 없는 제3지대나 이준석 신당이 아닌 개혁연합신당(가칭)이 필요합니다” "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가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 민주진보 세력이 함께하는 '개혁연합신당'(가칭)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기본소득당이 주축이 돼, 진보 진영의 제3지대를 견인하는 선거연합을 제안하겠다는 내용입니다.

용 대표는 오늘(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JTBC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윤석열 정부의 폭주를 멈추고 개혁정치를 바탕으로 한 진보적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현재 양당정치의 실패가 거대한 무당층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이를 끌어안는 제3지대 정치는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용 대표는 제1야당인 민주당을 향해 "지난 21대 국회 동안 개혁에 소극적이었고 내부 권력 갈등만 노출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정작 기존 제3지대를 표방한 세력들이 단순히 선거공학 계산에만 몰두해 이합집산하면서 개혁 과제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용 대표는 "새로운 정치를 바라며 기득권 정치를 바꿔내란 국민의 요구를 정치인들의 명예와 생존을 위한 이합집산이나 선거공학적 계산으로 축소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특히 용 대표는 이른바 '이준석 신당'을 겨냥해 '더 나쁜 극우 정치의 길'이라며 날을 세웠습니다. 반 윤석열 전선을 내세우면서도 새로운 정치를 약속하고 있지 않다는 주장입니다. 용 대표는 "'이준석 신당'의 흥행은 반드시 윤석열 정권의 승리, 퇴행적 보수 정치의 확장으로 귀결될 것“이라며 ”반 이준석이야말로 반 윤석열의 최전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개혁연합신당의 성공을 위해 용 대표는 지역구 출마 대신 비례대표로 출마하겠단 뜻을 밝혔습니다. 앞서 21대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과의 비례연합으로 당선된 용 대표는 지역구 출마 여부 등을 놓고 고심했던 걸로 알려졌습니다. 용 대표는 “재선에만 집중하는 쉬운 길보다 내년 총선에서 4자 구도(여야, 이준석 신당, 개혁연합신당)를 만들어내고 제3지대를 개혁 과제들로 채워 나가기 위한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는 '제3지대' 선언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현재 유권자 30%에 육박하고 있는 무당층을 겨냥한 정치권의 '표심 쟁탈전'도 본격적으로 점화될 전망입니다. 용 대표는 내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개혁연합신당 제안을 공식화할 예정입니다. 다음은 용 대표와의 일문일답.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가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내년도 총선 계획과 관련해 개혁연합신당(가칭)을 제안하는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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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기본소득당이 개혁연합신당을 제안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대한민국 위기의 원인은 정치입니다. 특히 윤석열 정부 들어서 정치, 경제, 인권, 민주주의 등 다양한 영역에서 퇴행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실망한 국민들이 새로운 정치세력, 제3지대의 출현을 열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특정 정치인이 중심이거나, 단순히 몇 석이 가능한지 같은 선거공학적인 제안으로만 채워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내용이 없는 제3지대, 아니면 보수 정치의 확장이 될 '이준석 신당'이 대표적입니다. 이를 막기 위해선 민주진보 진영의 커다란 승리가 필요하고 개혁과제들을 견인할 정치세력들이 힘을 합쳐야 합니다”

Q 양당정치의 실패를 지적했는데 대표적인 사례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A “제게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K칩스법'(반도체 등 국가전략산업에 기업이 설비 투자를 할 경우 세액 공제 비율을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입니다. 국제 사회는 기후위기와 디지털 전환에 대응하면서 산업 체제 개편을 위한 노력들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K칩스법'이 통과될 당시의 상황들을 보면, 저는 대한민국 정치가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없는 구조적 한계에 봉착했다고 판단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 같은 경우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같은 법안들을 통과시키면서 대대적인 산업구조 재편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회는 사실 반도체 산업의 세액 공제를 조금 늘려주는 것을 합의하고 끝내버렸습니다. 여기에 반대했던 의원은 300명 중 저를 포함한 2명밖에 없었고요. 우리 정치에서 거대 여당과 야당은 서로의 존재를 부정하다시피 싸우지만, 늘 국가적인 위기마저 야합해 온 게 문제입니다."

Q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실패했다고 판단한 근거는 무엇인가?

