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변호사야, 네 인생 망가뜨리겠다”…자녀 수능 부정 적발 교사에 폭언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지난 16일 오전 청주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부정행위로 적발된 한 수험생의 학부모가 감독관의 학교로 찾아가 항의해 논란이 벌어졌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23일 이에 대해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수능일인 지난 16일 서울의 한 학교에서 수험생이 시험 종료 벨이 울린 후 답안지 마킹을 하려다가 감독관에게 부정행위로 적발됐다.

서울교사노동조합에 따르면 해당 감독관 외에 당일 시험장에 있던 감독관 두 명도 같은 진술을 해 이 수험생은 부정행위로 처리됐다. 다음날 해당 수험생의 학부모는 감독관이 근무하는 학교에 찾아갔다.

같은 날 감독관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변호사이며, 우리 아이 인생을 망가뜨렸으니 네 인생도 망가뜨려 주겠다’는 취지로 폭언한 것으로 전해진다.

21일에도 수험생 측의 교문 앞 피켓 시위가 이어졌다. 두려움을 느낀 감독관은 병가를 쓰고 학교에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감독관은 교권보호위원회 개최를 신청했으며, CCTV와 녹취록을 교육청에 제출한 상태다.

조 교육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감독관은 객관적인 판단을 통해 해당 학생의 부정행위를 적발했다”며 “이 판단에는 감독관 3명 모두 합의했다. 수능의 공정성을 지키는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독관의 신원을 개인적으로 확보해 협박하고 학교 앞에서 피케팅을 하는 행위는 매우 잘못된 이의 제기 방법”이라며 “명예훼손, 협박 등의 범죄행위로 보인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