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전엔 나도 용감했는데” 김창완, 젊은 세대를 향한 애정 [종합]

이민지 2023. 11. 23.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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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글 이민지 기자/사진 표명중 기자]

김창완이 따뜻한 시선을 담은 앨범으로 돌아왔다.

김창환 독집앨범 '나는 지구인이다' 발매 기념 간담회가 11월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 벨로주 홍대에서 진행됐다.

김창환은 24일 '나는 지구인이다'블 발매한다. 2020년 발표한 '문(門)' 이후 3년마에 선보이는 독집앨범이다. 타이틀곡 '나는 지구인이다'는 그간 김창완이 해 왔던 직선적인 록이나 소박한 포크 형태 대산 전자 음악 사운드를 바탕으로 복고풍 정서를 담은 신스팝이다.

앨범은 13곡으로 구성돼 있으며 타이틀곡 외 12곡은 김창완이 연주하는 기타와 그의 목소리로 전개되는 어쿠스틱한 곡들로 이뤄져 있다.

김창완은 타이틀곡 '나는 지구인이다' 작곡 계기를 공개했다. 그는 "가수 생활을 이제 꽤 오래 했는데 너무 동어 반복하는 것 아닌가, 내가 만든 말에 내가 갇혀사는 것 아닌가 하는 반성을 했다. 그러면서 뭔가 좀 변화된 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그간의 고민을 이야기 했다.

김창완은 "간간히 곡을 발표도 했는데 요즘 K팝 열풍이다 해도 우리 같은 가수들에게는 희미한 무대 밑 조명도 잘 안 비춰진다"며 "알다시피 요새 세상이 험한데 갈수록 뮤지션으로서 무력감을 느끼고 참 나약하구나 그런 생각을 많이 한다. 환경 문제도 있고 전쟁도 있고, 실시간으로 소식이 오는게 잔인하기까지 하더라. 그런 환경에서 무력감을 느끼니까 심지어 죄책감도 들고 형편없는거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러다가 문득 '나는 지구인이다'하는데 '아 여기서 태어났지' 하는 생각이 떠오르더라. 그래서 그 주제를 물고 며칠 지냈다. '지구에서 태어났다. 맞다 맞다' 하다 두 소절만 가지고 자전거를 타고 나갔다. '나는 지구인이다. 지구에서 태어났다. 지구에서 자라나고 여기서 어슬렁댄다'는 걸 가지고 자전거로 서초동에서 팔당댐까지 흥얼거리면서 갔다. 그걸 김창완밴드가 연주해야지 하고 키보디스트에게 보냈는데 이렇게 만들어 보냈더라. 공연장에서 불러봤는데 좋아라하시더라. 그렇게 만들어졌다. 동기야 어찌됐던 우리가 지구인으로서 이 지구가 얼마나 소중하고 거기를 걷는 우리는 얼마나 행복한 사람들입니까 그걸 전하고 싶다"고 소개했다.

가수 뿐 아니라 배우로, 라디오 DJ 다방면에서 활약 중인 김창완은 "맨날 하는 일, 하루하루가 거의 똑같다. 그래서 그런지 수십년 해 온 노래 또 하네' 나도 그렇게 느끼는데 들으시는 분들이 오죽하시겠냐. 4,50년 된 노래를..나도 물리는 노래를 안 물려하시는 분들이 고맙다. 매일매일 나도 어제의 내가 아니길 바란다. 마음만 그렇지 구태를 벗어던진다는게 쉬운 일이 아니다. '나는 지구인이다'를 만들 때만해도 내가 뭘 더 내려놔야 노래가 나올까 생각했다. 뭘 더하려고 한게 아니고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욕심이나 도그마로부터 벗어나야지. 그게 내가 간절하게 바라는거다"고 말했다.

이어 "아침 방송을 애정을 가지고 하고 있다. 6시에 일어나서 준비하고 7시쯤 집을 나가서 8시 언저리에 방송국에 도착하면 오프닝을 쓰고 하다보면 금방 9시다. 11시에 끝나거나 녹음 있으면 12시다. 이튿날은 또 금방 온다. 예전처럼 술을 많이 안 마시는데도 시간이 별로 없다"고 일상을 공유하며 "그 지겹도록 똑같은 일상이 나에게는 큰 기둥이다. 아마 내 일상을 지켜주는 그것이 내 힘이라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는 '아침창' 스태프나 청취자들이 굉장히 고맙다. 요즘 공연을 많이 하는 편인데 오시는 팬들을 보면 예전에는 못 가졌던 감정이 든다. 이 분들이 진짜 날 키워주셨나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김창완은 또 "오늘 처음 공개방송에서 '나는 지구인이다'를 불렀다. 우울한 이야기를 하기 그렇고 해서 행복하게 지구인으로 살아가자고 만들었다고 이야기 했다. 그런데 리뷰에 '왜 이렇게 노래가 슬퍼요?' 하는거다. 세상에. 사실 이 노래를 눈물 흘리면서 불렀다. 슬퍼서라기 보다는 지구인으로 살아간다는게 벅차기도 하고. 그리고 일상이라는 것에 대해 이야기 나누곤 하는데 너무나 일상이 되어버린 일상이 뒤집어보면 기적같은 나날들 아니겠냐. 그런 것에 대해 마음이 깨어난다고 해야할까. 이 노래에 익숙해졌지만 하다보면 저절로 먹먹해지기도 한다. 기쁨의 벅참 아닌가 생각한다.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요즘 일상적으로 하는 말 중 하나가 '자연보호' 아니냐. 빨대 하나까지도 신경이 곤두서는 단어가 되어버렸다. 얼마나 우리가 세상을 각박하게 만든거냐. 그런 반성도 있다"고 노래의 의미를 설명하기도 했다.

