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에이스' 이강인, 2024년에도 활약 예고…"큰힘이 되도록 노력할 것"
[인터풋볼] 박지원 기자= 어쩜 이리 완벽할 수 있을까. 이강인(22)이 11월 A매치를 훌륭하게 마친 뒤 한국 팬들에게 감사 메시지를 남겼다.
이강인은 23일 개인 SNS에 "2023년 축구대표팀 경기들이 모두 끝났네요. 팬분들의 응원 덕분에 서울에서 그리고 멀리 중국에서도 저희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어요. 특히 큰 시험을 치르고 경기장에 저희를 보러 찾아와주신 수험생 분들 모두 저희를 보고 조금이라도 힘을 받으셨다면 좋겠습니다!"라고 작성했다.
계속해서 "2024년에도 여러분에게 큰힘이 되어드릴 수 있는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여러분들도 올 한해 끝까지 파이팅!♥"이라고 덧붙였다.
이강인은 2023년 클린스만호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지난 9월 부상으로 제외된 것을 빼면 매번 소집됐고, 콜롬비아전을 제외하고 모두 선발 자리를 꿰찼다. 앞선 10월 A매치를 통해 공격 포인트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튀니지전에서 멀티골, 베트남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각각 4-0, 6-0 대승을 이끌었다.
훌륭한 퍼포먼스는 11월에도 이어졌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11월부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미국-멕시코-캐나다) 아시아 2차 예선에 돌입했다. 이강인은 싱가포르전과 중국전에서 모두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먼저 싱가포르전에서는 '원맨쇼'나 다름이 없었다. 균형이 이어지던 전반 44분, 이강인은 오른쪽 진영에서 환상적인 크로스를 올렸다. 이를 조규성이 수비 라인 사이로 침투한 뒤 마무리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강인의 어시스트.
후반에도 마찬가지였다. 후반 4분, 이강인이 우측면에서 폭발적인 드리블로 상대 수비를 허물었다. 조규성이 공을 이어받은 뒤 크로스를 올렸다. 이를 문전에서 황희찬이 헤더 슈팅으로 밀어 넣었다. 이강인이 관여한 것.
계속해서 득점에 기여했다. 후반 18분, 이강인이 측면을 허문 뒤 설영우에게 내줬고 곧바로 손흥민에게 공이 연결됐다. 손흥민은 '손흥민 존'에서 환상적인 왼발 감아 차기를 통해 골망을 갈랐다. 네 번째 황의조의 페널티킥 득점 역시 이강인이 설영우에게 패스를 건넸으며, 이후 설영우가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본인이 직접 득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후반 40분, 좌측면에서 김진수가 올린 크로스를 수비가 걷어냈다. 세컨드 볼을 이강인이 깔끔하게 구석으로 차 넣으며 골망을 흔들었다. 이렇듯 이강인은 5골에 있어 직간접적으로 모두 관여했다.
중국전에서는 손흥민이 2골 1도움으로 주인공이 됐지만, 이강인의 활약도 만만치 않았다. 전반 45분, 이강인이 날카로운 코너킥을 올렸다. 이를 손흥민이 니어 포스트 쪽으로 뛰어 들어간 뒤 헤더 슈팅을 했고 공은 파 포스트 구석에 꽂혔다. 이강인의 4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였다.
눈에 띄는 장면이 여럿 있었다. 전반 16분, 이강인이 코너킥을 처리했다. 조규성이 높은 타점의 헤더 슈팅을 날렸지만, 크로스바 위로 살짝 떴다. 계속해서 전반 34분, 이기제의 크로스가 조규성 머리를 맞고 페널티 박스 밖으로 흘렀다. 이를 이강인이 오른발 슈팅으로 처리했는데, 수비 블록에 맞고 벗어났다.
이강인은 분주하게 중국을 괴롭혔다. 전반 44분, 이강인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드리블 돌파에 성공한 뒤 침투하는 손흥민을 향해 내줬다. 손흥민의 터닝 슈팅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후반 8분, 한국의 역습이 진행됐고 손흥민이 질주하다가 오른쪽에서 함께 쇄도하던 이강인에게 내줬다. 이강인은 골키퍼까지 제친 뒤 오른발 슈팅을 했으나, 뒤쫓아온 주천제가 골문 앞에서 발로 막아냈다. 후반 21분, 이강인이 손흥민과 이대일 패스를 주고받은 뒤 중거리 슈팅을 했다. 감아 찬 공은 살짝 뜨면서 크로스바 위로 넘어갔다.
