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업자와 공모해 전세사기 벌인 남매 구속… “보증금 40억 편취”

경기남부경찰청. 경기남부청 제공

분양업자와 공모해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오피스텔을 매입하고 피해자들로부터 보증금 40억원을 가로챈 남매가 구속됐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사기 혐의로 남매 관계인 A씨(40대)와 B씨(40대)를 구속 송치하고, 이들과 범행을 공모한 분양업자 C씨와 브로커 D씨, 그리고 A씨 남매 모친과 분양업체 직원 등 4명을 불구속해 각각 검찰에 송치했다고 23일 밝혔다.

또 이들의 전세계약을 중개하고 수수료를 과다하게 챙긴 혐의(공인중개사법 위반)로 공인중개사 19명을 불구속 송치했다.

A씨 남매는 2020년 10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C씨가 지분을 가진 서울시 금천구 소재 40여 세대 규모 신축 오피스텔을 세대별로 매입하는 동시에 분양대금보다 높은 가격으로 피해자들과 임대차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20명으로부터 46억원 상당의 전세보증금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범행할 당시는 주택 매매가보다 전세가가 높은 ‘역전세’ 상황이 심화하고 있었다. A씨 남매는 이 시기를 이용해 돈을 한 푼도 들이지 않은 채 ‘동시 계약’ 수법으로 오피스텔 소유권을 취득했다.

A씨 남매는 실제 매매가 보다 3000만원 정도 비싼 가격에 피해자들과 임대차 계약을 맺고, 분양업자로부터 건당 300만원을 수수료 명목으로 받아 이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사이에서 계약을 중개한 공인중개사들 역시 건당 800만~1500만원의 초과 중개 수수료를 받아 챙겼다.

경찰은 지난 6월 국토교통부의 의뢰를 받아 수사에 착수, 사건 관련자를 모두 검거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 남매와 모친을 비롯한 그 가족 5명이 보유한 수도권 일대 오피스텔과 빌라는 370여 세대에 달한다.

경찰은 A씨 남매 일가가 2020~2021년쯤 주택을 집중 매수한 정황을 확인,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여죄를 수사하고 있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