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선수→중심 타자’…항저우·APBC, 두 번의 국제대회를 통해 윤동희가 얻은 것
윤동희(20·롯데)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한국 야구대표팀에 가장 마지막으로 합류했던 선수다. 그는 항저우 대표팀 소집을 하루 앞둔 지난 9월22일, 손가락 물집 등을 이유로 최종 엔트리에서 빠진 이의리(21·KIA)의 대체 선수로 뽑혔다.
이 같은 사실을 예상하지 못한 채 인천(SSG) 원정길에 나섰던 윤동희는 항저우 대회에 나갈 짐조차 제대로 챙기지 못한 상태로 다음 날 소집훈련에 참여했다. 소집 첫째 날에는 정식 유니폼이 준비되지 않아 홀로 임시 유니폼을 입고 훈련했다. 당시 그는 “오히려 좋은 경험을 했다”며 밝게 웃었다.
윤동희는 2022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 24순위로 롯데의 유니폼을 입은 외야수로, 프로 첫해에는 1군에서 단 4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풀타임으로 뛴 첫 번째 시즌인 올해에는 107경기에서 타율 0.287, 111안타, 4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87의 성적을 거뒀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외야진 뎁스를 고민하던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올 시즌 KBO리그에서 도드라진 활약을 보여주던 20대 초반 젊은 외야수인 윤동희를 과감하게 발탁했다. 그는 항저우 대회에서 대표팀의 주전 우익수이자 중심 타자로 활약하며 ‘대회 4연패’의 주역이 됐다.
그가 태극마크 유니폼을 입는 것은 더는 예상 밖의 일이 아니었다. 항저우 대회에서 활약을 인정받은 윤동희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 대표팀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번엔 ‘대체 선수’가 아닌 주력 멤버였다. 그는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일본 도쿄돔에서 진행된 APBC 대회에서 대표팀의 붙박이 3번 타자 우익수로 뛰었다.
사실 대회 초반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 그는 호주, 일본과 맞붙은 예선 1, 2차전에서 모두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그러나 류 감독은 일부 선수들의 타순을 조정하면서도 윤동희의 자리는 그대로 뒀다. 반드시 승리해야 했던 예선 3차전 대만과 경기에서 마침내 방망이가 살아났다. 그는 이날 4타수 2안타 1볼넷으로 ‘3출루’ 하며 한국의 6-1 완승에 기여했다. 윤동희는 또 대회 결승 일본전 2-2로 맞선 10회초 2사 3루에서 적시타를 날려 한때 한국에 1점 차 리드를 안기기도 했다. 한국 젊은 타자들의 저력을 보여준 역전 안타였다.
한국이 10회말 ‘끝내기 안타’를 맞고 패하며 윤동희가 ‘영웅’이 되는 일은 없었다. 다만 그는 올해 두 번의 국제대회를 거치며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더는 ‘지지 않겠다’는 승부욕을 가득 채우고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윤동희는 “항저우 대회 때 예선에서 패한 대만을 결승에서 이겼던 것처럼, 이번에도 이길 수 있을 거란 확신을 가지고 경기를 했다”며 “또 이렇게 지지 않으려면 더 잘해야 할 것 같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스경X이슈] ‘소속 아티스트’ 승관의 ‘일갈’··· 하이브, 고개 숙였다
- [전문] ‘성매매 의혹’ 최민환, 활동 잠정 중단…FT아일랜드 2인 체제
- ‘마약 181회 투약’ 유아인, 선처 호소 “징역 1년 지나치게 무거워”
- [스경X초점] “하늘에선 부디”...故 김수미 향한 추모는 ing
- [스경X이슈] 이홍기→전종서, 대중 반감 사는 마이웨이 ‘의리’
- ‘성관계 불법 촬영’ 혐의 모두 인정한 황의조, 리그 복귀 후 2경기 만에 3호 골···시즌 첫 선
- ‘정년이’를 ‘젖년이’로···막가는 SNL
- 로제 ‘아파트’ 일본곡 표절시비···‘너무 비슷한데?’ 찬반논쟁
- ‘이태원참사 잊었나’ 변우석·카리나 내리지도 못하고 귀가···차량사고까지 난 프라다 행사
- [전문] 브루노 마스 “아파트 음방 1위, 아침내내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