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전2’ 감독 “故 김주혁, 딥페이크 기술도 생각” 직접 밝힌 비하인드 (종합)[인터뷰]
[OSEN=김채연 기자] ‘독전2’ 백종열 감독이 '독전2'를 연출하며 느낀 점을 털어놨다.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영화 ‘독전2’ 백종열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지난 2018년 수많은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관객들의 입소문으로 화제성과 흥행을 모두 잡은 영화 ‘독전’이 5년 만인 2023년, ‘독전’ 속 용산역 혈투 이후의 이야기를 담은 미드퀄 형식의 넷플릭스 영화 ‘독전 2’로 돌아왔다.
백종열 감독은 2015년 개봉한 영화 ‘뷰티인사이드’에 이어 ‘독전2’로 한효주와 두번째 호흡을 맞추게 됐다. 한효주가 연기한 큰칼은 진하림의 의붓동생으로 이선생의 눈에 들기 위해 살인과 폭력을 일삼는 인물, 원래는 남성 캐릭터였으나 각색을 통해 여성 캐릭터로 변화를 줬다.
백종열 감독은 ‘큰칼’의 성별을 바꾼 이유로 “남자 큰칼은 그 안에서 하는 행위들이 너무 잘 어울리는 느낌, 정답같은 느낌이었다. 진하림과 큰 칼의 대립이라던가 그런게 너무 정답이 주는 아쉬움이 있었다”며 “그래서 여자로 바꿔볼까라는 고민과 그게 한효주면 어떨까라는 고민을 동시에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다면 조금 더 감성적으로는 굉장히 어려운 캐릭터이지만,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 않을까 생각을 했던 게 있었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든 캐릭터지만 흔쾌히 부탁할 수 있는 배우라고 생각해서 확신을 가졌다”고 한효주를 캐스팅한 이유를 알렸다.
한효주의 반응은 어땠을까. 백종열 감독은 “바로 답해줄거라는 기대는 안했다. 고민의 시간이 길 거라고 생각해서 충분히 기다렸다”면서 “한효주 배우는 제가 요청드리는 어떤 정서나 그런 건 굉장히 빨리 알아듣는 배우다. 굉장히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개인적으로 지나치게 예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생각이 무색할 만큼 연기에 대한 집중력이 강했다”고 언급했다.
한효주는 ‘독전2’를 위해 고난도의 액션은 물론, 독하게 몸을 만들었다. 백종열 감독은 지켜보는 입장에서 어땠을까. 그는 “외형을 만들기 위해 외형을 만드는데 시간을 투자하는 걸로 알고 있다. 잔인한 요청이지만 몸을 쓰고 힘을 쓸때 근육의 결이 보였으면 좋겠다고 했다”면서 “그러면 수분이 제거되어야 한다더라. 현장에서도 물을 입에 물고 뱉는 것도 봤다. 그게 큰칼을 만들어준 게 아닌가싶다”고 회상했다.
이어 액션 연기를 위해 따로 디렉션을 준 부분이 있냐고 묻자 “종합격투기의 클립을 효주씨에게 전달을 해주고, 실제적인 무술감독님께 부탁을 드린 건데 보통 액션신을 하면 합을 맞춘다. 주먹이 어디로 가면 피하고 이런 합이 덜 느껴졌으면 좋겠다. 진짜 길거리 싸움처럼 그게 익숙한 사람처럼 보였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답했다.
‘독전2’의 새로운 비주얼로 한효주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시즌1에서 류준열이 맡았던 락 역은 오승훈이 연기하고,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故 김주혁을 대신해 변요한이 진하림 역으로 출연한다. 백종열 감독은 전작 ‘뷰티인사이드’를 통해 김주혁과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이에 백 감독은 “김주혁 씨를 어떻게 대체할 것인지, ‘독전2’를 연출하는 만큼 부담이 컸다. 처음에는 비슷한 몸을 가진 분을 섭외해서 딥페이크 기술이라도 쓸까 했다. 실제로 그렇게 하려고 했는데 무산이 됐다”고 비하인드를 털어놨다. 그러면서 “변요한 씨도 직접 만나서 부탁을 드렸다. 본인도 출연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고, 부담을 느꼈다. 기나긴 설득 끝에 승낙을 받고 작업을 하면서 전편에서 보여진 ‘진하림’의 10년 전 모습은 어땠을까 계속 유추하면서 작업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백종열 감독은 처음부터 영화감독으로 데뷔한 것은 아니다. 오랜기간 CF 감독 및 디자이너 등으로 활동하다가 영화 ‘뷰티인사이드’를 통해 영화감독으로 데뷔했다. ‘독전2’에 이어 내년 개봉 예정인’ 부활남’까지 메가폰을 맡았다. 그가 느낀 연출의 매력은 무엇일까. 백 감독은 “이야기를 만드는 그런 기본적인 핵심의 골격이라고 할까요?”라며 “그걸 포장해서 배우에게 투영한다거나, 공간에 대해 결정한다거나, 빛의 질감이나 소리를 표현해서 전체적인 이야기를 만드는 게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고 전했다.
백종열 감독에게 ‘독전2’를 연출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에 대해 묻자 “틈에 대한 설명을 시간을 들이더라도 구체적으로, 전체적인 러닝타임이 길어졌더라도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오해의 소지를 막거나 친절하게 소개해야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백종열 감독은 ‘독전2’가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냐는 질문에 “조금 아프게 남을 것 같다. 시청자들의반응이 이렇구나, 내가 놓친게 있나 보다. 사실 제가 봤던 몇몇 글에서는 배우들의 연기 지적도 봤다. 그건 연기의 문제가 아니라 연출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런게 아쉬움으로 남겠구나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넷플릭스 영화 ‘독전 2’는 용산역에서 벌인 지독한 혈투 이후, 여전히 ‘이선생’을 쫓는 형사 ‘원호’(조진웅 분)와 사라진 ‘락’(오승훈 분), 다시 나타난 ‘브라이언’(차승원 분)과 사태 수습을 위해 중국에서 온 ‘큰칼’(한효주 분)의 독한 전쟁을 그린 범죄 액션 영화다. /cykim@osen.co.kr
[사진]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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