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다고 이야기했잖아”…‘황의조 영상’ 피해자측 녹취록 공개

노기섭 기자 2023. 11. 23. 14:3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축구 국가대표 황의조(31·노리치시티) 선수의 '불법 촬영 혐의' 사건 피해자가 "합의된 영상"이라는 황 씨 측의 주장을 재차 반박하며 "'2차 가해'를 멈추라"고 촉구했다.

이 변호사는 '촬영물을 피해자와 함께 봤다'는 황 씨 측 주장에 대해서도 "가해자가 불법 촬영 뒤 피해자에게 이런 것(촬영물)이 있다고 알려준다고 '동의'가 되는 것은 아니다"며 "피해자가 동의해서 찍었다면 왜 교제 중에 영상을 삭제해달라고 했겠느냐"고 반문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피해자 법률대리인 기자간담회…황의조와 나눈 카톡 대화 내용도 공개
피해자 신원 공개한 황의조 측에 “명백한 협박…2차 가해 멈추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황의조 불법 촬영 혐의 피해자 법률대리인 이은의 변호사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소재 사무실에서 황의조 측 입장문에 대한 반박 기자간담회 중 황의조와 피해자의 메신저 내용을 공개하고 있다. 뉴시스
축구 국가대표 황의조. 뉴시스

축구 국가대표 황의조(31·노리치시티) 선수의 ‘불법 촬영 혐의’ 사건 피해자가 "합의된 영상"이라는 황 씨 측의 주장을 재차 반박하며 "‘2차 가해’를 멈추라"고 촉구했다.

피해자의 법률대리인인 이은의 변호사는 23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피해자는 가해자가 영상을 찍을 것이라 늘 예의주시하고 (가해자가) 휴대전화를 어딘가에 두면 촬영 중인지 알아야 하느냐"며 이같이 주장했다. 전날 황씨 측이 ‘휴대전화를 잘 보이는 곳에 놓고 촬영했고 상대 여성도 이를 인지하고 관계에 응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선 "피해자의 동의를 구하지 않았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셀프 유죄 인증’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피해자는 황 씨가 휴대전화를 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거나, 최소한 명시적으로 동의한 적이 없다는 주장이다.

이 변호사는 ‘촬영물을 피해자와 함께 봤다’는 황 씨 측 주장에 대해서도 "가해자가 불법 촬영 뒤 피해자에게 이런 것(촬영물)이 있다고 알려준다고 ‘동의’가 되는 것은 아니다"며 "피해자가 동의해서 찍었다면 왜 교제 중에 영상을 삭제해달라고 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변호사는 황 씨와 피해자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신저 내용과 통화 녹취록도 일부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6월 영상 유출 뒤 피해자가 황 씨에게 "내가 싫다고 분명 이야기를 했고 그날도 그렇게 이야기했다"고 하자 황 씨는 "찍었을 때 이런 일이 생길 줄 몰랐다"고 대답했다. 또 피해자가 "어찌 됐든 불법 촬영 행동을 한 건 너도 인정해야 한다. 근데 여기서 잘 마무리해주면 법적인 조치는 취할 생각은 없다"고 말하자 황 씨는 "그걸(유포를) 최대한 막으려고 한다"고 답했다.

황 씨는 통화 이후 피해자에게 메시지를 보내 "너무 걱정하지 말라"며 "불법으로 촬영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소유하고 있던 걸 도난당한 건 내 부주의니까"라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이에 대해 "처음 통화에서는 반박하지 못하다가 그 후 갑자기 수습에 나서고 있다"며 "이는 불법 촬영이 아니라는 증거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황 씨 측을 향해 "2차 가해를 멈추라"고 거듭 강조했다. 황 씨 측은 전날 입장문에서 피해자의 직업과 결혼 여부를 공개하면서 "피해 여성의 신원이 노출될까 우려해 공식적인 대응을 자제해왔다"며 "악의적인 의혹이 제기된다면 상대 여성과 같이 출석해 대질조사를 받는 것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이 변호사는 "피해자에 대한 매우 심각한 2차 가해이자 명백히 피해자를 향한 협박과 압박"이라며 "이와 같은 범죄 행위를 반복하지 말아야 할 것이며 필요하다면 고소장도 제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대한축구협회와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에 대해서도 "불법 영상은 사생활이 아닌 범죄"라며 "2차 가해에 동조하는 선택과 언동을 자제하라"고 요구했다. 황 씨는 불법 촬영 혐의로 조사를 받고 사흘 뒤인 지난 21일 중국과의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경기에 출전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전날 황 씨에 대해 "아직 혐의가 정확히 나오거나 입증된 것이 없다"며 국가대표 차출 가능성을 계속 열어뒀다.

노기섭 기자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