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9.19 군사합의 파기 선언…與 "굴종적 조약" vs 野 "안전핀 사라져"

김관용 2023. 11. 23. 17:0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北 "모든 군사적 조치 회복, 신형 장비 전진배치"
국회 국방위서 군사합의 효력 정지 두고 공방
신원식 국방 "효력정지는 이익 1조원·손실 1원"
"北 정찰위성 정상 작동 여부 3~4일 지켜봐야"

[이데일리 김관용·김기덕 기자] 북한이 23일 사실상 9.19 남북 군사합의 파기를 선언했다. 북한 국방성은 이날 성명을 통해 “9.19 군사합의에 구속되지 않겠다”면서 “지상·해상·공중에서 중지했던 모든 군사적 조치를 즉시 회복한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가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후 군사합의의 ‘비행금지구역’ 조항에 대한 효력을 정지시키자 아예 합의 전체를 폐기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것이다.

특히 국방성은 “군사분계선(MDL) 지역에 보다 강력한 무력과 신형군사 장비들을 전진 배치할 것”이라며 “북남 사이에 돌이킬 수 없는 충돌사태가 발생하는 경우 전적으로 ‘대한민국’ 것들이 책임지게 될 것”이라고 책임을 남측에 돌렸다. 북한이 군사합의 파기를 공식 천명함에 따라 북한의 도발과 남북 간 군사적 긴장감이 커진 상황이다.

북한 주민들이 지난 21일 밤 평안북도 철산군의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발사된 정찰위성 ‘만리경-1’호의 발사 소식을 대형 전광판으로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와 관련,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 간 공방이 벌어졌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에 대한 정당성을 피력하는 신원식 국방부 장관에게 “전쟁 불사로 많은 사람이 이해할 수 있다”며 “이런 상황 관리로 국지전, 전쟁 일촉즉발까지 갈 수 있는데 이런 상황이 초래돼 이익을 얻을 사람이 누구냐”고 지적했다. 정성호 의원도 “장관이 너무 호전적”이라고 몰아붙였다.

같은 당 설훈 의원은 “한반도 긴장이 격화하고 포격전이 일어나는 상황이 대한민국 국방에 도움이 되느냐”며 “평화가 깨지면 한국 경제는 어디로 가겠느냐. 접경 파주에 기업체들이 들어와 있다. 불안하지 않겠냐”고 비판했다. 송갑석 의원도 “남북이 서로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다’를 시전하고 있는 것 같다”며 “우리가 효력 정지를 하면 북한이 파기할 것이라는 건 예상했던 것인데, 지뢰의 마지막 안전핀이 제거되는 상황으로 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9.19 군사합의는 무능하게 맺은 굴종적인 조약인데, 북한이 먼저 합의를 깨다시피 했다”면서 “북풍 운운하고 있는데, 합의 이후 북한이 도발한 게 몇 회나 되느냐. 이런 게 다 북풍 조작을 위해 했다는 말이냐”고 강조했다. 이채익 의원도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과거의 북풍처럼 휴전선에 도발을 유도하거나 충돌을 방치하지 않을까’ 얘기했는데 가당한 이야기냐”면서 “절대 있을 수 없는 망언을 했다”고 비판했다.

이헌승 의원은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는 꼭 필요하고 잘한 결정”이라고 치켜세웠고, 우신구 의원은 나아가 “우리도 (북한처럼) 합의 파기 선언을 같이 해야 하지 않나”라고 주장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 정찰위성 발사 관련 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같은 공방에 신 장관은 “(효력 정지로) 1조원의 이익이 있다면 그로 인해 초래되는 손실은 1원”이라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되느냐, 도움이 되지 않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1원) 손실을 염두에 둘 만큼 세상은 한가하지 않기 때문에 비행금지구역 효력정지는 매우 타당하다”고 말했다.

신 장관은 ‘북한의 정찰위성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느냐’는 질의에 “한 3∼4일 정도 두고 봐야 한다”며 “위성의 재방문 주기가 1시간 30분 정도인데 며칠 동안 지상과의 통신, 위성의 모습을 포착해야 정상가동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신 장관은 로켓 및 위성체 분야에서 러시아가 북한을 지원했을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북한 정찰위성의 성능이 “러시아의 기술 지원이 예상돼 (앞으로) 비약적으로 발전하지 않을까 우려한다”고 말했다.

국가정보원 역시 북한 군사정찰위성의 우주 궤도 안착 사실을 확인하면서, 성능에 대해선 “북한이 괌 관련 사진이나 영상을 공개하지 않는 한 인공위성의 역량을 파악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밝혔다. 또 “북한의 고체 연료 기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아직 초기 개발 단계”라고 평가하면서 연내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관용 (kky1441@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