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시티, 홀란드 재계약 설득 중…'레알 바이아웃 2800억' 지불 차단
[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맨체스터 시티가 엘링 홀란드에게 재계약 서류를 꺼낼 참이다. 재계약을 체결해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을 원천 봉쇄하고자 한다.
영국 매체 '팀 토크'는 23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시티가 홀란드와 새로운 계약으로 팀 잔류를 설득하려고 한다. 현재 홀란드는 맨체스터 시티와 2027년까지 5년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이 계약서엔 떠나고 싶을 때, 어떤 금액을 지불하면 되는 바이아웃 조항이 있다"고 알렸다.
홀란드는 노르웨이 출신으로 몰데FK에서 주목을 받았다.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이 홀란드 재능을 알아봤고 '괴물 공격수'로 잠재력을 보였다. 몰데에서 2년 동안 활약한 이후 2019년 잘츠부르크로 이적해 유럽 빅리그를 향한 의지를 보였다.
홀란드는 잘츠부르크 시절에 황희찬, 미나미노 등과 삼각 편대를 구성했다. 강한 전방 압박에 전방에서 삼각 편대로 유럽 빅 클럽을 깜짝 놀라게 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등에서 활약은 오스트리아 무대를 넘어 전 유럽이 주목하게 만들었다.
잘츠부르크에서 짧다면 짧은 27경기 29골 7도움을 기록했다. 당시에 괴물같은 포텐셜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굵직한 팀이 홀란드에게 손짓했다. 킬리앙 음바페와 함께 갈락티코를 꿈꿨던 레알 마드리드 레이더 망에 꾸준히 포착됐던 이유다.
하지만 홀란드의 선택은 도르트문트였다. 2020년 1월 잘츠부르크를 떠나 도르트문트에 입단하면서 다시 한번 유럽을 깜짝 놀라게 했다. 프리미어리그 팀 혹은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는 줄 알았는데 도르트문트 이적은 의외였기 때문이다.
도르트문트는 이적료 2000만 유로(약 283억 원)를 지불해 홀란드를 데려왔다. 바이아웃 조항이 있었기에 홀란드는 다음 스텝을 밟을 수 있었다. 홀란드는 분데스리가에서도 적응 기간 없이 압도적인 활약을 했다. 도르트문트에서 총 89경기를 뛰며 86골 23도움을 기록했다. 잔 부상은 있었지만 경기당 1골에 가까운 득점력을 보였다. 유럽5대리그에서 충분히 통한다는 걸 기록으로 입증했다.
도르트문트에서 2시즌 동안 활약했을 무렵, 프리미어리그 팀을 포함한 다수 팀이 홀란드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가장 적극적인 팀은 맨체스터 시티였다. 맨체스터 시티는 홀란드 아버지가 뛰었던 팀이라 접점도 있었다. 맨체스터 시티는 홀란드 영입에 이적료 6000만 유로(약 849억 원)를 지불하며 세르히오 아구에로 이후 그토록 바랐던 확실한 9번 공격수 영입에 방점을 찍었다.
홀란드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 아래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보였다. 케빈 더 브라위너 등 세계 최고 미드필더진과 프리미어리그를 호령했다. 데뷔 시즌에 프리미어리그 35경기 36골을 기록하며 득점왕을 차지했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뛰어난 결정력을 보이며 맨체스터 시티 역전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홀란드를 영입한 맨체스터 시티는 두려울 것이 없었다. 조별리그에서 세비야, 도르트문트, 코펜하겐에 패배하지 않으며 녹아웃 스테이지에 올라갔다. 라이프히치와 16강전에서 1차전에 1-1 무승부를 했지만, 2차전에서 7-0으로 완벽하게 이기며 순항했다. 홀란드는 이날 경기에서 무려 5골을 폭발하며 맨체스터 시티 상승세에 기름을 부었다.
8강전엔 바이에른 뮌헨을 만났다. 바이에른 뮌헨은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등과 함께 매 시즌 유럽 제패를 노리는 팀이다. 홈에서 열렸던 1차전에 홀란드가 1골 1도움을 기록하면서 3-0 승리를 챙겼고, 원정 2차전엔 1-1로 비겼다. 이날에도 홀란드의 1골을 더해 다음 라운드 진출에 성공할 수 있었다.
4강전에서 만난 레알 마드리드는 쉽지 않았다. 1차전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원정길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는데, 홈으로 돌아온 2차전에서 압도적이었다. 홀란드의 공격 포인트는 없었지만 홈에서 엄청난 팀 득점력을 보이며 거함 레알 마드리드를 4-0으로 완파했다.
맨체스터 시티는 중동 자본과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들어온 이후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염원했다. 프리미어리그 우승과 FA컵 우승을 따놨기에 인터밀란과 결승전만 이긴다면, 알렉스 퍼거슨 감독 이후 두 번째 잉글랜드 팀 트레블을 할 수 있는 기회였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홀란드를 포함한 최정예 카드를 꺼냈다. 홀란드는 인터밀란과 결승전에 풀타임으로 득점을 조준했지만 골은 없었다. 하지만 로드리의 천금같은 결승골로 맨체스터 시티는 이겼고, 홀란드도 맨체스터 시티 데뷔 시즌에 트레블 기쁨을 맛보게 됐다.
