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기념관 최적지는 서울 송현동[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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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무렵, 여수엑스포 유치를 위해 재계의 어느 인사가 체코를 방문했을 때다.
바츨라프 하벨 전 대통령이 그에게 물었다.
하벨 대통령은 그를 찾아온 한국의 유력 인사에게 평소의 궁금증을 던진 것이다.
1965년 그의 주검을 맞은 박정희 대통령은 그에게 바친 추도사에서 "과연 역사를 헤치고 나타나 자기 몸소 역사를 지었다"고 했는데, 정말이지 이 말은 이승만 대통령의 평가로선 더없이 훌륭한 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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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무렵, 여수엑스포 유치를 위해 재계의 어느 인사가 체코를 방문했을 때다. 바츨라프 하벨 전 대통령이 그에게 물었다. “당신네 나라는 어떻게 해서 공산화의 위기를 모면했습니까?” 체코는 마르틴 루터보다 100년 앞서 종교개혁의 횃불을 올린 나라다. 유럽에서 자유의 전통이 가장 깊은 국가다. 그런 나라도 좌우합작, 곧 공산주의와 타협하는 길에 들어섰다가 공산화의 재앙을 면치 못했다. 체코에 비한다면 한국은 자유의 전통이 거의 없는 나라다. 그런데도 어찌해서 그 재앙을 면했는가. 하벨 대통령은 그를 찾아온 한국의 유력 인사에게 평소의 궁금증을 던진 것이다.
그에 대한 올바른 대답은 “우리나라엔 자유 이념의 강력한 신봉자인 이승만이란 인물이 있었고, 해방 후 대다수 한국인은 그를 믿고 따랐다”이다. 1945년 한국을 해방한 미국과 소련은 좌우합작의 임시정부를 세우고 이를 일정 기간 신탁통치한 다음 독립시킬 계획이었다. 두 점령국의 위세를 거부하기는 힘들었지만, 이승만은 한사코 저항했다. 이승만은 외쳤다. “공산주의는 콜레라와 같다.” “몸의 반쪽에 병이 들었으면 나머지 반쪽의 건강을 지킨 다음, 병든 반쪽의 건강을 회복할 일이다.” 미군정도 어찌할 수가 없었다. 남한 주민의 3분의 2 이상이 벌써 그를 ‘국부(國父)’라 칭하면서 추종했기 때문이다.
독립을 선포한 뒤 껍데기뿐인 나라에 내실을 채우는 과업도 거의 이승만 개인의 신념에 의존했다. △대통령중심제 정부와 대통령 국민 직선제 △양원제 국회와 지방의회 및 지방자치 △평화선 선포와 독도 편입 △반공포로 석방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귀속재산 불하와 자유기업제 정착 △문맹 퇴치와 교육 혁명 등 집권 12년간 그가 이룩한 이 업적 위에 오늘날의 번영이 구가된다. 이 모든 과업은 야당의 격렬한 반대 속에서, 때로는 심각한 정변을 초래하면서 관철됐다. 야당과 지식인은 헌정 수호를 외치며 그를 독재자라 비난했다. 하지만 대다수 국민의 지지는 견고했다.
우리나라는 1894년 갑오개혁 이래 파란만장한 근대사에서 어느 특정 정치가가 그에게 부여된 카리스마를 오로지 건실한 국민국가의 수립을 위해 투여했던 축복 속에서 태어나고 성장했다. 1965년 그의 주검을 맞은 박정희 대통령은 그에게 바친 추도사에서 “과연 역사를 헤치고 나타나 자기 몸소 역사를 지었다”고 했는데, 정말이지 이 말은 이승만 대통령의 평가로선 더없이 훌륭한 수사다. 그런데도 나라에서는 여태 그를 기리는 기념관 하나 짓지 못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드디어 ‘이승만대통령기념관’이 건립된다. 서울시 소관인 송현문화공원 예정지의 일부도 후보지라고 한다. 공원 부지에 접해선 삼성가가 국가에 기증한 미술품을 전시할 이건희미술관의 건립도 예정돼 있다. 몇 년 뒤 이들 시설이 어울리게 들어서면 송현문화공원은 인근의 경복궁 및 국립현대미술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과 더불어 국내외의 전 관심을 모으는 최고급 역사·문화공간이 될 것이다. 당초 오세훈 서울시장이 공원 부지로 약속한 땅이다. 기념관의 건립은 그 약속에 배치되지 않으며, 오히려 선진 대한민국의 품격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다. 오 시장의 남다른 추진력을 높이 평가하며 역사의 밝은 내일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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