A "많은 분들이 민주당 위기의 원인을 '사법 리스크'나 '팬덤정치'에서 찾지만 저는 완전히 잘못된 진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비판은 총선이나 대선 이전부터 있었고, 민주당이 180석을 얻음으로써 국민적 판단이 어느 정도 내려진 것이죠. 하지만 진단을 잘못했기 때문에 자꾸 대표와 친명과 비명, 개딸과 아닌 사람들 이런 식으로 당내 갈등 문제에만 봉착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민주당이 무슨 개혁을 하고 싶은 거냐, 국민들에게 어떤 비전을 보여주고 있는 거냐는 사실 지난 대선 이후에 많이 사라져버린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A "예를 들어 윤석열 정부의 감세 기조에 그럼 가장 협조적이었던 야당이 누구였냐고 하면 더불어민주당이라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촛불을 통해서 열망했던 국민들의 수많은 개혁 과제들을 민주당이 충실히 수행해내지 못했기 때문에 신뢰를 축소시키는 결과를 만들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민주당이 스스로 좀 그런 개혁을 해낼 수 있는 동력이 부재하다면, 민주진보 진영의 더 큰 승리를 위해서 다른 세력들이 견인하는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봅니다."

Q 기존 제3지대를 선언한 다른 세력들과 어떤 차이점이 있나요?

A "개혁연합신당은 제3지대를 개혁 과제들로 채워내겠다라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금 제3지대 논의를 보면 개혁의 개 자도 나오지 않거든요. 금태섭 신당, 양향자 신당, 정의당의 일부 모두 제3지대를 자임하고 있습니다만 실제로 내용을 보면 '누구와 누구와 만나면 수도권 30석이 가능하다' 이런 이야기밖에 없습니다. '이준석과 금태섭이 김종인 위원장과 함께 어디에서 만났다' '금태섭과 이준석이 만날 수 있는가' '양향자와 이준석이 만날 수 있는가' '과연 류호정과 이준석은 당을 함께 할 수 있는가' 이런 이야기들만 나오고 있는 것이죠."

A "결국 대한민국 정치를 어떻게 바꿔내야겠다라는 개혁의 내용은 전혀 밝히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목표와 원칙이 없이 누구와 어떻게 만나서 10%, 20%의 표를 확보할 것인가에 대해 논의만 하는, 이합집산만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부동층이 이렇게까지 많이 등장하게 된 이유는, 이러한 선거 공학적 계산이 제3지대를 축소시키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제3지대가 등장하기만 하면 대한민국 정치가 바뀔 것처럼 거짓말을 늘어놓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세력이 실패했다는 건 이미 안철수 의원의 사례를 통해서 우리 국민들이 목격했습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가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내년도 총선 계획과 관련해 개혁연합신당(가칭)을 제안하는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실〉

Q 이준석 신당이 제3지대에서 승리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한 이유는?

A "이준석 신당의 흥행은 반드시 이 윤석열 정권의 승리 그리고 퇴행적인 보수 정치의 확장 또 윤석열 정권의 정권 재창출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준석 대표가 반 윤석열 세력의 어떤 선봉장처럼 위치했지만요. 그러니까 제3지대라는 무주공산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밉다라는 거 외에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고 있거든요. 윤석열 대통령을 만들어낸 1등 공신이 바로 이준석 대표 본인임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대한 통렬한 반성도 없죠. 결국 정치 검사와 반공주의, 그리고 능력주의와 소수자 혐오가 결합된, 더 나쁜 극우 정치를 이뤄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것도 아니라면 이제 안철수식의 전혀 새롭지 않은 '새 정치' 그리고 내용 없는 중도 정치가 재등장해서 결국에는 윤석열 정권에 흡수될 것이 뻔해 보입니다"

Q 개혁연합신당과 함께 하는 세력은 어디까지입니까?

A "곧 개혁 정치의 원칙들을 먼저 제시하고 여기에 동의하는 정치 세력들을 이제 하나하나 만나 합의해 나갈 계획입니다. 명료한 개혁 과제와 그리고 선명한 경로를 보여주는 정치가 필요하다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기후위기와 디지털 전환이라는 굉장히 신속하게 대응해야 하는 위기들이 중첩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혁신이라는 것을 이루어낼 수 있는가. 혁신 성장이라는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무엇으로 만들어낼 것인지. 그로 인한 불평등은 어떻게 완화하고 사회 위기를 해결해낼 것인가에 대한 내용들이 차곡차곡 담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우리 기본소득당이 갖고 있는 건 사명 지향적인 기업가형 국가, 여기에 연동된 국민 배당이라는 내용입니다."

A "또한 앞으로 민주당을 더 개혁적으로 견인해야 된다라고 동의하는 분들과도 아마 폭넓게 만나게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이런 구상을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기본소득당이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 라고 제안하고 요구하셨던 많은 분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분들이 활동하고 있는 국회 안팎의 정당들 그리고 시민단체 그리고 정치 세력 이런 분들을 구체적으로 다음 주부터 만나게 될 것 같습니다."

