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재생에너지 전환 60개국 중 46위…“재생에너지 목표 줄인 유일한 국가”
한국의 재생에너지 전환 성적은 주요 60개국 중 46위로 ‘후미그룹’에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선진국으로 분류된 국가 중 한국보다 재생에너지 전환이 더딘 곳은 이탈리아뿐이었다.
130여개국의 1900여개 기후단체가 모인 ‘기후행동네트워크(Climate Action Network, CAN)’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이 담긴 ‘재생에너지 추적 2023’ 보고서를 냈다. 평가 대상인 주요국 60개국은 전 세계 인구의 85%,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90%를 차지한다.
‘재생에너지 추적 2023’ 보고서는 재생에너지 비중보다는 국가의 역량 대비 재생에너지 전환 수준을 평가한다. 국가의 전환 계획도 고려했다. 세부적으로는 2015년 이후 전력 생산에서 재생에너지 비중 증가폭, 1인당 국내 총생산 대비 재생에너지 발전량, 최종 에너지에서의 재생에너지 전환(수송 부문 전력화, 건물 난방 전력화 등), 2030년까지 추가되는 1인당 재생에너지 발전량, 재생에너지 투자 등 20개 지표를 종합해 국가별 성적을 냈다.
보고서는 60개국을 5개 그룹으로 나눴다. ‘챔피언’ 그룹은 20개 지표를 7개로 묶은 범주 중 적어도 5개 범주에서 상위 20% 안에 든 국가다. ‘선두그룹(Frontrunners)’은 5개 범주에서 상위 40% 안에 든 국가, ‘중간 그룹(Moderates)’은 5개 범주에서 상위 60% 안에 든 국가, ‘추격그룹(Trailers)’은 5개 범주에서 상위 80% 안에 든 국가, ‘후미그룹(Slow-starters)’은 그 안에도 들지 못한 국가다.
‘챔피언’ 그룹에는 어느 국가도 들어가지 못했다. 그다음인 ‘선두그룹’에는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된 칠레, 브라질, 중국이 포함됐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생에너지 전환이 빠르다는 점이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중국의 GDP 당 재생에너지 투자량은 미국의 15배에 달했다. 핀란드,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와 미국, 독일, 스페인, 포르투갈 등도 ‘선두그룹’으로 평가됐다.
‘추격그룹’과 ‘후미그룹’에 속한 30개국 중 23개국은 개도국이었다. 보고서는 “개도국에서 재생에너지 규모를 늘리기에 한계가 있고, 전력 접근성 등도 한계를 보였다”라고 평가했다.
선진국인 한국은 전체 46위에 머물며 ‘후미그룹’에 속했다. 최종에너지 소비에서 재생에너지 사용량은 전체 60개국 중 53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인구당 재생에너지 투자량은 전체 5위로 평가받았지만, 정부의 재생에너지 지원 예산은 줄었다. 전체 일자리 중 재생에너지 관련 일자리의 비중도 선진국 중 최하위였다. ‘최종에너지 소비’ 기준 재생에너지 100%를 달성하기 위해서, 속도를 가장 많이 높여야 할 국가로도 평가됐다. 한국은 1%포인트 미만의 재생에너지 전환율을 보인다. 선진국으로 분류되지만 재생에너지는 그에 걸맞게 늘려오지 않았다. 보고서는 최종에너지 기준으로 한국이 매년 4%포인트 이상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려가야 할 것으로 봤다.
후미그룹에 속한 국가 중 선진국은 한국과 이탈리아뿐이다. 후미그룹 대부분은 산유국이거나, 우간다·에티오피아·세네갈 등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국가였다.
베트남과 인도는 전체 13위, 17위로 높은 평가를 받으며 개도국 중 상위권이란 평가를 받았다. 베트남은 재생에너지 투자를 빠르게 늘리고 있고, 인도는 경제 전반의 전력화에서 앞서나가고 있다.
스테판 싱어 CAN 선임 글로벌 전문위원은 지난 22일 온라인 브리핑에서 “한국은 과거 꽤 야망있는 재생에너지 목표를 냈었지만, 이후 세계에서 유일하게 재생에너지 목표치를 후퇴한 국가”라며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것으로 분류되는 국가인데, 석탄화력발전소 비중이 높고 한전의 전력 시장 ‘독점’이 큰 문제”라고 말했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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