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게 어느 때보다 잔혹하고 처절할 슈퍼매치가 다가온다
어떻게든 최하위만큼은 벗어나야 하는데, 하필 상대가 ‘숙명의 라이벌’이다. 강등과 생존, 극과 극의 운명 앞에 서 있는 수원 삼성이 역대 가장 잔혹하고 처절할 수 있는 슈퍼매치에 나선다.
수원은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C서울과 하나원큐 K리그1 2023 파이널A 37라운드 경기를 갖는다. 이번 시즌 수원의 운명이 결정날 수 있는 중요한 경기다.
수원은 현재 승점 29점으로 11위 강원FC(승점 30점)에 1점 뒤진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10위 수원FC(승점 32점)와는 3점차다.
수원이 이번 슈퍼매치에서 패하고 같은날 열리는 강원-수원FC전에서 강원이 승리하면 사실상 수원의 강등이 확실시된다. 이 경우 강원이 10위로 올라가고 수원FC가 11위로 떨어지는데, 최종전에서 강원을 상대하는 수원이 이기고 제주 유나이티드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수원FC가 패하면 수원과 수원FC의 승점이 같아진다. 하지만 수원FC(43골)가 다득점에서 수원(34골)을 크게 앞서고 있어 최하위 성적표를 받아들 가능성이 매우 크다. 즉, 이번 슈퍼매치에서 수원에겐 승리 말고는 답이 없다는 얘기다.
만약 수원이 강등된다면, 이는 프로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큰 사건으로 평가된다. ‘굴욕’ 이란 단어로도 미처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1995년 창단 후 수많은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최고 인기 구단으로 떠오른 수원은 최근 몇 년 동안은 모기업의 줄어든 투자, 주축 선수들의 해외 진출 등 여러 이유들이 겹치며 성적이 뚝 떨어졌다. 하지만 이번 시즌처럼 시즌이 끝날 무렵까지 강등을 걱정해야 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나마 다행인 부분은 직전 경기였던 수원FC와 수원 더비에서 전반 14분 만에 카즈키가 퇴장당하는 악재 속에서도 3-2 역전승을 거두고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이번 시즌 3번의 슈퍼매치를 모두 패한 수원이 강등이라는 절대적 위기 앞에서 다시 한 번 강한 동기부여로 정신무장을 단단히 할 수 있다.
수원에 비하면 7위(승점 54점)에 올라있는 서울은 잔류도 확정했고, 우승을 노릴 수 있는 대회도 없어 상대적으로 동기부여 측면에서 수원보다는 약하다. 하지만 이번 시즌 내내 K리그 최고의 응원을 보내준 팬들을 위해서라도 물러설 수는 없다.
서울은 앞선 18번의 홈경기에서 39만4022명의 관중이 찾아 평균 관중 2만1890명을 기록 중이다. 이번 슈퍼매치는 서울의 시즌 마지막 홈경기인데, 지난 2일 티켓 예매 오픈 후 지금까지 3만장 이상이 팔려나가 K리그 역대 최초 단일 시즌 40만 관중 기록을 사실상 달성했다. 또 2008년 프로야구 롯데가 달성한 한국 4대 프로스포츠 단일 시즌 최다 평균 관중 기록(2만1901명)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오랜기간 경쟁하면서 미운 정 고운 정 다 생긴 라이벌일지라도, 뜨거운 홈팬들의 응원 앞에서 서울이 호락호락 물러설 리는 없다. 수원에겐 그야말로 사생결단의 한판 승부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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