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스크리닝] '괴물' 타인의 외면에서부터 나의 내면까지 훑는 거장의 섬세한 여정 ★★★☆
▶ 줄거리
싱글맘 사오리(안도 사쿠라)는 아들 미나토(쿠로카와 소야)의 행동에서 이상 기운을 감지한다. 용기를 내 찾아간 학교에서 상담을 진행한 날 이후 선생님과 학생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흐르기 시작하고. 한편 사오리는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미나토의 친구 요리(히이라기 히나타)의 존재를 알게 되고 자신이 아는 아들의 모습과 사람들이 아는 아들의 모습이 다르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깨닫는데… 태풍이 몰아치던 어느 날, 아무도 몰랐던 진실이 드러난다.
▶ 비포스크리닝
이미 국내에서도 팬덤이 있는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이다. '브로커'로 한국 관객들과 인사한 게 지난해인데 감독은 또 신작 '괴물'로 76회 칸 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예매 오픈 단 2분 만에 전회차, 전석 매진이 될 정도로 이 작품은 기대감도 높다. 여기에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특유의 인간 내면의 숨겨진 감정과 관계에 집중하는 연출 덕도 있지만 일본 최고의 각본가 사카모토 유지, 세계적인 음악가 故사카모토 류이치와의 작업이라는 것도 한 몫했다. 사카모토 유지는 드라마 '마더' '최고의 이혼' 영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등의 히트작을 낸 각본가이며 故사카모토 류이치는 영화 '마지막 황제'로 제60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음악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음악가다. 특히 故사카모토 류이치 우리나라의 영화 '남한산성'의 음악도 함께한 인연이 있기도 하다.
영화 '괴물'에 출연하는 배우들의 면면도 인상적이다. 엄마 '사오리'를 연기한 안도 사쿠라는 71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어느 가족'에 출연했으며 일본 아카데미상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또 초등학교 교사 '호리'를 연기한 나가야마 에이타는 국내 드라마 팬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은 '노다메 칸타빌레'의 '미네 류타로' 역할을 했던 배우로 그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초등학교 교장 '후시미'를 연기한 타나카 유코는 몬트리올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일본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 등을 수상한 베테랑 배우다.
아역배우들과 함께 가슴 뭉클해지는,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영화를 만들었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과연 유명한 한국배우 없이 일본 배우만으로 마니아층이 아닌 한국대중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 기대가 된다.
▶ 애프터스크리닝
솔직히 '브로커'가 너무나 노골적으로 메시지를 드러냈던 탓에 '괴물'에 큰 기대를 하지 못했다. 그리고 영화가 시작되면서 '괴물'이 누구일지, 어떤 일을 하는 걸 괴물이라고 칭했을지가 궁금해져 '추적자'의 눈으로 이야기를 쫓아갔다.
처음에는 '아 학교 폭력과 관련된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구나. 그래서 상처 주는 교사, 모른 척하는 학교 시스템, 피해자가 결국 학교를 떠나게 만드는 사회가 괴물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특히 '교사의 팔꿈치와 학생의 코가 접촉했을 뿐'이라는 대사에서는 얼마 전 커뮤니티에서 봤던 우리나라 상황과 너무 똑같아서 '일본도 우리와 다르지 않구나'라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섣부르게 판단했던 나 자신을 반성하게 했다. '한쪽 이야기만 들어서는 안 되겠구나'라는 생각에 이어 진실과 별개로 만들어지는 여론, 누군가의 부추김이나 웅성거림이 사실이 되어버리는 분위기, 그런 일들이 비일비재한 사회... 판단과 생각 없이 쉽게 살아가는 우리가 결국 괴물이구나라는 가슴 아픈 통찰을 하게 한다.
굉장히 영리한 각본이었다. 이래서 각본상을 받았구나 싶었다. 3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편집이나 연출도 뛰어나 장의 구분에 특별한 장치를 쓰지 않았는데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특정 시점으로부터 각 장의 이야기는 시작되는데 반복이 될수록 관객의 시선은 표면적인 사건에서부터 등장인물의 내면으로 더 깊어진다. 그러며 개인에서부터 다시 관계로, 사회로 더 넓게 바라보게 된다.
아역배우들의 연기는 연기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좋다. 배우들이 천재인지 감독의 연출이 좋은 건지 구분이 안될 정도. 아이들의 관계가 LGBTQ로 묘사되긴 하지만 여기에 초점을 맞출 필요는 없어 보인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미디어캐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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