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팍 담장’ 높이 안 올린다…불펜 높이 쌓기 ‘올인중’
마운드 높이 쌓기로 라팍 ‘홈런 마진’ 변화 기대
프로야구 삼성이 오프시즌에 돌입하자마자 불펜 높이를 쌓는 데 모든 힘을 쏟고 있다.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마무리 김재윤을 영입해 뒷문을 강화한 데 이어 지난 22일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도 불펜투수 쇼핑에 속도를 냈다.
삼성은 올해는 1군에서 특별한 역할이 없던 LG 좌완 최성훈과 키움 사이드암 양현을 내년 시즌 불펜 옵션에 추가했다. 삼성은 올해 정규시즌 불펜 평균자책이 5.16으로 전체 최하위 지표를 남겼다. 10개 구단 유일의 불펜 평균자책 5점대 팀으로 기록됐다. 이래저래 불펜 보강의 필요성이 크다.
투수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삼성은 그간 내년 시즌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라팍)의 외야 담장 높이를 올리는 것을 여러 각도에서 검토했으나 여러 문제점이 발생할 것을 고려해 현재 구조를 유지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라팍은 리모델링으로 외야 담장까지 거리를 늘릴 수 없는 구조다. 이에 기존 3.6m인 펜스 높이를 올리는 방안을 찾았으나 이 경우, 외야 스탠드 몇천 석이 시야 확보에 어려움이 생기는 것으로 진단됐다. 관중 편의를 고려해서도 밀어붙이지 못한 이유다.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는 좌우 펜스 99.5m에 중앙 펜스 122.5m로 짧지 않지만, 좌우중간이 옥타곤 모양의 직선으로 이어져 있다. 이에 좌우중간 펜스 거리가 107m에 불과하다. 라팍은 파크팩터에서도 KBO리그 홈런 친화형 구장 1순위로 꼽힌다.
홈구장 홈런 득실에서 ‘마진’을 남겼다면 고민할 일이 아닐 수 있지만, 누적 지표는 기대와는 다르게 나타났다. 삼성은 2016년 개장 이후 누적 기록에서도 라팍에서 홈런 566개를 때리면서 홈런 685개를 허용했다. 올해 또한 라팍에서 홈런 53개를 쳐내며 63개를 내주며 손해를 봤다. 이중 삼성 불펜진이 라팍에서 허용한 홈런은 36개로 절반을 훌쩍 넘었다.
삼성은 외야 담장 대신 불펜 높이를 쌓아 올려 피홈런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반대로 타선에서는 ‘라팍 홈런’을 늘리는 길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2차 드래프트에서 베테랑 사이드암 불펜 카드인 우규민을 KT에 빼앗겼지만, 기존 마무리 오승환 카드가 살아있는 가운데 마무리 이력이 다져진 김재윤을 가세시키고, 좌완 스페셜리스트 최성훈, 또 다른 사이드암 카드 양현 영입 등으로 구성의 완성도를 높여놨다.
이종열 신임 삼성 단장은 오프시즌 이전부터 준비한 전략을 순조롭게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제 현장의 박진만 감독과 상의를 하면서 향후 방향성도 잡아갈 것으로 관측된다.
내년 시즌 삼성 야구의 성패를 가를 핵심 지표는 라팍에서의 홈런 득실로도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어느 팀이든 장기레이스에서 투수는 다다익선이다. 삼성은 불펜 높이를 서둘러 쌓고 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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