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장기화"..LCR·예대율·PF비율 완화 6개월 연장

고금리 장기화에 따라 은행 LCR(유동성 커버리지비율)·저축은행 예대율·여신전문회사 유동성 비율 등 규제완화 조치가 내년 6월까지 6개월 연장된다. 현재 가동중인 37조4000억원 규모의 채권·단기자금 시장 안정 조치도 일괄적으로 1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감독원, 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시장 전문가들과 금융시장 현안 점검·소통회의를 개최하고 각종 안정 프로그램과 금융규제 유연회 조치를 연장키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최근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내년에도 고금리가 지속될 수 있는 만큼 시장 안정에 중점을 두는 정책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김 부위원장은 "통화정책 기조가 전환되더라도 금리 인하의 시기와 속도에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는 만큼 금리 인하에 대한 과도한 기대는 위험하다"며 "가계와 기업이 고금리에 대비한 충분한 체력을 비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대 37조4000억원에 달하는 채권·단지자금시장 안정 조치 운영기간이 1년씩 연장된다. 구체적으로 채권시장안정펀드와 회사채·CP(기업어음) 매입 프로그램은 내년 말 까지 연장되고 증권사 PF-ABCP 매입 프로그램은 2025년 2월말까지 운영된다. 내년말까지 운영 예정인 시장안정 P-CBO 프로그램도 내년 중 차질 없이 가동할 예정이다.

올해 말까지 조치 기간 종료 예정이었던 금융규제 유연화 조치도 6개월 연장된다. 업권별로 은행 LCR 95% 비율이 내년 6월까지 연장된다. 저축은행 예대율 규제 비율 110%도 내년 상반기까지 유지돼 고금리 자금 조달 압박이 덜어질 전망이다. 여전사의 원화 유동성 비율 90%, 여신성 자산 대비 PF(프로젝트파이낸싱) 익스포져 비율 40%도 내년 상반기까지 유지된다. 금융투자 업권의 경우 ELS(주가연계증권) 헤지자산 내 여전채 편입비중 축소(8%) 유예와 자사보증 PF-ABCP 매입시 NCR 위험값 32% 적용도 내년 상반기까지 각각 연장된다.

금융위는 내년 2분기 중 금융시장 여건과 금융업권별 건전성, 유동성 상황을 종합 검토해 추가 연장 또는 정상화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저금리, 유동성 과잉공급 시기에 누적된 금융 리스크가 충분히 해소되기 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는 것이 불가피 하다"며 "향후에도 시장 안정기조가 확고히 자리 잡을 때까지 상당기간 동안 강화된 모니터링과 집중적인 시장안정 대응 체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