프리미어리그 두 번째 시즌에도 압도적이었다. 프리미어리그 개막전 번리전에 80분을 뛰고도 멀티골을 기록하더니 현재까지 12경기 13골을 넣었다. 3라운드부터 6라운드까지 연속골을 기록하기도 했고, 4라운드 풀럼전엔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이날엔 프리미어리그 역사를 새로 쓴 날이었다. 축구통계매체 '옵타'는 "프리미어리그에서 같은 날 해트트릭이 3번 나온 경우는 1995년 9월에 로비 파울러, 앨런 시어러, 토니 예보아가 기록한 이후 처음"이라고 알렸다.
28년 만에 기록은 손흥민의 해트트릭으로 시작됐다. 손흥민은 번리전에서 해트트릭을 폭발하며 토트넘 승리에 날개를 달았다. 이어 홀란드가 풀럼전에서 해트트릭을 터트렸다. 전반 31분 나온 훌리안 알바레스 득점에 도움을 올리더니 후반 13분 득점포를 가동했다. 후반 25분 페널티 킥으로 골망을 흔든 뒤 종료 직전 쐐기포를 작렬하면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옵타'에 따르면 홀란드는 당시 프리미어리그 39경기 만에 공격 포인트 50개를 달성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 공격수 앤디 콜(41골 9도움) 기록을 깨면서 괴물 본능을 보였다. 앤디 콜은 3경기 만에 공격 포인트 50개에 도달했는데, 홀란드는 더 빠른 득점 페이스를 보인 것이다.
이어진 해트트릭 주인공은 던컨 퍼거슨이었다. 퍼거슨은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에서 3골을 기록했다. 전반 27분 원더골로 골망을 흔들더니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주춤한 틈을 타 후반 20분 득점을 올렸다. 후반 25분 미토마 카오루 패스를 받은 퍼거슨은 다시 슈팅을 시도했는데 뉴캐슬 유나이티드 수비에 맞고 들어갔다. 굴절이었지만 퍼거슨의 득점으로 기록되면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맨체스터 시티는 압도적인 홀란드 활약에 재계약을 체결하려고 했다. 홀란드도 아직은 맨체스터 시티와 작별할 생각이 없다. 다만 홀란드 측은 맨체스터 시티와 새로운 계약을 체결해 바이아웃 조항을 없애는 것엔 시큰둥한 반응이다.
'팀토크'도 "홀란드 대리인은 작년에 체결한 계약을 무효로 하고 2025년부터 시작되는 조항을 제거하는 걸 고려하고 있지 않는다. 맨체스터 시티 소식통들도 홀란드와 재계약이 임박한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알렸다.
다만 맨체스터 시티 소식통들은 "홀란드와 재계약이 당장 일어날 일은 아니다. 어쩌면 간단한 일이지만 맨체스터 시티에 걱정할 만한 일도 아니다. 맨체스터 시티에 불리하지도 않다. 홀란드는 맨체스터 시티를 떠나려는 생각이 아직은 없다. 홀란드는 이제 막 자신의 선택지를 결정했고 어디서 자신의 운명을 책임지고 싶은지 확인하고픈 마음"이라고 말했다.
맨체스터 시티를 떠나게 된다면, 단연 차기 행선지는 레알 마드리드다. 홀란드가 2022년 여름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할 때, 바이아웃 1억 7500만 파운드(약 2800억 원)를 삽입한 게 레알 마드리드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1억 7500만 파운드 바이아웃은 2025년부터 발동된다.
실제 '팀토크'는 레알 마드리드와 홀란드를 연결하기도 했다. 매체는 "레알 마드리드가 홀란드 영입을 준비를 끝냈다. 홀란드는 여전히 레알 마드리드 영입 리스트에 있다. 바이아웃을 지불할 여건도 된다. 음바페 대안으로 홀란드를 영입할 생각"이라고 알렸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포스트 지네딘 지단'급으로 활약하는 주드 벨링엄과 관계도 엮었다. '팀토크'는 도르트문트 시절 홀란드와 벨링엄이 한솥밥을 먹었던 걸 언급하며 "이 관계가 레알 마드리드가 홀란드를 데려오는데 한몫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레알 마드리드에 가장 필요한 포지션이기도 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이후 레알 마드리드 득점을 책임졌던 9번 공격수 카림 벤제마가 사우디아라비아로 떠난 뒤 확실한 스코어러가 사라졌다. 벨링엄이 압도적인 활약을 하고 있지만, 유럽 정상을 노리려면 더 높은 득점력이 필요하다.
레알 마드리드 갈락티코 정책은 내년부터 시작될 여지가 있다. 올해 여름, 강하게 연결됐던 킬리앙 음바페 계약 기간이 2024년 여름 만료된다. 1년 연장 옵션이 있지만, 발동하지 않는다면 파리 생제르맹에서 자유계약대상자(FA)로 데려올 수 있다. 이적료 0원으로 세계 최고 윙어를 영입하는 것이다.
2024년에 음바페를 영입한다면, 2025년엔 홀란드 차례가 될 수도 있다. 홀란드가 맨체스터 시티와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는다면, 바이아웃 1억 7500만 파운드(약 2800억 원)를 발동해 데려올 수 있다. 레알 마드리드가 음바페와 홀란드를 품는다면, 다시 한번 유럽 최정상급 팀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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