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욱 옹호하는 친명 원외·강성 당원들···당내선 “친명주의자도 경고해야”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암컷이 나와 설친다” 발언으로 6개월 당원 자격 정지 처분을 받자 친이재명(친명)계 원외 인사들과 강성 지지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가 대리 사과하고 신속히 징계 조치를 취하며 진화에 나섰으나 강성 당원들이 오히려 논란을 키우고 있는 모양새다. 이 때문에 당내에선 강성 팬덤, 강성 유튜버와의 결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문제 발언을 한 최 전 의원은 지난 2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It’s Democracy, stupid!(이건 민주주의야, 멍청아)”라는 글을 올린 뒤 이틀째 침묵하고 있다. 대신 친명계 원외 인사들은 지난 22일 유튜브 ‘박시영TV’에 나와 일제히 최 전 의원을 옹호했다. 지난 19일 민형배 민주당 의원 북콘서트에서 문제의 발언을 들었던 강위원 ‘더민주전국혁신회의’ 공동대표는 “현장에 있던 대부분 사람들은 전혀 문제의식을 못 느꼈다”고 주장했다.
박시영 ‘주식회사 박시영’ 대표는 “여성 비하가 아니라 김건희씨에 대해 말한 건데 그 말을 왜 못하나”라며 “‘김건희가 국정을 좌지우지하고 실세다’ 이런 이야기를 많은 국민들이 의심을 갖고 쳐다보고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지도부가 당 내부 잡음이 커질까봐 서둘러서 징계한 건데 잘못했다고 본다”고 했다.
남영희 인천 동구·미추홀구 지역위원장도 “(김건희 여사가) 대선 때 학력 위조 사과하면서 내조하겠다고 했는데 거짓말이지 않나. 얼마나 많은 행보를 하고 있나”라며 “잘못된 걸 지적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가 문제인데 그걸 빗대서 <동물농장>에 나온 상황을 설명하는 게 무엇이 그리 잘못됐단 말인가”라고 성토했다.
남 위원장은 “어떻게 조중동(조선·중앙·동아일보) 프레임에 갇혀서 민주당은 스스로 세게 자기검열하게 만드는지. 앞으로 총선을 앞두고 많은 도전자들이 이 사건 이후로 계속 자기검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여성 폄하라고 하는데 그 안에는 남성 폄하도 있다”며 “이전에 대통령이 국회의원을 두고 무슨 새끼라고 욕했는데 사과도 못 받아내지 않았나. 가짜뉴스인 양 언론사가 탄압받고 있는데 민주당이 사과를 해야겠나”라고 했다.
남 위원장은 송영길 전 대표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가리켜 ‘어린 놈’이라고 발언한 것도 옹호했다. 남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한테 ‘잡범’ 운운하는 장관한테 그런 말도 못하나”라며 “왜 민주 진영에선 착한 척 행동해야 하는 것인가. 부자 몸 조심하다가 망한다”고 했다.
양문석 전 통영·고성 지역위원장은 23일 SNS에 “‘설치는 암컷’이든 ‘날뛰는 수컷’이든 이 표현의 맥락을 봐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표현의 맥락은 대통령 부인 김건희를 지목한 비유였다”고 최 전 의원을 두둔했다. 양 전 위원장은 “그렇다면 이것이 여성 일반을 지칭하며 여성 비하로 읽어야 하는 보통 명사인가. 특정 한 명을 지목하는 정치적 비유로 읽어야 하는 고유명사인가”라고 했다.
양 전 위원장은 지난 7월 전해철 민주당 의원을 겨냥해 “수박의 뿌리요, 줄기요, 수박 그 자체인 전해철과 싸우러 간다”고 SNS에 올렸다가 당 윤리심판원에 회부됐다.
강성 당원들은 온라인 플랫폼 ‘블루웨이브’에 비이재명계 의원들도 징계하라는 맞불성 게시글을 잇따라 올리고 있다. 이들은 “최강욱 번개같이 징계하듯이 이원욱, 김종민, 윤영찬, 조응천, 이상민도 징계하라” “도대체 해당 행위 기준이 뭔가” 등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대표 네이버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에도 “김남국, 최강욱은 징계하고 이원욱, 김종민, 이상민 등 당원과 지지자들을 조롱하고 멸시한 저들은 왜 처벌 안 하나” “민주당은 너무 착한 병에 걸린 것 같다” 등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민주당 안팎에서는 강성 팬덤과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이원욱 의원은 이날 SNS에 “이 대표는 민주당의 막말과 국민 비하 위기를 넘어서기 위해 진정성이 필요하다”며 “진정성을 보여줄 첫 수순은 개딸 강성 팬덤, 강성 유튜버와의 결별”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최 전 의원 성희롱 사건, 양문석 위원장 등 징계를 미루며 당의 윤리의식이 무뎌지도록 하고 있는 윤리심판원을 전면적으로 교체해야 한다”며 “당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가면서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강성 친명주의자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경고해야 한다”고 했다.
김종민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지도부가 팬덤이라든가 응원 정치나 관객 정치에서 벗어나게 당의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이 대표가 ‘재명이네 마을’ 이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유인태 전 의원은 전날 MBC <뉴스외전>에서 “강성 지지층에 끌려다니면 망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소속 의원들에게 언행을 조심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앞으로도 국민들께서 ‘교만하다’ ‘폭주한다’ ‘일방적이다’ 이런 생각을 가지시지 않도록 좀 더 노력해주시길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라며 “민주당이라는 큰 그릇을 스스로 잘 지켜내고 민주당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와 기대가 다시 살아날 수 있도록 몸가짐, 마음가짐, 행동과 말을 철저하게 잘 관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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