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최다승, 112억 FA 투수로 봐도 대성공…LG 역대 최고 외인 투수가 최장수 기록까지 세웠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6년에 걸쳐 870만 달러, 지금 환율로 112억 원 수준. LG 케이시 켈리가 2019년 LG 입단 후 내년 시즌까지 받을 연봉이다. 지난 5년간 KBO리그 최다승-최다 이닝을 기록했으니 FA 투수였다면 대성공이라는 평가가 따라와도 이상하지 않다.
LG 트윈스는 23일 오전 장수 외국인 선수 켈리와 2024년 재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켈리는 올해 180만 달러(계약금 포함 보장액 150만 달러)에서 30만 달러 삭감한 150만 달러(계약금 포함 보장액 120만 달러)에 사인했다.
어느새 LG와 다섯 번째 재계약을 맺었다. 켈리는 2019년 시즌을 앞두고 총액 100만 달러에 LG 유니폼을 입기로 했다. 이때만 하더라도 머리가 지금처럼 길지 않았다. 깔끔하게 정리된 머리에 수염을 기르고 낯선 한국 문화를 재미있게 받아들이던 30살 켈리는, 이제 긴 머리카락을 치렁치렁 흔들면서 K팝을 등장음악으로 쓰는 '잠실 예수'가 됐다.
2019년 LG에서의 첫 스프링캠프를 단 며칠 앞두고 미국 애리조나에서 아내 아리엘 켈리와 결혼식을 올렸는데 지금은 두 아이의 아버지다. 켈리 뿐만 아니라 켈리 가족에게 한국, LG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 켈리의 재계약 후 아리엘 씨는 SNS 인스타그램에 한국에서 6년째 시즌을 맞이하게 돼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번 재계약으로 켈리는 6년 합계 총액 870만 달러 투수가 됐다. 보장액만 보면 6년 700만 달러고, 여기에 인센티브가 170만 달러 붙었다. 보장액만 보면 6년 91억 원, 인센티브를 모두 가져간다고 해도 6년 112억 원 수준이다. 켈리의 성적을 보면 110억 원대 대규모 투자가 아깝게 느껴지지 않을 것 같다.
지난 5년 동안 규정이닝(720이닝)을 채운 선수는 켈리와 에릭 요키시(전 키움) 드류 루친스키(전 NC) 원태인(삼성)으로 모두 4명 밖에 없다. 켈리는 이 가운데 가장 많은 승수(68승)와 가장 많은 이닝(875⅔이닝)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3.08, 올해 부진 탓에 수치에서 손해를 봤는데 지난해까지는 2.89로 2점대 기록을 유지하고 있었다.
기준을 5년 600이닝으로 낮춰봐도 켈리는 평균자책점 4위로 KBO리그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투수였다. 퀄리티스타트는 98회로 100경기에 육박한다.
올해는 꿈에 그리던 우승까지 이뤄냈다. 시즌 중반까지 고전을 이어가 퇴출 여론과 직면하기도 했던 켈리는 가을이 가까워지면서 다시 예전의 경기력을 회복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2경기 11⅓이닝 동안 3실점 2자책점으로 kt 타선을 막아내고 1승 무패 평균자책점 1.59로 활약했다.
이 과정에서 염경엽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는 에피소드가 몇 가지 있었다. 먼저 염경엽 감독이 시즌 내내 강조하던 포크볼을 비밀무기로 준비했다. 헛스윙을 끌어낼 수 있는 구종으로 생각하고 연습경기 단계부터 실전에 쓰기 시작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정규시즌의 경기 준비 루틴을 포기하고 팀이 자신을 필요로 할 때 마운드에 오르기로 했다. 1차전 선발 등판 뒤 사흘만 쉬고 4차전에 나올 각오로 컨디션을 조절했다. LG가 3차전까지 2승 1패로 앞서면서 실현되지는 않았지만, 팀에 대한 로열티는 확실히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켈리는 이미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도 1차전과 4차전 선발투수를 맡았다. 2021년 9월에는 출산을 앞둔 아내를 혼자 미국으로 돌려보냈다. 순위 싸움이 한창인 가운데 자가격리 기간까지 한 달 가까운 시간을 허비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렇게 켈리는 지난 5년 동안 늘 팀을 먼저 생각했다.
후반기 반등과 팀을 위한 헌신은 재계약으로 이어졌다. 염경엽 감독은 한국시리즈 기간 많은 취재진이 운집한 자리에서 켈리와 재계약에 긍정적이라는 뜻을 밝혔다.
켈리는 우승으로 한국시리즈를 마친 뒤 "구단에서 나에게 한 시즌 더 같이 가자고 제안해줘서 기쁘다. 나는 매 시즌을 '마지막처럼' 생각하고 야구한다. 그래서 한국에 있는 모든 시간을, 한국에 함께 있는 가족들과 즐기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계약이 확정된 뒤에는 팬들에게 또 한번 우승을 선물하겠다고 다짐했다. 켈리는 구단을 통해 "내년 시즌 다시 우리 팬들 앞에서 뛸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기대된다. 한국시리즈에서 우리 팬들의 사랑을 다시한번 느꼈고, 내년에도 또 느끼고 싶다. 다음 시즌도 우리 팀원들과 통합우승으로 팬들께 즐거움을 줄 수 있도록 준비 잘 하겠다. LG트윈스 팬 사랑합니다"고 말했다.
구단은 "KBO 통산 68승을 달성한 켈리는 이미 검증된 선수다 . 2024시즌도 선발 한 자리를 켈리와 함께 할 수 있어 든든하다 . 지난 시즌(2023년) 후반기에 다시 본연의 모습을 찾은 만큼 2024년 시즌이 더욱 기대가 된다. 꾸준한 경기력으로 우리 팬들의 기대와 사랑에 보답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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