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비위 임원 퇴직금도 챙겨준 동양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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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생명의 임원이 최근 성 비위로 사임했다.
취재를 종합하면 동양생명은 올해 6월 말 A 임원의 성 비위 정황이 적힌 투서를 접수했다.
그러나 동양생명은 A 임원에 관한 성 비위 건을 조사하던 중 중단했다.
현행법은 임원 등이 성 비위로 징계를 받아도 사임하면 퇴직금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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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처벌 않은 건 조직 규범 확립에 부적절"
[아이뉴스24 최석범 기자] 동양생명의 임원이 최근 성 비위로 사임했다. 임원은 별다른 징계를 받지 않았고 퇴직금도 받았다.
23일 동양생명은 "내부 신고 제도를 통해 한 임원에 관한 익명의 성 비위 투서가 접수된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 그 임원은 회사를 떠났다"고 말했다.
취재를 종합하면 동양생명은 올해 6월 말 A 임원의 성 비위 정황이 적힌 투서를 접수했다. 투서에 적힌 성 비위 내용은 일정 부분 사실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동양생명은 A 임원에 관한 성 비위 건을 조사하던 중 중단했다.
오히려 동양생명은 조사 과정에서 A 임원과 재계약을 진행했다. 내부에선 성 비위 논란이 불거진 임원과 재계약을 한 게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던 중 A 임원은 의원 사직(합의 해지) 형식으로 돌연 회사를 떠났다.
성 비위 사건은 A 임원의 사임으로 흐지부지 끝났다. A 임원은 성 비위로 회사를 떠났지만, 퇴직금은 모두 받았다. 현행법은 임원 등이 성 비위로 징계를 받아도 사임하면 퇴직금을 받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임원은 퇴직 직전 1년 동안의 총 급여액의 10분의 1에 상당하는 금액에 근속 연수를 곱한 금액을 받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동양생명의 올해 9월 기준 미등기임원 1인당 평균 급여액은 1억500만원이다.
동양생명은 피해자가 A 임원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아 별도로 징계위원회를 열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피해자가 본인이 당한 피해가 드러나지 않길 원했고, 그런 차원에서 A 임원을 징계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며 "이런 이유로 A 임원은 별도의 징계를 받지 않았고, 퇴직금도 받았다"고 말했다.
성 비위 임원과 재계약을 체결한 이유에 대해선 "투서의 존재는 인지하고 있었지만, 단순히 투서만으로 임원 재계약을 미룰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퇴직금 지급과 관련해선 "성 비위를 저질러도 현행법은 퇴직금을 지급하게 돼 있다"고 해명했다.
일각에선 동양생명이 나쁜 선례를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성 비위 사안의 피해자 우려를 최대한 수용하되 직장 내 규범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라고 권고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여성가족부는 매뉴얼에서 피해자가 '행위자'의 처벌을 원치 않거나 '피해자가 아닌 자'가 신고한 사건에 관해 처리를 원치 않아도 규범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히고 있다. 피해자가 원치 않는다고 없던 일로 하면 제3의 피해자를 만들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여가부 관계자는 "원칙은 피해자 중심의 해결이지만, 피해자가 원치 않는다는 이유로 처벌하지 않고 회사를 떠나게 한 것은 조직 규범 확립 차원에서 적절하지 않다"며 "구체적인 사안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석범 기자(01065319988@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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