특히 김창완은 젊은 세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시간'을 들으셔서 아시겠지만 난 나이 든 사람한테 할 이야기 없다"며 웃었다. 이어 "노욕인지 몰라도 왜 이렇게 젊은이가 좋은지 모른다. 나만해도 자유, 자유하면서 커왔는데 내가 얼마나 갇혀있는 사람인지 내 스스로가 안다. 얼마나 고집스럽고 얼마나 폐쇄적인지에 대해 누구보다 내가 잘 안다. 거기에 비해 요즘 젊은 세대들은 굉장히 양심적이고 타인을 배려할 줄 알고 시야도 더 넓고 컴퓨터도 잘 만진다. 그 젊은 세대가 정말로 고맙다. '당신들은 너무나도 소중하고 앞으로 미래가 열려있습니다' 이런 걸로 앞선 세대의 얄팍한 경험에 비춰 감히 조언하려 들지 않고 진짜 있는 그대로 헷갈리는 나를 용서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선대들이 쌓아놓은게 너무 많다. 베토벤 '월광'도 연주하면서 처음엔 그런 세계에 내가 접근해갈 수 있을까 했는데 계속 하다보니 세계가 조금 보인다. 위대한 사람들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모든 위대함을 다 묻어도 된다. 젊은이들을 위해서는, 앞으로 미래 세대를 위해서라면 과감히 버려도 되는게 너무 많다. 어른들이 소통이 잘 안 되고 서로 몰라서 그렇지 어른들도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걸 젊은이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어른들을 대척점에 놓을게 아니고 젊은이들도 어른들을 보는 시각을 넓힐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김창완은 "40년 전에는 굉장히 용감했던 것 같다. 감히 고등어를 가사로 넣는다던지 클래식의 크자도 모르는 상태에서 과감하게 그런 연주를 해본다던지. 나도 무슨 정신으로 했는지 모른다. 그만큼 용감했다. 지금은 '월광'을 조금 안다 할 만큼 여러가지로 익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늘 초조하고 용감한게 좀 없어진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어 "하나 변하지 않은건 83년에 수필집을 만들 때 7시간만에 마스터를 끝냈다. 3시간 반 동안 노래하고 반주하고 3시간 반 동안 오버 더빙해서 마스터 테이프를 가지고 나왔다. 그게 바로 판이 됐다. 이번 앨범도 5시간 만에 내 작업은 다 끝냈다. 그땐 투트랙으로 녹음하고 틀리면 처음부터 다시해야 했어서 그렇게 하면 돈도 많이 드니까 웬만해선 안 틀려야지 하는 심정으로 하다보니 그렇게 됐다. 요새는 안 그래도 된다. 그런데 음악이라는게 사라지는거다. 난 음악이 사라져서 너무 좋다. 아까 부른 노래 다 없어졌다. 이것처럼 명징한 아름다움이 없는 것 같다. 그런데 그 사라짐을 담으려고 여러번 오버 더빙하면 사라지는 순간 같은 것들이 자꾸 벽돌처럼 박힌다. 그래서 귀에서 서걱거리는 노래가 많다. 그게 싫어서. 물론 어색하고 틀린 부분도 있다. 그런데 그 사라지는 소리가 음악이라 생각해서 오래 할 생각을 안 한다"고 밝혔다.

김창완은 김창완밴드로 12월 13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크라잉넛과의 합동 공연을 펼친다.

김창완은 "그런 자리를 통해 의미가 생겼으면 하는게 내 바람이다. 4,5년 됐다. 장기하와 얼굴들, 크라잉넛, 김창완밴드가 투어를 했다. 이번에 급히 자리를 마련하게 돼 두 팀만 하게 됐다. 이번에 펜타포트 페스티벌을 하면서 관객이 물갈이가 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젊은이들과 좀 더 넓은 자리에서 더 많은 뮤지션들과 함께 하는 자리를 만들고 싶었다. 올해 작은 물고라도 트이면 내년에는 더 큰 자리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젊은이들에게 한발 더 다가가고 싶다"고 말했다.

뉴스엔 이민지 oing@ / 표명중 acep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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