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무력감 끝 찾은 해답은 지구…김창완, 40년 전 초심에 얹어진 도전 '나는 지구인이다'
24일 '나는 지구인이다' 발매
[텐아시아=김세아 기자]
가수 김창완이 하나뿐인 지구에 사는 우리가 얼마나 행복한가에 대한 답을 노래했다. 환경 오염과 전쟁 문제로 무기력함까지 느낀 그가 노래하는 '나는 지구인이다'는 어떨까.
23일 오후 서울 서교동 벨레주 홍대에서 김창완의 독집앨범 '나는 지구인이다'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가수 김창완은 오는 24일 독집앨범 '나는 지구인이다'를 발매한다. 이번 앨범은 2020년 발표한 '문(門)' 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독집앨범이다.
신보 '나는 지구인이다'는 40년 전 김창완이 서른 살 되기 직전 발표한 앨범 '기타가 있는 수필'의 연장선상에 있는 앨범으로, 40년의 세월을 건너 일흔을 앞둔 그의 깊어진 통찰과 원숙함이 담겨 있다. 김창완은 '지속적인 그리움'이라는 제목을 지닌 앨범 커버 이미지까지 직접 디자인하며 이번 앨범에 애정을 더했다.
타이틀곡 '나는 지구인이다'는 그간 김창완이 해 왔던 직선적인 록이나 소박한 포크의 형태 대신 전자 음악 사운드를 바탕으로 복고풍 정서를 담은 신스팝이다.
김창완은 "하나뿐인 지구에서 한 번뿐인 우리의 삶을 찬미하는 노래"라고 설명했다.
그가 노래를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김창완은 "내가 가수 생활을 꽤 오래하지 않았나. 너무 동어 반복만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만든 말에 내가 갇혀사는 것이 아닌가 하는 반성을 했다. 그러면서 뭔가 좀 변화된 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면서 운을 뗐다.
그러면서 김창완은 "그게 무슨 방법이 있나. 간간히 곡을 발표하기도 했는데 K팝 열풍이다 해도 사실 나같은 가수들한테는 진짜 무대 빛 조명도 잘 안비춰진다. 다들 잘 아시다시피 요새 세상이 험하지 않나. 갈수록 뮤지션으로서도 무력감을 느끼고 '참 나약하구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 그러던 와중에 제목 그대로 환경 문제도 있고 전쟁의 고통 등 실시간으로 소식들이 들려오는 게 참 잔인하기까지 하더라. 그런 환경에서 무력감을 느끼니까 심지어 죄책감도 들더라"고 침통한 심정을 전했다.
그러다가 김창완은 '나는 지구인이다' 라는 생각이 들면서 '여기서 태어났지'라는 생각이 새벽에 떠올랐다고. 김창완은 "그 주제를 물고 며칠 지냈다. '맞다 지구에서 태어났었지' 하다 진짜 두 소절만 갖고 자전거를 타러 나갔다. '나는 지구인이다', '지구에서 태어났다', '지구에서 자라나고 여기서 어슬렁댄다'는 네 마디를 갖고 저희 집에서 팔당대교까지 자전거로 1시간정도 간다. 내내 그것만 흥얼거리면서 갔다. 후렴구는 저절로 나오게 되더라. 그래서 이걸 키보드리스트한테 보냈더니 테크노 팝처럼 만들어주더라. 2-3주 걸렸을 거다. 툭 날라온 노래가 이 노래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노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동기가 어떻게 됐던 간에 우리가 지구인으로서 어슬렁거리는 지구가 얼마나 소중하고 거기를 걷는 우리는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가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데뷔 47년차, 김창완과 함께 나이 들어간 일명 올드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그는 "나이든 팬들에게 할 이야기는 없다. 왜 이렇게 젊은이들이 좋은지 모르겠다"면서 농담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만해도 어릴 때 부터 자유를 외치며 커왔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얼마나 갇혀있는 사람인가에 대해서는 내 스스로가 잘 안다. 얼마나 고집스럽고 얼마나 폐쇄적인지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내가 잘 안다. 그런 것에 비해서 요새 젊은 세대들은 나와 비교하면 굉장히 양심적이고 타인을 배려할 줄도 알고 시야도 더 넓고 컴퓨터도 잘 만지고 하지 않나. 젊은 세대가 참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젊은이들을 위해서라면, 미래 세대를 위해서라면 과감히 버려도 되는 것은 너무 많다. 어른들이 소통이 잘 안되고 서로를 몰라서 그렇지 어른들도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젊은이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서로를 대척점에 놓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젊은이들을 그렇게 보지 않듯이 젊은이들도 세계를 보는 눈을 넓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크라잉넛과 합동 공연도 펼친다. 김창완은 "젊은이들과 함께 그런 자리를 만들고 싶었다. 작은 물꼬를 트인다면 내년에는 큰 자리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하는 바다. 젊은이들에게 한발 다가가고 싶다"고 소망을 전했다.
이번 신곡은 40년 전 발매한 '기타가 있는 수필'의 연장선상에 있다. 40년 전과 비교했을 때 그에게 달라진 점도 많을 것. 그는 "40년 전에는 굉장히 용감했다. 감히 고등어를 가사로 넣는다던지 클래식의 '클'도 모르는 상태에서 과감하게 그런 연주를 해본다던지. 지금은 늘 초조하다. 용감한 게 참 없어졌다"고 말했다.
그런 그에게 여전히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고. 김창완은 "요새는 사실 안 그래도 되는데 음악이라는 것은 사라지는 것 아닌가. 나는 음악이 사라져서 참 좋다. 부른 노래들이 다 없어지지 않았나. 이것처럼 아름답고 명징한 아름다움이 없는 것 같다. 음악이 왜 좋냐고 물으면 요새는 주저없이 사라져서 좋다고 답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라짐을 담으려고 여러번 더빙하고 하면 사라지는 순간들이 자꾸 벽돌처럼 박힌다. 그게 귀로 들린다. 요즘에 그렇게해서 만들어진 음악들이 너무 많다. 서걱거리는 노래들이 참 많다. 그게 싫어서 어색하고 틀린 부분도 있지만 사라지는 소리가 음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오래할 생각을 안 한다"고 소신을 전했다.
앨범은 13곡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타이틀곡 외에 12곡은 김창완이 연주하는 기타와 그의 목소리로 전개되는 어쿠스틱한 곡들로 이루어져 있다.
한편 김창완의 독집앨범 '나는 지구인이다'는 24일 스트리밍 서비스가 시작되며 김창완밴드는 12월 13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크라잉넛과 합동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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