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점 조준 완료' 신한은행, 구슬 활약 꾸준해야 한다

구슬(180cm, F)이 신한은행 외곽포를 이끌었다.

인천 신한은행이 지난 22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 프로농구 1라운드 아산 우리은행과 경기에서 78-92로 패했다. 1라운드 5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신한은행은 오프 시즌 동안 4아웃 1인 전술을 준비했다. 센터 김태연(187cm, C)이 성장했고, 내외곽을 오갈 수 있는 장신 포워드 변소정(180cm, F)을 활용하려는 방법이었다.

그러나 변소정은 개막전조차 마치지 못했다. 청주 KB스타즈와 경기에서 왼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시즌 아웃됐다. 골밑을 지켜줘야 할 김태연도 허리 디스크 악화로 이날 경기 포함 3경기째 이탈했다.

결국 비시즌 구상했던 전술을 바꿔야 했던 신한은행이었다. 2022~2023시즌 활용했던 스몰 라인업으로 돌아가야 했다.

그러나 신한은행 전력은 2022~2023시즌과 달랐다. 한채진(173cm, F)은 은퇴했고, 슈터 김아름(174cm, F)도 무릎 부상으로 이탈했다. 수비와 스페이싱에서 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신한은행은 김소니아(177cm, F)와 이다연(175cm, F)을 뺀 선수들의 외곽포 침묵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경은(173cm, G)은 이날 경기 전까지 3점 성공률 약 8.3%로 극심한 부진을 겪기도 했다.

구나단 신한은행 감독도 "자신감 문제다. 선수들이 자꾸 3점 라인 가까이에 붙는다. 3점 라인 멀리 서야 한다. 그래야만, 공간을 넓힐 수 있다"며 답답해했다. 코트 밸런스에 관한 고민을 안고 있었다.

이날 경기 패배는 곧 1라운드 전패였던 신한은행이었다. 절치부심한 신한은행은 1쿼터부터 화력을 집중했다.

구슬이 1쿼터에만 3점 3방을 터트렸다. 3점 라인 한 발 뒤에서도 거침없었다. 이경은, 김소니아, 이혜미(170cm, G)도 3점을 추가했다. 트랜지션과 3점 조화로 우리은행에 맞섰다.

하지만 신한은행 3점포가 2쿼터에 침묵했다. 이명관(173cm, F)을 앞세운 우리은행 화력에 밀렸다. 외곽슛 없이는 우리은행을 이겨낼 수 없었다. 

신한은행이 3쿼터에 다시금 추격에 시동을 걸었다. 원동력은 3점이었다. 구슬-김소니아-김지영(172cm, G)이 순서대로 3점을 쏘아 올렸다. 12점 차에서 6점 차까지 쫓아간 신한은행이었다.

하지만 박혜진(179cm, G)이 중요한 순간마다 신한은행 숨통을 끊는 득점을 올렸다. 어려운 득점 기회도 정확히 살렸다. 신한은행 선수들을 김빠지게 했다.

그럼에도 이날 경기에 소득이 있었다. 구슬의 재발견이었다. 경기 최다 득점인 24점에 3점 4방을 터트렸다. 팀 사정상 상대 빅맨을 막으면서도, 정확히 영점을 맞췄다.

구슬은 무릎 전방 십자인대 부상 전까지 준수한 슈팅 능력을 갖춘 스윙맨이었다. 2015~2016시즌부터 2020~2021시즌까지 5시즌(구슬은 2016~2017시즌 임의탈퇴로 프로 무대를 잠시 떠났다) 중 4시즌이나 3점 성공률 30% 이상을 기록했다.

하지만 부상 복귀 후 슈팅 기복을 극복하지 못했던 구슬이었다. 떨어진 운동 능력이 영향을 미쳤다.

한 번 터지기 시작한 구슬의 손끝은 다른 팀도 쉽게 무시할 수 없는 무기다. 3점이 절실한 신한은행에 안정적인 무기로 자리 잡아야 한다.

사진 제공 = WKB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