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가 자산 두배 넘어”…백기 든 中 그림자금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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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그림자금융(비은행권 금융) 대표 업체인 중즈(中植)그룹이 사실상 부채를 상환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대형 자산운용사인 중즈 엔터프라이즈 그룹이 투자자들에게 "사전 실사 결과 지속 가능한 사업 운영에 상당한 위험을 감수했으며 단기적으로 부채를 감당할 만큼 충분한 자산을 갖고 있지 않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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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36조원인데 부채 76조원, 구조조정도 미진해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중국의 그림자금융(비은행권 금융) 대표 업체인 중즈(中植)그룹이 사실상 부채를 상환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대형 자산운용사인 중즈 엔터프라이즈 그룹이 투자자들에게 “사전 실사 결과 지속 가능한 사업 운영에 상당한 위험을 감수했으며 단기적으로 부채를 감당할 만큼 충분한 자산을 갖고 있지 않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즈그룹이 유동성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중국의 대표 그림자금융 기업 중 하나인 중릉국제신탁 때문이다. 그림자금융은 전통적인 은행과 달리 엄격한 규제를 받지 않는 비(非)은행 금융산업을 말한다. 중국 지방 정부가 그림자금융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했는데 부동산 시장 침체로 연쇄적인 위기를 겪고 있다.
중릉국제신탁은 올해 약 395억위안(약 7조1600억원) 규모의 상품 만기가 돌아오지만 최근 수십여개 신탁 상품에 대해 지급을 이행하지 못하면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또 중즈그룹은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진 헝다(에버그란데)의 자산을 대규모로 사들였는데 해당 자산의 부실화로 난관에 빠진 것으로도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중즈 같은 그림자은행은 가계 저축을 모아 대출을 제공하고 부동산·주식·채권·상품에 투자하는 느슨하게 규제되는 회사”라며 “중즈와 계열사들은 문제가 있는 개발자에게 자금 조달을 늘리고 헝다를 포함한 회사의 자산을 잡아챘다(snapped up)”고 전했다.
이에 중즈그룹은 지난 8월 투자들에게 부채 구조조정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알린 바 있다. 회계 감사를 위해 대형 회계사인 KPMG를 고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구조조정이 원활하지 않자 다시 경고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중즈그룹은 이날 투자자들에게 자산은 2000억위안(약 36조3000억원)인데 부채가 4200억~4600억위안(약 76조2000억~83조5000억원)으로 두배 이상 많다고 밝혔다. 유동성이 고갈돼 자산 처분을 통한 회수 가능액이 낮고 자체적인 구조조정 노력도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지급 불능 위기에 놓인 중즈그룹이 중국 정부의 도움을 받을지는 확실치 않다. 블룸버그는 전날 중국 규제당국이 개발사 50곳을 ‘화이트리스트’로 지정해 다양한 지원을 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목록에는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 위안양(시노오션), 쉬후이(CIFI) 등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이명철 (twom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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