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평화롭던 어촌마을 발칵... 21억 들고 튄 60대 계주 징역 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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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시에서 21억 원의 곗돈을 들고 베트남으로 도주했다가 붙잡혀 재판에 넘겨진 60대 계주가 징역 7년을 선고 받았다.
대구지법 경주지원 형사2단독 최승준 부장판사는 낙찰계를 운영하면서 47명으로부터 21억 원가량을 가로챈 혐의(사기)를 받는 계주 김모(64)씨에게 이같이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법정에 선 김씨는 21억 원이 넘는 곗돈을 돌려막기하며 계원들의 돈을 빼돌린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범행 동기는 물론 돈의 사용처 등에는 끝까지 입을 다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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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동기·사용처 끝까지 침묵
피해자 47명… 피해회복 안 돼
경북 경주시에서 21억 원의 곗돈을 들고 베트남으로 도주했다가 붙잡혀 재판에 넘겨진 60대 계주가 징역 7년을 선고 받았다.
대구지법 경주지원 형사2단독 최승준 부장판사는 낙찰계를 운영하면서 47명으로부터 21억 원가량을 가로챈 혐의(사기)를 받는 계주 김모(64)씨에게 이같이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또 피해자들에게 편취한 수 천만 원에서 수억 원의 돈을 각각 지급하도록 배상 명령했다. 앞서 검찰은 김씨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경주시 감포읍 한 어촌마을에 살던 김씨는 동네 주민, 초등학교 동기 등을 상대로 20년 넘게 낙찰계를 운영했다. 낙찰계는 자신이 가장 낮은 금액을 받겠다고 써 내거나 가장 높은 이자를 주겠다고 써 낸 계원부터 곗돈을 먼저 타는 방식이다. 계 하나에 마을 주민 10여 명이 가입해 다달이 100만~200만 원을 붓고 순번대로 2,000만~3,000만 원의 목돈을 타가곤 했다.
김씨는 어촌마을 한 곳에서 수십 년을 살아 계원들과 형제처럼 서로를 잘 알고 있었다. 더구나 20여년 간 수십 개의 낙찰계를 운영해오면서 한 번도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어 신뢰를 받았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확산되던 2021년 말부터 차례가 된 계원에게 차일피일 지급 약속을 미뤘고, “곗돈을 당장 빌려주면 고금리 이자를 얹어 주겠다”며 다시 빌려갔다.
올 초부터 김씨는 계원들의 전화를 잘 받지 않았다. 급기야 4월에는 휴대폰을 끄고 잠적했다. 불안한 계원들은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으나, 김씨는 이미 아들이 살고 있는 베트남으로 도주한 상황이었다.
경찰이 김씨의 여권을 무효화하고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적색수배 등의 조치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자, 뒤늦게 귀국했고 곧바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경찰 수사 결과, 김씨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계모임을 열지 못해 서로 얼굴을 보기 어려운 상황을 알고 계원들을 속여 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마지막에 가장 높은 이자를 받는 낙찰계 방식을 악용해 계원들에게 하나같이 차례가 맨 마지막이라고 하고 시간을 끈 것으로 파악됐다.
법정에 선 김씨는 21억 원이 넘는 곗돈을 돌려막기하며 계원들의 돈을 빼돌린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범행 동기는 물론 돈의 사용처 등에는 끝까지 입을 다물었다. 때문에 김씨에게 수 천만 원에서 많게는 4억 원의 돈을 맡겼다가 떼인 피해자들은 징역형이 선고되는 걸 지켜보며 울분을 토했다.
최승준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오랜 시간 한 마을에 살며 알고 지낸 지인들을 기망했고, 계금을 변제하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돌려막기로 계속해 돈을 챙긴 데다 피해 회복의 조치도 안 해 피해자들이 엄벌을 요구하고 있다”며 “다만 피고인이 초범이고 잘못을 뉘우치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경주= 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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