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대북위기 ‘빵점’ 대처”…‘9·19합의 파기’에 뿔난 文참모들

변문우 기자 2023. 11. 23.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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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서 이룬 ‘남북 군사합의’ 제동에 “위기 증폭제 정부”
“北 도발 않도록 전향적인 외교 노력과 대화로 풀어가야”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문재인 전 대통령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에서 이뤄냈던 남북의 '9·19군사합의'가 파기 수순에 직면했다. 북한이 "합의에 따라 중지했던 모든 군사적 조치들을 즉시 회복한다"고 선언하면서다. 이에 문재인 정부 출신 인사들은 "현 정부의 대북위기 대처 능력은 빵점 수준"이라며 "한반도의 전운이 다시금 고조되고 있다"고 윤석열 정부를 직격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도발하지 않도록 전향적인 외교 노력과 대화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인 윤재관 전 대통령 비서실 국정홍보비서관은 23일 시사저널과의 통화에서 "작년부터 정부 여당에서 군사합의를 파기하라고 유도해왔다. 물론 이번엔 북한이 자초한 것도 있지만 결국 상황 관리를 잘하는 것이 정부의 능력이다. 그런데 이번 정부는 위기를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내는 자들의 모습이다. 매우 통탄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 정부의 외교역량 부족도 사태의 핵심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 임기 초부터 한반도 평화보다는 대결로 몰아가면서 우리의 외교적 수단을 모두 추락시켜버렸다"며 "북핵 문제를 설득 역할을 해온 중국과도 갈라서면서, 지금은 북한을 설득하고 압박할 수 있는 외교 채널을 전혀 가동하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다. 국가 역량도 빵점 수준"이라고 직격했다.

이런 위기일수록 북한에 전향적인 태도를 유도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윤 전 비서관은 "정부에서 외교력을 발휘해서 북한에 대한 압박과 함께 전향적인 모습을 유도할 수 있도록 외교적인 노력을 하고 대화에 틀로 묶어내려고 해야 한다"며 "위기를 증폭시켜서 더욱 대결 국면으로 가게 만들면 단기적으로는 시원해보일지 몰라도 아주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문재인 정부 출신 인사들도 "군사합의를 약화시켜서는 안 된다"고 반발했다. 문 정부 인사들로 구성된 포럼 '사의재'와 한반도평화포럼, 문 정부 청와대 출신 국회의원들은 22일 입장문을 통해 "9.19 합의는 남북 간 접경지역일대에서의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상황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실제적인 평화조치를 구체적으로 합의한 합의"인 점을 강조했다.

이들은 정부의 '1조 3항 효력정지' 조치로 한반도 전운이 고조됐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우리 군의 대북정찰 능력이 제한되었기 때문에 그 효력을 정지한다는 것인데, 우리 군의 드론과 공중 정찰자산이 휴전선 일대에서 비행정찰을 해야만 북의 군사적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가"라며 "우리 군의 정찰역량이 이 정도밖에 안 되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북측이 군사합의의 이행 중단이나 파기를 선언할 경우 우리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북한 국방성은 이날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 성명을 통해 사실상 군사합의 파기를 선언했다. 국방성은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취하였던 군사적 조치들을 철회하겠다"며 "군사분계선(MDL) 지역에 더욱 강력한 무력과 신형군사 장비들을 전진 배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방성은 이 시각부터 9·19군사합의서에도 '구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이들은 군사합의서에 대해 "이미 사문화된 빈껍데기로 된 지 오래"라며 "상대에 대한 초보적인 신의도, 내외에 공언한 확약도 서슴없이 내던지는 '대한민국' 것들과의 그 어떤 합의도 인정할 수 없으며 상종 자체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다시금 내린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대한 대응 조치로 군사합의의 1조 3항의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대한 효력 정지를 의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는 남측에 대한 감시정찰 능력 강화와 ICBM(대륙간탄도탄) 성능 향상에 그 목적이 있으며, 이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실행에 옮기는 조치"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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