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맨 김강민, 한화가 지명… 거센 ‘후폭풍’

■ 프로야구 2차 드래프트
선수들 “이게 맞아” 불만
야구계도 “아쉬움 크다”
은퇴 논의하던 SSG 혼란
내일 거취 판가름 날 듯

2차 드래프트로 한화로 이적하는 베테랑 외야수 김강민(41·사진)을 놓고 후폭풍이 거세다.

22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프로야구 2차 드래프트에서 김강민은 4라운드 한화의 지명을 받았다. 2차 드래프트는 리그 상향 평준화 및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역대 2차 드래프트에서 마흔을 넘긴 선수의 지명은 극히 이례적이다.

김강민의 원소속팀 SSG는 큰 혼란에 빠졌다. SSG 관계자는 “김강민이 내년 은퇴 경기 후 현역에서 물러나는 상황을 그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선수 본인도 내년까진 현역 연장의 의지가 있었다. SSG는 오랫동안 구단을 위해 헌신한 김강민을 보호선수 35인 명단에서 제외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SSG 선수들은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에이스 김광현은 드래프트 결과 공개 후 자신의 SNS에 “SNS는 인생의 낭비라고 하지만, 오늘은 해야겠다. 누군가의 선택은 존중하지만, 23년의 세월은 무시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잘 가요 형. 아 오늘 진짜 춥네”라고 적었다. 또, 외야수 한유섬은 “이게 맞는 건가요, 강민이 형, 조만간 집에 갈게요”라는 글과 함께 김강민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야구계의 시선도 비슷하다. 한 야구인은 “SSG가 김강민을 35인 명단에서 뺀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이해는 한다”면서도 “한화 정우람의 사례처럼 미리 내년 시즌 은퇴와 플레잉코치 등으로 기술적으로 묶어 놓았다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고 전했다. 실제 2차 드래프트 보호 선수 명단 제출 시 특이 사항을 넣을 수 있지만, SSG는 김강민의 거취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강민은 한화로 이적해 현역 연장을 하느냐, 아니면 은퇴를 선언해 영원한 ‘SSG맨’으로 남느냐는 갈림길에 섰다. 김강민은 24일까지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 25일이 10개 구단이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보류선수 명단을 제출하는 마감일이기 때문. 보류선수는 다음 시즌을 함께할 재계약 대상자들이다. 한화는 큰 변수가 없다면 25일 보류선수 명단에 김강민을 넣을 예정이다. 따라서 김강민이 25일 이후 선수생활 정리를 선언하면 한화 소속으로 유니폼을 벗게 된다. 단장 출신의 한 해설위원은 “김강민이 은퇴를 선언하면 원소속 구단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심을 피할 수 없다. 무엇보다 2차 드래프트의 존재 의미가 크게 희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