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리스크’ 황의조, 아시안컵 우려 대안 찾아야
2023년 항해를 마친 클린스만호가 내년 아시안컵 준비에 들어가면서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59)이 “우리의 선수”라고 감싼 황의조(31·노리치시티)를 원점에서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불법 촬영 피의자로 신분이 바뀐 그가 실제로 기소될 경우 아시안컵 로드맵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클린스만 감독은 23일 미국 자택으로 출국했다. 협회의 한 관계자는 “올해 A매치 일정을 모두 마친 감독님이 추수감사절을 지낸 뒤 12월 12~13일 국내에서 열리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일정에 맞춰서 돌아올 계획”이라고 전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귀국과 함께 본격적인 아시안컵 준비에 들어간다. 아시안컵 본선에서 만날 상대(1월 15일 바레인·20일 요르단·25일 말레이시아)가 모두 확정됐으니 대표팀 명단만 짜면 된다.
지난 3월 부임한 클린스만 감독은 어느 정도 옥석 가리기를 마친 상태다. 최근 두 차례 소집 명단을 보면 변화를 최소한으로 줄인 채 선발 라인업조차 점점 굳어지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중국 원정을 마치고 돌아온 귀국 기자회견에서 “황의조 개인에게 ‘아시안컵에 가서도 많은 득점을 올려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으니 컨디션 유지를 잘 해라’고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최종명단(23명)에서 한 자리를 배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황의조가 무죄를 입증하지 못하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내년 1월 초까지 본선에 진출한 각국에 명단 제출을 요구했는데, 이 시기가 지난 뒤에는 부상이 아닌 이상 선수를 바꾸기 힘들다.
황의조와 과거 교제했던 여성 측은 황의조가 불법으로 영상을 촬영했다는 증거가 담긴 녹취록을 23일 공개했다. 현재 수사 중인 이 사안으로 황의조가 기소돼 아시안컵을 뛸 수 없다면 23명이 아닌 22명의 선수로 대회를 치러야 한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직전 음주운전 전력이 드러나 대표팀에서 낙마한 이상민(24·성남)과 같은 사례가 될 수 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아시아올림픽위원회(OCA)의 선처로 김태현(23·베갈타 센다이)이 대체 선수로 합류해 무사히 금메달을 따냈으나 아시안컵도 같은 결과를 기대하면 안 된다.
축구 현장에선 클린스만 감독이 황의조를 감싸면서도 대안을 찾는 영리한 해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어차피 조규성(25·미트윌란)이 주전을 꿰찬 상황에서 두 번째 옵션인 황의조의 대안을 더욱 넓은 시야에서 찾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오현규(22·셀틱) 뿐만 아니라 기존의 선수풀 밖의 선수들도 후보군이 될 수 있다.
클린스만 감독의 아시안컵 준비에선 아직 주전감을 찾지 못한 수비형 미드필더 물색도 포함되어야 한다. 박용우(30·알아인)와 이순민(29·광주) 등이 등용됐지만 합격점을 받았다고는 보기 힘들다. 클린스만 감독이 비공무원에 대한 뇌물 공여로 중국 공안 당국에 구금된 손준호(31)가 잊혀지면 안 된다는 배려 차원에서 여러 차례 언급한 것은 그 자리의 대안을 제대로 찾지 못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우승”이 목표라고 거듭 밝힌 메이저 대회를 앞두고 엔트리 하나 하나의 가치는 두 말할 필요도 없다. 변수를 지우고 필요한 새 얼굴을 찾아야 하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중요한 과제가 됐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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