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트스키 타고 밀입국 시도 중국인 인권운동가 집행유예

23일 집행유예형을 받은 취안핑씨가 지난 8월 밀입국을 위해 타고 온 제트스키./뉴스1

제트스키(수상 오토바이)를 타고 중국에서 인천으로 밀입국하려 한 30대 중국인 인권운동가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17단독 이주영 판사는 23일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취안핑(35)씨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 판사는 “피고인은 제트스키를 타고 밀입국을 시도했고, 그 과정에서 연료통 등 폐기물을 버려 환경을 훼손한 혐의도 받는다”며 “출입국 업무를 방해하는 등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했다.

이어 “피고인이 혐의를 인정하고 있고 한국에서 형사 처벌을 받은 적이 없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법정을 찾은 취안핑씨의 아버지는 판결 뒤 취재진에 “아들은 인터넷에 올린 게시물 때문에 중국에서 실형을 복역했고, 출소한 뒤에도 (중국 당국의) 괴롭힘을 받아 살기가 어려웠다”며 “(아들이) 자유와 평등을 찾아 생존하기 위해 한국에 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아들은 한국 정부에 난민 지위 인정 신청을 했고 현재로서는 난민 인정을 받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취안핑씨는 지난 8월 16일 오후 중국에서 제트스키를 타고 인천 앞바다로 밀입국하려 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당일 오전 7시쯤 중국 산둥성 일대에서 1800㏄ 제트스키를 타고 출발했고, 나침반과 망원경에 의지한 채 14시간만에 300㎞가량 떨어진 인천 앞바다에 도착했다.

인천항 크루즈터미널 인근 갯벌에 제트스키가 걸려 발이 묶인 그는 오후 9시 33분쯤 스스로 119에 신고해 해경에 체포됐다.

국제연대활동가 이대선씨는 자신의 SNS에서 “취안핑씨는 시진핑 국가주석 풍자 슬로건이 담긴 티셔츠를 입은 셀카를 트위터에 올렸다가 체포돼 실형을 선고받았다”며 “출소 이후에도 중국 당국은 감시를 이어가며 출국 금지까지 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