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우침 얻은 김창완의 외침…'나는 지구인이다'
신곡 3곡에 재해석 트랙 10곡 더해
12월엔 밴드 크라잉넛과 합동 공연
새 앨범 ‘나는 지구인이다’로 돌아온 가수 겸 배우 김창완이 신보 작업기를 돌아보며 꺼낸 말이다. ‘나는 지구인이다’는 김창완이 2020년 10월 ‘문’(門)을 낸 이후 3년여 만에 선보이는 정식 신보다.
김창완은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벨로주 홍대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가수 생활을 꽤 오래 했는데 어느 순간 너무 동어반복만 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내가 만든 말에 내가 갇혀 사는 거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하게 되었던 것”이라면서 “뭔가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새 앨범을 작업했다”고 말했다.
앨범은 신곡 3곡과 기존 발표곡을 재해석한 10곡을 한 데 엮어 총 13개의 트랙으로 구성했다. 타이틀곡으로 내세운 곡인 앨범과 동명인 ‘나는 지구인이다’. ‘김창완 음악’ 하면 떠오르는 직선적인 록이나 소박한 포크 스타일 음악이 아닌 전자 음악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신스팝 트랙이다. 업템포 일렉트로닉 비트에 은은한 여운을 주는 김창완의 목소리가 더해졌다.
‘나는 지구인이다 / 지구에서 태어났다 / 지구에서 자라나고 / 여기서 어슬렁댄다 / 라라 라라라~~ 라라 라라라~~ ♪’
김창완은 직관적인 노랫말이 돋보이는 곡인 ‘나는 지구인이다’를 ‘하나뿐인 지구에서 한 번뿐인 우리의 삶을 찬미하는 노래’라고 소개했다. 그는 “요즘 K팝 열풍이라고 하는데 저희 같은 가수들한테는 희미한 조명도 잘 안 들어오는 게 사실이다. 그런 데다가 다들 잘 아시다시피 세상이 환경 문제와 전쟁으로 험하기도 해도 뮤지션으로서도 무력감을 느끼며 지냈다”고 고백했다.
무기력한 나날을 보내던 그의 머리와 가슴을 울린 건 ‘아, 그래도 내가 여기(지구)에서 태어났지’라는 생각이었다. 김창완은 “그 주제를 물고 며칠을 지내면서 두 소절이 떠올랐다”며 “그 상태에서 자전거를 타고 나가 내달리며 노래를 흥얼거리며 곡을 발전시켜나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김창완 밴드가 연주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밴드의 키보디스트인 이상훈씨에게 곡의 후반 작업을 맡겼는데, 마치 테크노 팝과 같은 지금의 스타일로 만들어 피드백을 줬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곡으로 지구가 얼마나 소중하고, 그 안에서 거니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김창완은 1977년부터 1997년까지 20년 동안 밴드 산울림을 이끌며 ‘아니 벌써’, ‘개구장이’, ‘청춘’, ‘너의 의미’ 등 다수의 히트곡을 냈다. 사이키델릭, 개러지 록, 하드 록, 팝, 포크와 블루스, 발라드 등 다채로운 색깔의 음악을 선보이며 가요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꾸준히 신곡을 선보이는 현재진행형 뮤지션이다. 2008년부터 자신의 이름을 내건 김창완 밴드로 음악 활동을 펼치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에는 산울림의 데뷔 45주년을 기념해 ‘산울림 리마스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새 앨범 전곡 음원 발매일은 24일이다. 나머지 수록곡들 중에서는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를 기타 연주곡으로 편곡한 ‘월광’과 동요풍 멜로디와 노랫말이 특징인 ‘이쁜 게 좋아요’가 이번 앨범으로 처음 선보이는 곡들이다. 김창완이 앨범 커버를 직접 디자인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김창완은 추후 통신 기술인 NFC(Near Field Communication)를 활용한 카드 앨범과 피지컬 음반(CD), LP 등 다양한 형태로 음악을 들려줄 예정이다. 12월 13일에는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밴드 크라잉넛과 함께하는 합동 공연을 펼친다.
간담회 말미에 그는 “나이가 들어서인지 젊은이가 좋다. 자 자신 안에 용감한 마음이 없어져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고 웃어 보이면서 “앞으로 꾸준히 음악과 공연 활동을 통해 젊은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식 (ssi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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