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할증·기본료 인상에도 택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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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도 힘든데 뭣하러 밤까지 있나. 콜 두어 개만 더 받고 들어갈 거야." 한 주말 오전, 서울에서 개인택시를 몰던 박모(68)씨는 이 같이 말했다.
박씨는 "택시대란이다 뭐다 올해도 말이 많겠지만, 법인택시 기사는 돈이 안 돼 많이들 떠나고 남은 건 나이 많은 기사 뿐이라 심야 운행은 다들 기피한다"고 말했다.
택시업계 관계자는 "특히 최근엔 운행량 부담이 덜한 개인택시에 고령층 기사가 많이 종사하면서, 운행시간이 적기 때문에 개인택시는 승차난에 거의 기여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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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연말 택시대란 재연 우려
“승차공유규제 완화 등 운용 필요”
“몸도 힘든데 뭣하러 밤까지 있나. 콜 두어 개만 더 받고 들어갈 거야.” 한 주말 오전, 서울에서 개인택시를 몰던 박모(68)씨는 이 같이 말했다. 20년째 기사로 일해오며 노년층에 접어든 박씨에게 택시 일은 이제 ‘소일거리’ 이상은 아니다. 연말은 택시 수요가 몰리는 대목이지만 박씨는 가능한 심야시간 운행을 피한다. 박씨는 “택시대란이다 뭐다 올해도 말이 많겠지만, 법인택시 기사는 돈이 안 돼 많이들 떠나고 남은 건 나이 많은 기사 뿐이라 심야 운행은 다들 기피한다”고 말했다.
택시업계 이탈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된 이후 택시 부족 문제가 본격화하면서 지방자치단체가 요금 인상 등 대책을 내놨지만 1년 사이 법인택시 기사는 오히려 줄었다. 운행 대수 자체는 개인 택시가 많지만, 운행이 자율인 데다 대부분이 고령화해 택시 수요에 대응하긴 어렵다. 결국 지난 연말 벌어졌던 ‘택시대란’은 소비자 부담만 늘린 채 올해도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통계에 따르면 가장 최근 통계인 9월 말 기준 전국 법인택시 운전자 수는 7만638명으로, 지난해 9월(7만3227명) 대비 2589명 줄었다. 같은 기간 법인택시 업체 수는 1655곳에서 1646곳으로 9곳 줄었다. 지난 연말 택시대란이 벌어지면서 각 지자체가 기본요금과 심야할증을 올리는 등 대책을 내놓은 후 택시 공급이 늘어나는 등 ‘반짝’ 효과가 있었지만, 1년 사이 택시 업계 이탈 현상은 계속된 것이다.
이밖에 개인택시 등록 건수는 경우, 9월 기준 16만4404대로, 전년 대비 130대가량 줄었다. 다만 특정 업체에 소속돼 월급을 받는 법인택시와 달리 개인택시는 운행이 자율적인만큼 운행 시간이 일일 1~2시간에 그치는 경우도 많다. 택시업계 관계자는 “특히 최근엔 운행량 부담이 덜한 개인택시에 고령층 기사가 많이 종사하면서, 운행시간이 적기 때문에 개인택시는 승차난에 거의 기여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울시에 따르면 1월 기준 개인택시 종사자 4만9051명 중 54%(2만6490명)이 65세 이상인 고령층이었다.
코로나19 확산 전후를 보면 감소 추세가 더욱 뚜렷하다. 2019년 9월 10만2960명이었던 운전자는 이듬해 8만865명으로, 대폭 줄었다. 4년 사이 21%가량 감소한 수치다. 코로나19 확산 기간 택시 수요가 줄어 상당수 기사가 배달 업계 등으로 빠지고, 이에 법인택시 업체도 경영난을 겪으며 폐업하는 악순환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에선 9월 서초구 소재 한 법인택시 업체 대표가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다.
이후 지난해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해제로 유동인구가 늘며 비로소 택시 부족현상이 가시화한 것이 지난 연말의 택시대란이다. 이에 지자체는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대표적으로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택시 기본요금을 3800원에서 4800원으로 올리고 심야 할증 시간은 자정에서 오후 10시로 앞당겼다. 광주시와 대전시도 7월 기본요금을 4300원으로 올렸다.
택시 요금을 올린 부작용으로 손님이 줄어들면서 결국 기사의 수입은 제자리가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1~7월 서울시 택시 이용 건수는 1억5622건으로, 전년 대비 6% 줄었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택시 수요는 요동치는데 관련 규제는 대응이 불가능할 정도로 경직적”이라며 “승차공유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등 제도 밖의 서비스를 활용해 공급을 탄력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혜원 기자
k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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