이강인의 역할은 후반 38분까지였고, 정우영과 교체되면서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강인의 활약상에 대만족했다. 싱가포르전 종료 후 "지난 6~8개월 동안 이강인의 성장세를 보고 생각을 해본다면 매우 행복한 것 같다. 지도자뿐만 아니라 미디어, 팬들도 이강인의 경기력을 보여주기까지 성장한 모습을 보면 흐뭇할 것 같다. 한국 축구에도 좋은 일인 것 같다. 이런 선수와 대한민국 대표팀에서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하다. 젊은 청년인데 책임감을 갖는 모습을 보여주며 성장하고 있다. 본인의 드리블, 마무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수비적으로 헌신하고 에너지를 쏟아내는 부분은 지도자들이 꾸준히 이야기해주고 있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도 그렇게 지도할 것이다. 월드컵 예선과 같은 이런 긴 여정에선 우리 스스로가 기대치를 높여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말해줬다. 이강인도 앞으로 더 발전할 테지만 기대치가 더욱 높아질 것이다. 그런 것을 만족시키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대표팀에 너무나 필요한 선수다"라고 했다.
이어 "본인의 드리블, 마무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수비적으로 헌신하고 에너지를 쏟아내는 부분은 지도자들이 꾸준히 이야기해주고 있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도 그렇게 지도할 것이다. 월드컵 예선과 같은 이런 긴 여정에선 우리 스스로가 기대치를 높여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말해줬다. 이강인도 앞으로 더 발전할 테지만 기대치가 더욱 높아질 것이다. 그런 것을 만족시키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대표팀에 너무나 필요한 선수다"라고 덧붙였다.
'주장' 손흥민도 기뻐했다. 손흥민은 "축구 선수로서 사람들한테 흥미를 주고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거 어떻게 보면 엄청나게 좋은 현상인 것 같다. (이) 강인이도 그거에 대해서 상당히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고 또 많은 축구 팬분들이 강인이를 되게 좋아해 주는 것에 대해서 너무나도 감사드린다. 또 강인이가 경기장에서 매 순간마다 항상 한 단계 한 단계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참 저도 축구 선수인으로서 축구를 하는 사람으로서 되게 즐겁고 앞으로 더 성장 가치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는 선수다"라고 전했다.
이강인은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면 기쁘다. 하지만 공격포인트보다 팀 승리가 중요한 것 같다. 제 공격포인트보다 팀이 승리할 수 있는 것이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항상 포커스를 맞추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한편, '캡틴' 손흥민도 한국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22일, 개인 SNS를 통해 "2023 대표팀 마지막 경기를 중국에서 끝냈습니다. 11월 대표팀 소집은 그 어느 때보다 추웠지만 여러분들의 사랑 덕분에 따뜻하고 행복하게 보냈습니다. 축구라는 스포츠가 이렇게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합니다"라고 썼다.
이어 "제가 선수로 뛰고 있을 때만큼은 제가 가지고 있는 긍정적인 에너지들을 많은 분들과 같이 공유하고 나누고 싶습니다. 행복하게 해드리며 웃게 해드리고 싶습니다. 많은 책임감이 따르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라면서 팬들에게 행복을 주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손흥민은 "여러분의 응원 덕분에 제가 이 자리에 있고, 제가 나눌 수 있는 것들은 이 작은 행복함과 이 에너지뿐입니다. 매번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3 대표팀 생활, 너무 행복하게 했습니다. 감사드리고, 2024년 저희 다 같이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행복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합니다 대한민국"이라면서 소감을 마무리했다.
손흥민은 중국 격파의 선봉장이었다. 킥오프 후 9분이면 충분했다. 황희찬이 왼쪽 진영에서 돌파 후 침투하는 조규성에게 내줬다. 이어진 슈팅이 굴절되며 떴고, 황희찬이 쇄도하는 과정에서 걸려 넘어졌다.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손흥민이 나섰고 왼쪽 하단으로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손흥민은 곧바로 손가락을 입에 가져다 댔다. '조용히 하라'는 의미의 '쉿 세리머니'였다. 중국 홈 팬들은 손흥민의 모습에 순간적으로 얼고 말았다. 거기다 손흥민은 자신의 시그니처인 '찰칵 세리머니'도 잊지 않았다.
손흥민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전반 45분, 이강인이 코너킥을 올렸고 손흥민이 니어 포스트 쪽으로 뛰어 들어간 뒤 헤더 슈팅을 했다. 공은 파 포스트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스코어 격차가 더욱 벌어짐에 따라 승리가 더욱 가까워졌다.
후반 들어 중국의 작은 희망마저도 짓밟아 버렸다. 후반 42분, 손흥민이 오른쪽 진영에서 프리킥을 올렸다. 그리고 정승현이 헤더 슈팅을 날렸고, 공은 아름다운 궤적을 그리며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이날 경기장에는 한국 팬들도 방문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대한민국"이라는 응원 구호가 더더욱 또렷하게 들렸다. 반면, 중국 홈 관중들은 도서관으로 변했다. 그 과정에는 '주장' 손흥민이 있었고, 중국에 다시 한번 공한증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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