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 인사이드] KB금융, 9년 만에 수장 교체…앞으로의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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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B금융그룹이 9년 만에 수장을 교체했습니다.
앞서 KB손해보험을 이끌었던 양종희 회장이 취임하면서 '뉴KB'의 막을 열었는데요.
리딩뱅크 자리를 지켜온 KB금융이 이번 새 수장 취임으로, 앞으로 어떤 과제를 해결해 나가야 할지 박연신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새 수장 얘기부터 먼저 나눠보죠.
양종희 회장은 어떤 인물인가요?
[기자]
양종희 회장은 1961년 전라북도 전주 출신으로 전주고와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지난 1989년 한국주택은행에서 은행원 생활을 시작했고, KB손해보험 사장과 KB금융 부회장을 거쳐 KB회장직에 오르게 됐는데요.
양 회장은 KB금융 내 비은행 계열사를 키운 인물이기도 합니다.
지난 2015년 지주 전략 담당을 맡아 LIG손해보험 인수를 주도했는데요.
이어 지난 2016년부터 KB손해보험을 이끌면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끌어내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이어 양 회장은 직원들 사이에서 스마트한 상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지난해 디지털·IT부문을 담당한 양 부회장은 당시 KB금융의 KB 테크포럼 행사에서 원고 없이 KB금융의 디지털 전략을 설명한 일화는 유명합니다.
양 회장은 첫 출근길에서 상생금융을 강조하기도 했는데요.
"국민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부분은 회장 후보자로서 첫 출근했던 날부터 강조했던 과제이기도 합니다.
들어 보시죠.
[양종희/ KB금융 회장 (지난 9월 11일) : 모든 이해 관계자에게 도움이 되고 조화롭게 금융이 나가야 되는 것이 아닌가, 즉 사회적인 책임 부분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저희 금융 그룹을 이끌어 가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이번엔 전임 회장 얘기를 나눠보죠. 지난 9년간 KB금융을 이끌었던 윤종규 전 회장의 업적도 상당했죠?
[기자]
무엇보다 전산시스템 교체와 관련한 'KB 내분 사태' 정상화에 힘을 썼고요.
KB국민은행장과 KB금융 회장직을 겸임하면서 리딩뱅크와 리딩금융지주 지위를 탈환했습니다.
또 비은행 계열사 성장도 이끌었는데요. LIG손해보험과 현대증권을 인수한 KB금융은 KB손해보험과 KB증권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고, 이후 푸르덴셜생명을 추가로 인수해 비은행 부문을 강화했습니다.
또 부문별로 부회장직을 신설해 후계군을 양성하는 경영승계프로그램을 구축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윤 전 회장은 KB금융의 세계 순위권을 놓고 아쉬움을 나타냈는데요.
들어보시죠.
[윤종규 / KB금융 전 회장 (지난 9월 25일) : 저희가 리딩뱅크, 리딩 금융그룹이라고 얘기를 하지만 세계 순위로 보면 60위권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굉장한 아쉬움이 있습니다. 우리 경제 규모로 보면 대략 10위권 내 아닙니까? 60위권에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상당한 자괴감을 느끼고 있고요.]
[앵커]
KB금융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꽤 있을 듯한데, 어떤 것들이 있나요?
[기자]
해결해야 할 가장 큰 사안으로는 글로벌 부문이 꼽히고 있는데요. KB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자회사 KB부코핀은행 문제입니다.
지난 2018년 국민은행은 부코핀은행의 지분을 인수한 뒤 두 차례 유상증자를 거쳐 부코핀은행의 최대주주로 올라섰습니다.
인수 과정에서 국민은행은 8천억 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었는데요.
하지만 부코핀은행은 지난해에도 8천억 원 넘게 순손실을 봤습니다.
KB금융은 오는 2025년까지 부코핀은행을 정상화할 계획입니다.
[김상봉 /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 해외에서 국내 회사들이 적자를 낼 수도 있어요. 그런데 적자가 많이 늘어날 것 같으면 당연히 그 사업을 철수하는 게 맞고요. 적자가 흑자로 바뀔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면 계속 유지를 해야겠죠.]
잇따른 금융사고와 관련해 흐트러진 내부통제도 해결해야 할 문제로 꼽히는데요. 양 회장은 최근 잘못을 인정하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습니다.
[양종희 / KB금융 회장 (지난 9월 11일) : 금융회사는 신뢰를 먹고사는 곳인데 그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는 것은 진심으로 죄송하고 송구스럽습니다. 모든 프로세스 과정에서 체득화되려면 조금 디지털적인 것들이 필요하지 않나 저는 생각합니다.]
주주가치 제고도 주요 현안입니다.
최근 임시 주주총회에서도 이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양종희 / KB금융 회장 (지난 17일) : 이사회와 윤종규 회장님이 추진해 온 중장기 자본 관리 방향과 주주 환원 정책에 적극 부응하고 더욱 발전시켜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이런 부분은 조직개편과 인사를 통해 의지가 구현될 텐데, 그런 의미에서 첫인사가 최대 관심사잖아요?
[기자]
양 회장은 우선 "전환기에 나타날 수 있는 조직적인 이완 현상은 최대한 없도록 할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요.
허인 부회장과 이동철 부회장은 지난 21일, 모두 부회장직을 사임한 상태로, 현재 부회장직은 모두 공석입니다.
양 회장이 부회장직을 없앨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한데요.
또 11개 계열사 가운데 KB라이프생명과 KB데이타시스템을 제외한 9개 계열사 10명 CEO 임기가 올해 만료되는데요.
이 때문에 교체되는 CEO가 상당수 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조직 안정을 우선할지 분위기 쇄신을 위한 세대교체에 나설지 첫 선택에 관심이 집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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