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김건희 질문’ 어떻게 답하냐에 따라 한동훈 플러스나 마이너스 될 수도”
국민의힘의 개혁적인 방향에 보탬이 되면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도 ‘동지’가 될 수 있다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한 장관이 앞으로 정치권 이슈에 대한 언론 질문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지금까지 쌓아온 것들이 플러스 혹은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총선 출마 가능성이 짙어지는 한 장관에게 정치 커리어를 쌓기 위한 수업시간이 점차 다가온다는 점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한동훈 장관을 비판적으로 보는 언론이 있다고 하면, 김건희 여사의 특검에 대해 물어볼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김건희 여사 학력 위조(의혹)에 대해서 물어볼 수 있다”며 “이런 질문을 한동훈 장관이 어떻게 답하냐에 따라 지금까지 쌓아온 것이 플러스가 될 수 있고, (아니면)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올해 4월 국민의힘 의원들의 표결 불참 속에 이른바 ‘쌍특검(대장동 ‘50억 클럽’ 특검·김건희 여사 특검)’ 법안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을 지정한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 배우자의 의혹을 밝히고 대통령과 가까운 검사 등 법조계 고위 인사의 거액 뇌물사건을 규멍하는 것은 사회 정의와 국민적 의혹 해소에 필요하다”면서 국민의힘을 겨냥해 법안 처리 동참을 촉구하고 있다.
이 전 대표의 이러한 발언은 ‘동지’ 표현을 두고 ‘한동훈 장관이 당 지도부에 쓴소리를 하고 대통령에게도 쓴소리를 하라는 이야기인가’라는 진행자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민주당 의원들과의 설전이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의 ‘4.15 부정선거 의혹’ 관련 질문 등에 대한 한 장관 대처를 호평해온 이 전 대표는 “한동훈 장관이 말의 일관성을 지키려면 당에 들어가서 해야 할 말이 되게 많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스타검사가 될 수 있었던 이유를 들어 한 장관이 ‘할 말은 하는’ 스타일을 앞으로도 유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스타검사로 국민에게 각인된 이유는 어느 정권이나 할 말을 했던 사람(이어서)”이라며, “정치적 고려 없이 부정이라면 다 때려잡는다, 그게 대통령의 가장 큰 정치적 자산”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공정한 수사를 할 때 한동훈 장관도 같이 한 것 아닌가”라며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생각이고 그게 정치인으로서 굉장히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라고도 부연했다.
본인 거취 관련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나온 한 장관의 ‘5000만의 문법을 쓰겠다’는 표현을 두고도 “도전하고 있다고 생각이 들고 첫 단추를 잘 끼웠다고 생각한다”며 “한동훈 장관이 스스로 깨우쳤든 간에 되게 좋은 화법”이라고 이 전 대표는 높게 평가했다. 전반적으로 한 장관에게 우호적인 것 같다는 진행자 말에 자신은 ‘능력주의’로 인물을 본다면서, 한 장관이 누군가의 빛을 수동적으로 반사하는 ‘반사체’가 아니라 스스로 빛을 내는 ‘발광체’가 되기를 바랐다.
이날 방송에서 이 전 대표는 한 때 유튜브 등에서 떠돌았던 ‘이준석, 조민 결혼 난리났네요’ 등과 같은 영상의 여파가 아직까지도 남아있다고 전했다. 그는 “오늘은 안 그랬지만 지하철 타다 보면 가끔 ‘이준석씨 최근에 결혼하셨던데 아직도 상계동 사십니까’ 이런다”며 “‘제가요?’이러면 ‘조국 딸이랑 결혼하는 거 아니었어요?’ 막 이런다”고 황당해했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유튜브에서의 행태를 ‘작고 소중한 세계’로 표현한 이 전 대표는 “그 세계에서는 민주당에서 공천받기 위해 조국 딸과 결혼하고 거기에 학력위조를 덮기 위해 민주당에 싫은 소리를 안 하며, 윤석열 대통령과 싸운다는 이런 세계관”이라며 “애초에 논리적으로 믿는 것 자체가 이상하지만 작고 소중한 세계에서는 재밌다”고 비꼬았다.
이 전 대표는 최근 같은 방송에서 금태섭 새로운선택 창당준비위원회 대표와 나중에 자신이 신당을 만들면 내분이 일어날 거라던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을 놓고 “그게 제가 항상 이야기하는 안철수의 한계”라고 우선 답했다. 그리고는 “금태섭 의원도 안철수의 측근인 적이 있었고, 저도 안철수 의원과 같은 당을 했던 적이 있었다”며 “대한민국 대부분 국민은 안철수를 한 번쯤 사랑해본 적이 있는데, 그걸 가지고 다른 사람을 이간질하려는 자체가 그러니까 사람이 안 되는 것”이라고 별 신경 쓰지 않는 듯 반응했다.
안 의원은 지난 20일 같은 방송에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생각한 시너지가 날 수 있나’라는 취지 진행자 질문에 “제가 두 사람에 대해 어느 정도 안다”며 “안타깝게도 두 사람이 합치기는 굉장히 힘들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이어 “서로 필요에 의해 합치더라도 내분 가능성이 많지 않나 생각한다”며 “(두 사람의) 성격과 가치관이 굉장히 달라서 안타깝지만 그 (시너지가 날)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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