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부 전산망, 시스템 전반 점검 나서라

행정안전부는 전국 시군구·읍면동 주민센터에서 민원 서류발급 서비스와 온라인 민원서비스 '정부24'를 재가동한다고 20일 밝혔다.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에 민원 서류 정상 발급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김민수기자mskim@etnews.com

정부 행정 전산망에서 장애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지난 17일 시작된 전산망 먹통사태는 해소했지만, 산발적인 장애는 계속 나타난다. 연관된 잔고장이 4차례 이상 발생했고, 23일에는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 '나라장터'가 약 1시간 동안 마비됐다.

정부는 전산망 먹통사태를 일으킨 원인이 네트워크 장비 중 하나인 'L4 스위치' 때문이라고 발표하고, 이 장비를 교체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다른 장애가 이어진다. 정부 발표처럼 단순한 장비 문제가 아닐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장비를 최신 제품으로 교체했는데도 문제가 발생했다면 처음부터 장비의 문제가 아니었거나 다른 곳에 또 다른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행정 서류 발급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만큼 신속한 수습은 중요하다. 하지만 빠른 조치에만 몰입돼선 안된다. 다른 문제 가능성을 덮어서도 안된다. 정부는 최근의 산발적 장애가 지난 17일 발생했던 전산망 장애와는 다른 문제라고 설명한다. 정부 설명이 맞다면 더 큰 문제다. 곳곳에 장애를 일으킬 소지가 있는 상황이 산재해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에서 보듯 정부 전산망이 멈추면 각종 서류발급부터 납부, 은행업무 등에 차질이 생기면서 국민에게 엄청난 피해를 준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전산망을 처음부더 다시 살펴봐야 한다. 전문가들과 함께 정부 전산망 시스템 전체를 체계적으로 점검하고, 잔고장을 일으키는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 원인을 찾아내서 문제를 해소하고, 재발을 막을 수 있는 확실한 보완대책을 세워야 한다. '세계 최고 디지털 플랫폼 정부'는 선언만으로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