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북한 군사정찰위성 성공, 러시아 도움 정황”

“위성,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파악
최적 기상 조건 맞추려 조기 발사
7차 핵실험 임박 징후 포착 안 돼”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22일 시민들이 북한 군사정찰위성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북한은 기습으로 21일 한밤 중에 군사정찰위성을 3차 발사했다. 한수빈 기자

국가정보원은 23일 북한이 발사한 군사정찰위성 1호기에 대해 “궤도에 진입한 것 같다”며 “발사 성공은 러시아의 영향이 크다”고 밝혔다. 다만 러시아의 도움에 대해서는 정황상 증거 외에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은 아직 없다고 답변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인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정보위 전체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정원은 김정은, 푸틴 회담 당시 푸틴이 발사체 자체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점, 푸틴 회담 이후 북한이 설계도 및 1, 2차 발사체에 대한 정보를 러시아에 제공하고 러시아가 분석한 정황이 확인됐다는 점 때문에 러시아의 도움이 있었던 걸로 판단한다고 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국정원은 “정찰위성 발사가 성공적이었고 위성이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고 유 의원은 전했다.

유 의원은 “인공위성과 관련해 북한에서는 밤 사진까지 확인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국정원이) 지난 1차 정찰위성 발사 실패 시 수거한 잔해물을 분석한 결과 당시 탑재된 위성은 소위 정찰위성으로서 가치가 있는 ‘서브미터급’(가로·세로 1m보다 작은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성능)이 되지 않는 위성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인공위성의 발전이 3년 정도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북한이 촬영했다는 밤 사진, 영상을 공개하지 않는 한 인공위성의 역량을 파악할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또 국정원은 북한의 고체연료를 통한 발사 기술이 개발 초기 단계라고 파악하고 있다고 답변했다고 유 의원은 전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일본을 통해 공지한 위성 발사 시간보다 조기에 발사한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지만 위성발사의 최적 기상 조건에 맞추려고 조기 발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유 의원이 전했다. 국정원은 “1, 2차 정찰위성 발사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보위 야당 간사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발사 성공과 관련해 러시아의 도움 정황 이외에 구체적으로 확인된 게 있냐는 질의에 (국정원은) 없다고 했다”며 “7차 핵실험은 임박한 징후는 포착되고 있지 않다고 했다”고 전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