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설계 올림픽 ‘ISSCC 2024’서도 中 굴기… 美 제치고 2년째 최다 논문 채택 국가
韓, 49편으로 미국에 이어 3위
삼성·SK하이닉스 업계 최초 GDDR7 발표
“작년 629건이었던 논문 제출이 올해 873건으로 40% 가까이 늘었습니다. 중국에서 반도체 연구가 활성화되면서 제출 건수가 대폭 늘었고, 중국은 2년 연속으로 미국을 제치고 논문 채택 1위 국가가 됐습니다.”
국제고체회로학회(ISSCC) 학회 아시아 지역 부의장을 맡고 있는 최재혁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2024 ISSCC 서울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이같이 말했다. 중국은 총 69편의 논문을 채택시켰는데, 11개 대학이 2편 이상의 논문을 등재시켰다. 중국 내 반도체 회로 설계 연구 저변이 확대된 영향이다.
ISSCC는 23일 경기 성남 판교 경기스타트업캠퍼스에서 ISSCC 서울 프레스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반도체 설계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제71회 ISSCC는 내년 2월 18일부터 22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ISSCC에서는 구글과 테슬라, 엔비디아, AMD 등에서 활약하는 3000여명의 학자들과 연구원들이 참여해 연구 성과와 정보를 교환하고 미래의 반도체 산업과 기술을 논의한다.
이날 행사에서는 제71회 ISSCC 행사를 앞두고 최신 반도체 기술 동향을 소개했다. 행사에는 최재혁 서울대 교수와 이정협 DGIST 교수, 박준석 삼성전자 수석, 이종우 삼성전자 상무, 김동균 SK하이닉스 펠로우, 김지훈 이화여대 교수, 류수정 사피온 코리아 대표 등이 참석해 발표를 진행했다.
중국은 전 분과에서 고르게 논문을 채택시켰다. 중국은 PM(전력관리) 분과에서만 15편을 채택시켰고, MEM(메모리) 분과에서도 7편의 논문을 채택시켰다. 메모리 분과 논문 중에서는 5편이 메모리 반도체에 인공지능(AI) 연산 기능을 탑재하는 컴퓨팅인메모리(CIM) 관련이었다. 최 교수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학계에서도 주목받고 있다”며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중국 논문이 양적으로만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질적으로 향상됐음을 인정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49편의 논문을 채택시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우며 중국과 미국에 이어 논문 채택 수 3위에 올랐다. 국내 기관 중에서는 삼성전자가 14편을 채택시키며 세계 기업 순위 1위에 등극했다. 카이스트에서 제출한 논문도 12편 채택돼, 마카오 대학과 함께 논문 채택 수에서 전체 대학 순위 1위에 올랐다.
ISSCC 내 분과 중 가장 많은 논문이 제출된 분야는 메모리 분과였다. 총 100편의 논문이 제출됐고, 28편의 논문이 채택됐다. 지난해에는 메모리 분과 논문 채택 수에서 중국에 1위를 내줬지만, 올해는 9편의 논문이 우리나라에서 채택되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메모리 분과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동시에 업계 최초로 그래픽카드 메모리 GDDR7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280단 1TB(테라바이트) 3D NAND와 32Gb(기가비트) DDR5를 발표한다. SK하이닉스는 48GB(기가바이트) HBM3E(고댁역폭메모리)와 10.5Gbps(기가비피에스) LPDDR5X를 공개한다.
디지털 아키텍쳐 분과에서는 AMD, 미디어텍 등에서 발표한 논문이 채택됐다. AMD에서는 5㎚(㎚·10억분의 1m) 공정을 사용한 ‘Zen4c’ 아키텍처를 발표할 예정이다. 미디어텍에서는 4㎚ 공정 기반의 5G 모바일 SoC(System-on-Chip)를 공개한다. 김지훈 이화여대 전자전기공학과 교수는 “디지털 아키텍쳐는 오랜 기간 산업계에서 주도하고 있는 분야다”며 “고성능 범용 프로세서와 모바일용 프로세서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는 미국과 대만 기업에서 5편의 논문이 채택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내년 ISSCC에서는 머신러닝 분과가 폐지됐다. 최 교수는 “머신러닝 분과는 기술이 보편화되며 사라지게 됐다”며 “보안에 대한 중요성과 학계의 관심이 높아지며 시큐리티 분과가 신설됐다”고 설명했다. 시큐리티 분과에서는 삼성전자와 포스텍이 각각 1편의 논문을 채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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