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세 카드 꺼낸 英 보수당…내년 총선 승부수

박종화 2023. 11. 23.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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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을 앞두고 좀처럼 지지율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영국 보수당 내각이 감세 카드를 꺼내 들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제러미 헌트 영국 부총리 겸 재무장관은 국민보험(영국의 사회보험) 요율을 현행보다 2%포인트(p) 낮은 10%로 인하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가디언 등 영국 언론은 보수당 내각의 감세가 총선을 겨냥한 승부수라고도 해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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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보험 1인당 年 73만원 경감…기업 공제 확대
조기 총선설 속 민심 다지기…소득세 추가 감세 거론도
英 예산책임청, 내년 성장률 1.8→0.7% 하향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총선을 앞두고 좀처럼 지지율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영국 보수당 내각이 감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영국 런던의 한 슈퍼마켓(사진=AFP)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제러미 헌트 영국 부총리 겸 재무장관은 국민보험(영국의 사회보험) 요율을 현행보다 2%포인트(p) 낮은 10%로 인하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근로자 한 사람당 연간 평균 450파운드(약 73만원) 혜택을 볼 수 있으리란 게 영국 정부 추산이다. 자영업자의 국민보험 요율도 1%포인트 인하된다. 기업에는 2026년 일몰될 예정이던 ‘투자비용 완전공제’(공장·플랜트 등 대규모 자본 구축에 들어간 비용을 한 번에 100% 소득 공제 해주는 제도)를 상설화하기로 했다. 헌트 부총리는 1980년대 이후 최대 규모라고 이번 감세를 설명했다.

헌트 부총리는 이날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보수당은 경제를 성장시키려면 세금을 덜 부과해야 한다고 믿는 정당”이라며 경기 부양을 위해 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국 예산책임청(OBR)은 같은 날 영국의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을 0.7%로 수정했는데 이는 직전 전망치(1.8%)보다 1.1%포인트 낮은 수치다. 두자릿수를 넘나들던 인플레이션도 지난달 연(年) 4.6%까지 낮아졌지만 여전히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의 목표치(연간 2%)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상황이다.

가디언 등 영국 언론은 보수당 내각의 감세가 총선을 겨냥한 승부수라고도 해석하고 있다. 영국에선 늦어도 2025년 1월 전엔 총선을 치러야 하는데 현재 보수당 지지율은 노동당에 20%p 가까이 뒤지고 있다. 보수당 소속 조지 오스번 전 재무장관은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리시 수낵 총리가 국민보험 감면 혜택을 체감하기 시작하는 내년 봄에 조기 총선 승부수를 걸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수낵 총리와 헌트 부총리가 총선 승리를 위해 소득세까지 인하할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감세가 영국 경제를 살릴 수 있을지 의심하고 있다. 영국에선 지난해 리즈 트러스 당시 총리가 대규모 감세를 발표했다가 세수 결손 우려와 국채 금리 폭등 등 혼란만 만들고 이를 철회한 트라우마가 아직 가시지 않고 있다. 예산책임청은 이번 감세가 교육·보건 등 공공서비스 예산 삭감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고했다. 노동당은 감세가 차기 정부에 재정적 부담을 떠넘긴 것에 불과하다며 평가 절하했다.

박종화 (bel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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