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지트 vs FSN' 대리전?...경영권 분쟁 '한빗코' 어쩌나 [코인브리핑]

한영준 2023. 11. 23.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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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한빗코의 대주주 티사이언티픽의 경영권 분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한빗코, '위지트 vs FSN' 대리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티사이언티픽은 23일 임시주주총회의의 소집절차나 결의방법의 적법성에 관한 사항을 조사하기 위하여 검사인을 선임한다고 공시했다.

지강민 티사이언티픽 소액주주 대표 등 6인은 지난 9월 서울지방법원에 임시주주총회소집허가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이를 허가해, 임시주주총회는 오는 12월4일 여의도 티사이언티픽 본사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사 8명(사내·사외이사 각 4명)과 감사 1명을 선임하는 것이 주주총회의 안건이다.

소액주주들은 주주제안으로 사내이사로 2인, 사외이사 1인을 추가로 선임하는 안건을 올렸다. 이들은 사내이사 후보로 이상석, JEON JASON, 용상민 등을 제안했다. 사외이사 후보로는 김병조, YOO PAUL, YUN RICHARD HO, 곽성찬 등의 선임을 요구했다. 이상석씨는 현재 가상자산 관련주로 꼽히는 코스닥 상장사 FSN의 대표를 맡고 있다.

회사 측은 사내이사 후보로 양승환, 오태석, 문성인, 최영환을 사외이사로 정용을 선임하는 안건을 올렸다. 양승환씨는 티사이언티픽의 최대주주 위지트의 대표이사이고, 티사이언티픽의 김상우 각자대표는 개인회사 제이에스아이코리아를 통해 위지트의 최대주주로 올라와 있다.

지강민 티사이언티픽 소액주주 대표는 보도자료 등을 통해 "현 사주 김상우는 회사들간의 순환출자 구조문제가 있고, 매출이 저조하고 내부프로세스에 문제가 있는 코인거래소 한빗코를 높은 기업가치에 인수한 후, 과태료 처분을 받고 원화계좌 확보에 실패를 하는 등 무분별한 투자를 진행했다"며 "저는 현 경영진의 문어발식 순환출자로 인한 리스크 증가와 무분별한 투자와 같은 방만한 운영을 지양하고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회사를 바로잡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회사 측과 소액주주 측은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참고서류를 올리는 등 의결권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위지트와 특별관계자의 지분율은 지난 2일 매수 전 22.55%에서 28.1%로 확대됐다.

티사이언티픽의 최대주주 위지트 측은 “현재 계열사 티사이언티픽의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일부 세력들이 포털사이트 증권게시판 등 다양한 주주들의 소통창구를 통해 일부 악의적 허위 선동을 하거나 최대주주 측을 맹목적으로 비난하는 정보가 무분별하게 유포되고 있다"며 "시세조종을 의심케 하는 거래 정황들이 포착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반 주주들의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자본시장법 위반사항 및 사기적 부정거래 등 불법행위 여부를 철저히 확인하고 필요 시 관련 사법 및 감독기관에 적극적 대응을 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경영권 분쟁→원화마켓 실패→하한가...악순환

티사이언티픽의 경영권 분쟁이 커지면서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지난 1일 한빗코에 원화마켓 변경신고 불수리 결정을 통보했다. 한빗코는 코인과 코인 간 거래만 지원하는 '코인마켓' 거래소이다. 국내 거래소 중 원화와 코인을 거래할 수 있는 원화마켓은 업비트·빗썸·코인원·고팍스·코빗 등 5곳 뿐이다.

지난해 4월 티사이언티픽에 인수된 한빗코는 6번째 원화마켓 거래소를 꿈꾸며 지난 6월 광주은행과 실명계좌 계약을 맺기도 했다. 하지만 '6번째 원화마켓' 거래소의 꿈은 무산됐다.

한빗코의 원화마켓 변경이 무산된 지난 1일, 한빗코의 대주주 티사이언티픽의 주가도 하한가를 기록했다.

티사이언티픽의 경영권 분쟁이 원화마켓 무산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최근 금융당국은 내년 10월 예정된 가상자산 거래소 갱신 신고에서 대주주 적격성을 살피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실소유주 의혹에 휘말리며 이슈가 된 뒤 가상자산 거래소의 지배구조 안정성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에 대해 티사이언티픽 소수주주 연대는 "경영권 분쟁과 연관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티사이언티픽 소수주주 연대는 "(한빗코가) 고객 확인 의무 등을 부적절하게 처리했다. 고객 확인 조치가 끝나지 않은 190명의 거래 제한도 하지 않았다"라며 "미숙한 의심거래 감시 체계 운영과 부족한 역량을 여실히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 8월 FIU는 한빗코를 대상으로 2주간 종합검사를 진행했고, 다수의 특금법(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사항이 적발돼 지난달 과태료 19억9420만원, 임직원 대상 주의·견책 조치가 이뤄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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