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 또 반전' 황의조 사건 …형수 등장, 불법촬영 '진실게임' 양상

황의조 사생활 영상 유포자, 친형수로 밝혀져…범행동기 질문엔 '침묵'
황의조, 피해자→피의자 전환…전 연인과 '불법촬영' 여부 놓고 대립

황의조가 20일 대전 유성구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대한민국과 엘살바도르의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첫 골을 성공시킨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3.6.2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사생활 유포 협박으로 출발한 황의조 선수 사건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피해자이자 고소인이었던 황 선수는 불법촬영 혐의를 받는 피의자로 전환됐다.

특히 협박범의 정체가 친형수로 밝혀지면서 충격을 준데 이어 불법촬영 여부를 놓고 매일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일종의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진 상황이다.

앞으로 경찰 수사는 '불법촬영' 여부를 밝히는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 황의조 사생활 영상 유포자, 친형수로 밝혀져…범행동기 질문엔 '침묵'

23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사건의 시작은 지난 6월25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황 선수의 전 연인이라고 주장하는 A씨가 불법촬영물로 추정되는 황 선수의 성적 사생활 영상을 올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게시글은 삭제됐지만 해당 영상은 가파른 속도로 퍼졌다. 당시 황 선수 측은 지난해 11월 그리스에서 휴대폰을 분실한 뒤 이후 영어로 수차례 협박에 시달렸다며 유포 행위자에 대한 엄정 대응을 예고했다. 협박은 주로 SNS를 통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황 선수는 지난 6월 정보통신망법상 허위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과 성폭력처벌법상 촬영물 등 이용 협박·강요 혐의로 경찰에 A씨를 고소했다.

하지만 수사 결과 A씨는 황 선수의 친형수로 확인됐다. A씨는 황 선수와 동행하며 매니저 역할을 해오는 등 황 선수와 친밀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A씨는 해킹 논란 등을 제기하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경찰 측에선 수사 결과를 종합한 결과 그럴 가능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를 알게 된 황 선수는 경찰 측에 처벌불원서를 제출하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에 경찰은 A씨의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선 공소권 없음으로 불송치했다.

하지만 현행법상 성범죄는 반의사불벌죄 및 친고죄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에 경찰은 지난 22일 성폭력처벌법상 촬영물등 이용 및 강요·협박 혐의로 A씨를 서울중앙지검에 구속 송치했다.

◇ 황의조, 피해자→피의자 전환…전 연인과 '불법촬영' 여부 놓고 진실 공방

황 선수와 전 연인의 사생활을 찍은 영상이 불법 촬영에 해당하는지도 이번 사안의 핵심 쟁점이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2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황 선수의 불법촬영 정황을 포착하고 그를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혐의로 피의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황 선수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해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하던 중 불법촬영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황 선수는 현재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피해자가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황 선수 측은 영상 촬영은 황 선수의 일반 휴대전화로 이뤄졌으며 상대방도 인지 후 관계에 응했다는 입장이다. 해당 여성에게 피해 사실을 알리고 고소를 같이 제안한 점 역시 불법 촬영이 아닌 증거라고 반박했다.

황 선수 측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대환은 입장문을 통해 "교제 중간에 합의 하에 영상을 모두 삭제한 건 사실이지만 이후에 1년 이상 더 교제를 이어가며 추가로 촬영을 했다"며 "해당 여성 측은 명시적 합의가 없어 불법이라고 주장하지만 장기 교제를 이어오며 당사자 상호 인식 하에 촬영과 삭제를 반복하면 이를 소위 말하는 '몰카'로 볼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피해자 측은 촬영에 동의를 하지 않아 해당 영상은 불법촬영물이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인 이은의 변호사(이은의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피해자가 과거 잠시 황의조 선수와 잠시 교제하긴 했지만 민감한 영상의 촬영에 동의한 바가 없고 삭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6월 말경 황의조 선수가 피해자에게 연락해와 유포자를 빨리 잡으려면 같이 고소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당혹스러웠지만 유포자를 잡지 못하면 추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불법 유포와 불법촬영에 대해 경찰에 고소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황 선수 측 입장발표문에 피해자 신분을 특정할 수 있는 신상정보가 나왔다는 점을 비판하며 불법촬영물을 입증할 자료 일부를 공개하겠다고 맞섰다.

피해자 측은 황 선수의 거듭된 부인에 맞어 이날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의 이은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언론 브리핑을 열고 불법촬영을 입증할 자료 일부를 공개할 예정이다.

kimye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