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막전막후] 크래프톤, 왜 기밀 유출 의혹 게임을 선택했나

이민후 기자 2023. 11. 23.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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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 열린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 2023에서 화두가 된 게임이 있었죠. 

바로 크래프톤의 던전 내 결투게임 형식의 '다크앤다커 모바일'입니다. 

부스 100여 개를 합친 큰 규모에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면서 관람객들도 1만여 명 가까이 찾았습니다. 

그런데 다크앤다커 모바일, 크래프톤이 만들었지만 원작이 있는데요.

바로 아이언메이스의 '다크앤다커'입니다. 

크래프톤이 다크앤다커 지식재산권, IP를 인수해서 모바일로 새롭게 탄생시킨 게임입니다. 

문제는 원작이 게임업계에서 '기밀 유출'로 논란이 되면서 주요 게임 플랫폼에서 판매 중지가 결정되기도 했습니다. 

게임업계의 지적 재산권 논란 이민후 기자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이 기자, 올해 지스타 2023에서 눈길이 쏠린 건 크래프톤 부스였죠? 

[기자] 

크래프톤이 '다크앤다커 모바일'을 부스 전면에 내세우면서 흥행 몰이에 나섰습니다. 

다크앤다커 모바일의 원작은 아이언메이스의 '다크앤다커'라는 게임입니다. 

문제는 현재 '다크앤다커'를 두고 넥슨과 중소게임사인 아이언메이스 간의 법적 분쟁이 진행 중입니다. 

아이언메이스 제작진은 과거 넥슨에서 개발자로 근무했는데요. 

넥슨은 이들이 자사의 미출시 게임 'P3'의 소스를 유출한 뒤 무단 도용했다며 영업비밀보호 위반으로 고소하고 저작권 가처분 소송도 제기했습니다. 

표절 시비가 발생하자 글로벌 게임 플랫폼인 스팀은 지난 3월 다크앤다커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크래프톤이 지난 8월 과감하게 아이언메이슨과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해당 게임을 선보인 겁니다. 

[앵커] 

크래프톤이 일단 지스타2023에 대문짝에 걸어놓을 만큼 정면 돌파에 나섰죠? 

[기자] 

현장에서 부스를 담당한 책임자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크래프톤 관계자 : 대기시간이 3시간이 넘어가는데도 유저분들이 계속 줄 서서 시연 대기 중에 있습니다. 원작의 느낌을 잘 만들었다. 몰입감도 좋고 진정성이 있는 게임이다라고 평해주셨습니다.] 

논란이 있는 IP를 인수한 이유에 대해 크래프톤은 자회사인 블루홀스튜디오가 100% 개발했고 '다크앤다커'의 이름만 빌렸다고 설명했습니다. 

공식적으로 넥슨은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내부에선 게임업계 내 상도덕에 어긋났다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앵커] 

크래프톤도 해당 게임이 논란이 될 것은 인지했을 텐데 이 같은 선택을 한 배경은 무엇인가요? 

[기자] 

지금 크래프톤은 자체 개발과 퍼블리싱을 통한 IP 확보 등 공격적인 파이프라인 확장에 나서고 있습니다.

또, '다크앤다커'가 성공이 담보된 IP이기 때문에 이름을 빌리겠다는 겁니다. 

원작인 다크앤다커가 베타서비스 당시에 동시접속자 10만 명을 기록하는 인기를 끌면서 게이머들은 정식 출시를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이철우 / 게임전문 변호사 : 노이즈마케팅 효과가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베틀그라운드 이후에 내세울 수 있는 IP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논란이 있더라도 다크앤다커를 가지고 오려고 하는 부분이 있고요.] 

지난해 크래프톤은 매출의 80%를 배틀그라운드 IP 관련 매출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배틀그라운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지난해 콘솔 게임 대작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개발했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판매량을 거뒀습니다. 

외부에서 검증된 IP인 다크앤다커를 인수해 또 다른 캐시카우로 키우겠다는 전략입니다. 

[김정태 /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 : 크래프톤이 후속 IP 부재에 따른 경영 압박이 너무 크구나 이렇게 읽힐 수도 있는 거죠. 실익을 계산을 했을 때 (IP 인수가) 낫다고 판단할 수도 있습니다.] 

[앵커] 

현장에 있던 게이머들은 어떤 반응이었나요? 

[기자] 

논란은 인식하고 있지만 입장이 엇갈립니다. 

[박희웅 / 부산광역시 북구 : 이런 게임이 죽어버리면 한국 게임 시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남기는 거 아닌가 생각해요.] 

반면, 게임 생태계를 우려하는 입장도 있습니다. 

[박현규 / 서울특별시 양천구 : 다크앤다커를 안 하게 된 계기도 논란이 있어서요. 일부러라도 안 하려는 편이에요. (도용 논란이 있는 IP를 인수해도 괜찮다는) 선례가 남는 게 큰 문제라고 생각하고요.] 

[앵커] 

진행 중인 소송 결과에 따른 변수는 뭔가요? 

[기자] 

일단 넥슨과 아이언메이슨의 소송과 별개로 '다크앤다커 모바일'은 내년에 출시될 예정입니다. 

넥슨이 승소한다면 크래프톤은 현재처럼 원작인 '다크앤다커'의 이름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다크앤다커 모바일'에서 원작 IP를 차용한 요소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넥슨이 크래프톤에 수정을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대신 아이언메이스가 승소한다면 크래프톤이 원작의 몬스터, 캐릭터 등도 차용해서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앵커] 

게임업계 지각변동도 감지되는데요.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3강 체제에서 이제 넥슨과 크래프톤의 경쟁구도가 굳어지고 있죠? 

[기자] 

올해 3분기까지 실적을 보면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3N 체제에 균열이 생겼습니다. 

엔씨와 넷마블이 올해 3분기까지 실적을 못 거두는 대신 크래프톤이 치고 올라왔습니다. 

올 3분기 각 게임사의 실적을 비교하면 넥슨이 4천202억 원을 벌면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 뒤를 이은 건 크래프톤으로 1천893억 원을 벌었습니다. 

엔씨는 165억 원, 넷마블은 적자를 이어가며 이제는 게임업계 구도가 바뀌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넥슨과 크래프톤 간의 대결구도가 본격적으로 형성된 와중 '기밀 유출' 논란 IP가 또 다른 이슈로 부상하면서 넥슨과 크래프톤의 불편한 관계는 지속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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