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의 창] 한국, G9 가입 위해 노력할 때

2023. 11. 2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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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비서실장을 지낸 로널드 클레인은 최근 한국으로서는 참 반가운 제안을 한 바 있다.

카네기 국제평화기금 기고문을 통해 그는 현재 서방 선진국의 모임인 G7(주요 7개국)에 한국과 호주를 추가시켜 G9으로 만들자는 의견을 피력했다.

한국이 한반도 문제뿐 아니라 다양한 글로벌 이슈에 대해 기여와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G9이라는 장에 참여해 세계 선진국들과 교류하고 협력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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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선진국 클럽 가입한다면
경제·무역·지구적 문제 등
국제질서 설계 전반에 참여
국가의 위상이 높아지는 길
가입국인 日 적극 설득하고
첨단·안보분야 협력 강조를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비서실장을 지낸 로널드 클레인은 최근 한국으로서는 참 반가운 제안을 한 바 있다. 카네기 국제평화기금 기고문을 통해 그는 현재 서방 선진국의 모임인 G7(주요 7개국)에 한국과 호주를 추가시켜 G9으로 만들자는 의견을 피력했다. 권위주의 국가인 중국과 러시아가 주축이 돼 결성된 BRICS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등 6개국을 새로 가입시켜 세력을 확장하는 데 대항하자는 얘기다. 서방 민주주의에 맞서 비민주적 국가가 연합해 새로운 냉전의 시대를 열고 있는 시점에서 한국과 호주의 G9 가입은 자유민주 진영을 강화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한국 정부로서는 이의 실현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하며, 기존 7개국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캠페인을 할 때라고 본다. 얼마 전까지는 불가능해 보였던 일이지만 상황은 점차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일단 G7의 주도국인 미국이 한국의 가입을 지지하는 분위기이고, 여타 유럽 회원국들도 이를 따를 것으로 보인다. 비공식적으로 이에 반대하던 일본도 최근 한일 간 해빙 분위기로 볼 때 찬성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최근 한·미·일 삼각 안보 및 기술 협력 체계가 강화되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한국의 경제력이나 민주화 정도를 보면 이 선진국 클럽에 가입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또한 일본을 제외한 모든 회원국이 서방에 위치했다는 점에서 한국과 호주의 참여는 역동적인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위상을 향상시킴으로써 이 클럽의 대표성을 확장하게 된다.

당연한 얘기지만 선진국 클럽인 G7에 가입한다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수동적으로 국제 질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국제 질서를 설계하는 데 참여한다는 의미다.

이러한 세계 질서 설계 참여는 한국이 추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의 역할과 일맥상통한다. 한국이 한반도 문제뿐 아니라 다양한 글로벌 이슈에 대해 기여와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G9이라는 장에 참여해 세계 선진국들과 교류하고 협력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경제, 무역뿐 아니라 기후, 질병, 난민 등 지구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참여할 수 있게 된다. 그만큼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면 한국이 새로운 G9의 회원이 되기 위한 길은 무엇일까? 일단은 일본을 적극적으로 설득하는 일이라고 본다. 일본으로서는 이 클럽 내 유일한 아시아 국가로서 독점적 지위를 내놓기가 아쉬울 수 있다. 산업과 무역 부문에서 한국과 경쟁하는 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권위주의 국가들의 연합이 가속화되며 블록화하는 상황에서 자유시장경제 국가 간 협력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점은 일본도 인식을 같이할 것이다. 최근 민간 영역에서 한일 경제 협력이 활기를 띠는 것을 보아도 지금이 협력 강화의 기회이며 이를 위한 양국 간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려는 노력은 필수적이다.

아울러 한국이 이 선진국 클럽에 공헌할 수 있는 점이 많다. 한국은 이미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세계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새로운 안보 분야로 떠오르고 있는 인공지능과 우주 산업에서도 타 선진국과 협력하고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한국과의 협력과 한국의 투자를 통해 회원국 모두에 혜택이 갈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본다.

한국은 자유와 인권을 중시하는 성숙하고 발달된 민주주의 국가다. 이러한 한국의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성장한 한국 문화가 세계인들에게 희망과 기쁨을 주고 있다는 것 또한 우리의 큰 장점이다. 세계를 이미 감동시키고 있는 한국 문화를 중심으로 발전된 문명 국가인 한국의 G9 가입을 위한 노력은 지금이 적기라고 보인다.

[손지애 이화여대 초빙교수·외교부 문화협력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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