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러시아 국경검문소 한 곳 남기고 모두 폐쇄···‘난민 밀어내기’ 갈등 격화
핀란드 정부가 러시아로부터 난민 유입을 막기 위해 국경 검문소를 1곳만 남겨두고 모두 폐쇄하기로 했다. 러시아는 핀란드의 국경 폐쇄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한 바 있어, 이번 조치로 양국 관계는 더욱 경색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페테리 오르포 핀란드 총리는 22일(현지시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러시아와의 국경에서 운영 중인 검문소 4곳 중 3곳을 오는 24일부터 추가 폐쇄한다고 밝혔다.
핀란드와 러시아 국경지대에 위치한 검문소는 총 8곳으로, 최근 핀란드 정부는 이 가운데 4곳을 이미 폐쇄한 바 있다. 이번 추가 조치로 양국을 오갈 수 있는 검문소는 최북단에 위치한 라야-요세피 한 곳만 남게 됐다.
핀란드 정부는 러시아가 조직적인 ‘난민 밀어내기’를 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오르포 총리는 적절한 서류를 갖추지 않은 난민 신청자의 유입이 “러시아 당국에 의한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행위의 결과”라며 “러시아가 핀란드 및 유럽연합(EU)의 내부 상황과 국경 보안에 영향을 미치고자 난민을 도구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핀란드 정부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EU 여행 서류 없이 러시아를 경유해 핀란드에 도착한 난민 신청자는 600여명에 이른다. 이들의 국적은 예멘, 아프가니스탄, 케냐, 모로코, 파키스탄, 소말리아, 시리아 등 주로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 출신이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에스토니아 정부도 최근 소말리아와 시리아 출신 75명이 러시아에서 입국을 시도했다며 러시아가 계획적으로 난민을 밀어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 당국은 그간 여행 서류를 갖추지 않은 이들이 국경 지역으로 접근하는 것을 막아 왔다. 그러나 최근 몇 달간 이 같은 행정 조치를 취하지 않는 등 핀란드로의 불법 입국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 핀란드 정부의 주장이다. 핀란드 정부는 러시아의 이 같은 조치가 최근 자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가입한 것에 대한 일종의 보복 행위라고 의심하고 있다.
핀란드 정부는 국경경비대 및 군 병력을 동원해 폐쇄된 주요 국경 검문소 일대에 철조망을 얹은 콘크리트 장벽을 설치하기 시작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또 EU 국경 경비기관인 유럽국경·해안경비청(프론텍스)에 인력 지원도 요청한 상태다.
핀란드는 EU 회원국 가운데 러시아와 가장 긴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로, 약 1340㎞에 달하는 국경을 공유하고 있다.
핀란드의 나토 가입 문제로 얼어붙었던 양국 관계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크렘린궁은 핀란드 정부의 부분적인 국경 폐쇄에 대해 “반러시아 입장을 반영한 것”이라며 공식 항의한 바 있다.
https://www.khan.co.kr/world/world-general/article/202311151614001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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