Q 지역구 출마를 제안받거나 검토했던 적은 없나요?

A "지역구 출마를 해달라는 정치권과 시민들의 제안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이를 진지하게 검토를 했던 것도 맞습니다. 하지만 현시점에서 우리 정치의 위기는 단순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민주당의 고립과 진보정당들이 약화되어 있는 상황에서, 고스란히 보수정권 윤석열 정권을 창출하는 데 기여했던 이준석 신당에게 제3지대를 내주어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졌죠. 이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이번 총선의 결과가 윤석열 정부의 퇴행을 막고 미래로 나아가는 개혁의 출발이 아니라, 보수정권을 확대 재편하는 결과로 만들어질 것이고, 오히려 개혁 정치를 좌절시키는 결과를 만들게 될 거라고 봤습니다."

Q 용혜인 의원이라는 개인에게도 쉽지 않은 결정은 아니었는지요?

A "저는 정치인으로서 정치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냐 라고 묻는다면요. 한마디로 정리하면 더 좋은 미래를 향한 '논투(이론투쟁)'의 과정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지난 4년 동안 두 가지 일을 느낀 건데 지금의 정치가 구조적 한계에 봉착했다는 것, 그리고 의정 활동을 진심을 다해서 해 나간다면 국민들이 반드시 알아보고 지지와 응원을 보낸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A "이번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정부가 끝없이 퇴행하고 있고, 어느 때보다 큰 제3지대가 내용 없는 선거 공학으로 채워지고 있을 때, 정치인으로서 내가 생각하는 정치를 해내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가를 고민을 많이 했었고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실제로 구체적인 지역구 출마에 대한 여러 요구나 제안도, 자신감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요. 그냥 단순히 저 한 명의 지역구 정치를 이어나가는 것이 지금 필요한 일은 아니다 라는 결론을 내리는 데에 시간이 좀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Q 민주당의 위성정당처럼 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지 않나요?

A "저는 개혁연합신당이 위성정당과는 정반대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개혁의 방향과 원칙을 갖고 의정 활동을 해왔다고 감히 자부합니다.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퇴행에 대해서 가장 앞장서서 비판해 왔던 의원입니다. 또한 작년에 이 윤석열 정부의 부자 감세, 법인세 감면 법안들을 대규모 합의로 통과시켜줄 때에도 저는 그것을 반대해왔습니다.

A "오히려 개혁연합신당은 민주 진영을 개혁하고 정치 세력으로서 견인해내겠다는 것입니다. 민주당이 여기에 끌려오면 끌려왔지, 우리가 위성으로서 주변을 도는 일은 없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윤석열 정부의 확장으로 귀결되거나 아니면 보수정당의 정권 재창출로 귀결되는 그런 이합집산적인, 또는 선거공학적인 제3지대와는 분명히 선을 긋겠다고 말씀드립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가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내년도 총선 계획과 관련해 개혁연합신당(가칭)을 제안하는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실〉
Q 현재 논의되는 선거제 개편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을 갖고 있나요?

A "저는 위성정당방지법이라고 불리는 대안들이 불완전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책적 필요를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사실 이후에 헌법재판소에 가서 위헌 시비에 휘말릴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그래서 기본소득당은 연동형 비례제를 확대하고 안착하면서 이러한 선거연합을 제도화하는 방법들을 제안 드리는 것이죠. 저는 오히려 현시점에서조차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지금이라도 이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제도적으로 잘 안착할 수 있고, 위성정당 문제를 각 정당들이 정치적으로 풀어나가기 위한 해법을 모색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그것조차 어렵다면 이번 선거제 개편 논의에서 과거로 퇴행하는 선택을 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현행대로(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를 치른다가 돼야 합니다. 그리고 각 정당들은 이 제도들을 안착하기 위한 노력을 하겠다 라는 것을 선언하는 것이 필요한 것입니다."

Q 당분간 계획이 어떻게 되나요?
A “내일 오전에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개혁연합신당을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열고자 합니다. 내년 총선에서 개혁연합신당의 성공을 위해서 신당을 창당한다는 각오로 좌고우면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것 같고요. 올해 또 마지막 달인 12월에는 전국을 다니면서 의정 활동을 보고 드리고, 제3지대를 개혁 과제로 채워나가고자 하는 것에 동의하시는 국민들을 만나 뵙는 과정들을 1월 초까지 진행할 예정입니다. 개혁연합신당이라는 것은 결국에는 총선 승리, 진보적 정권 교체를 위한 발판을 놓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기본소득당은 개혁연합신당을 성공시킨 이후에도 기본소득 실현을 위해서 계속해서 노력해 나갈 것이다란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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