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3라운드 신화' 이명관, 우리은행에서 두 번째 우승 노린다

방성진 2023. 11. 23.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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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관(173cm, F)이 새 소속팀에서 두 번째 우승을 노린다.

아산 우리은행이 지난 22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 프로농구 1라운드 인천 신한은행과 경기에서 92-78로 승리했다. 1라운드 전승으로 선두를 지켰다.

2022~2023시즌 통합 우승을 차지한 우리은행은 2023~2024시즌을 앞두고 큰 악재를 맞았다. 팀의 중심을 잡아준 베테랑 김정은(180cm, F)이 하나원큐로 이적한 것이었다. 2022~2023시즌 김단비(180cm, F)-박지현(182cm, G)-박혜진(179cm, G) 다음으로 많은 출전 시간을 소화했던 만큼, 김정은 빈자리를 누군가는 채워야 했다.

위성우 감독의 선택은 유승희(175cm, G)였다. 김정은 FA(자유계약) 보상 선수로 하나원큐에서 김지영(172cm, G)을 지명한 뒤 신한은행 소속이던 유승희를 데려왔다. 유승희는 준수한 볼 핸들링, 슈팅력, 강한 투지, 에너지 레벨 등 여러 방면에서 팀에 이바지할 수 있는 자원이다. 공수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위성우 감독도 비시즌 유승희 활약에 만족했다. 박신자컵에서도 합격점을 줬다. 로테이션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기려고 준비했다.

그러나 계획이 어긋났던 우리은행이었다. 유승희는 개막전에서 오른쪽 전방 십자인대를 다쳤다. 그대로 시즌 아웃됐다. 위성우 감독은 "(유)승희가 부상으로 나간 뒤 경기에 집중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앞으로 시즌 구상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고 밝혔다.

또 가드진 한 축을 맡았던 나윤정(172cm, G)마저 어깨 탈구로 이탈했다. 사실상 우리은행과 2022~2023시즌을 함께 했던 자원은 5명(김단비, 박지현, 최이샘, 고아라, 노현지)만 남았다.

좋은 성적을 떠나서, 경기를 온전히 치르기도 어려웠던 우리은행은 발바닥 부상으로 훈련도 거의 하지 못한 이명관에게 출전 시간을 부여했다. 훈련에서 확신을 줘야만 출전 기회를 부여하는 위성우 감독에게 이명관 투입은 사실상 로또였다.

그런데 위성우 감독의 로또가 당첨됐다. 팀 훈련도 거의 하지 못한 이명관이 폭발한 것.

이명관은 2023~2024시즌 첫 경기였던 부천 하나원큐전에 8점 3리바운드 1어시스트로 제 몫을 했다. 경기 종료 1분 20초 전 역전 득점을 올리기도 했다. 박지현-김단비-나윤정-최이샘 다음으로 많은 시간(23분 51초)을 소화했다.

이명관의 활약은 우승 후보 맞대결이었던 청주 KB스타즈와 경기에서도 계속됐다. 승리를 결정하는 버저비터 포함 9점 4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로 펄펄 날았다. 우리은행 시스템에 완전히 안착했다.

드래프트 지명 후 3시즌 간 활약했던 용인 삼성생명과 경기에서도 팀 내 3번째로 많은 시간을 소화한 이명관은 이날 경기에서 뜨거운 손끝 감각을 자랑했다. 2쿼터에만 3점 2방 포함 8점을 몰아넣었다. 5점 차까지 추격한 신한은행의 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약점으로 꼽혔던 수비도 발전한 이명관이었다. 이명관은 때때로 로테이션 실수를 하기도 했지만, 강인한 몸싸움과 끈질긴 수비로 상대 공격을 저지했다. 강한 우리은행 로테이션 수비에 도움을 받기도 했다.

위성우 감독도 "(이)명관이가 정말 잘하고 있다. 딱히 할 이야기도 없다. 그동안 열심히 훈련해야만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고 믿었다. 정말 신기하다"면서도 "명관이가 2023~2024시즌을 정상적으로 소화할 수 있을지 의심했다. 지금도 발바닥 부상으로 훈련을 거의 하지 못한다. 그래도, 나서야 할 때와 피해줘야 할 때를 안다"고 칭찬했다.

수훈 선수로 뽑힌 박지현 역시 "명관 언니 활약하는 게 정말 신기하다. 정말 쏠쏠하다. 감독님도 언니를 잘 모르겠다고 하신다. 나도 언니를 알아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명관은 프로 데뷔까지 쉽지 않은 길을 걸었다. 단국대 시절 두 차례 큰 부상을 이겨냈다. 프로 지명도 3라운드 6순위로 마지막 순번에서야 부름을 받았다.

그럼에도 이명관은 포기하지 않았다. 고된 재활 과정을 이겨내고, 삼성생명의 2020~2021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이바지했다.

그러나 깜짝 스타로 주목받은 것도 잠시였던 이명관이었다. 이명관은 주전 경쟁에서 밀리면서, 소속팀도 옮겨야 했다.

절치부심한 이명관은 새로운 소속팀에서 커리어 하이를 찍으려고 한다. 2번째 우승이라는 림을 조준하고 있다.

[양 팀 주요 기록 비교] (우리은행이 앞)
- 2점 성공률 : 약 58%(19/33)-약 49%(17/35)
- 3점 성공률 : 약 37%(14/38)-약 46%(12/26)
- 자유투 성공률 : 약 86%(12/14)-약 73%(8/11)
- 리바운드 : 32(공격 14)-27(공격 10)
- 어시스트 : 26-25
- 턴오버 : 7-13
- 스틸 : 10-2
- 블록슛 : 3-0

[양 팀 주요 선수 기록]
H. 아산 우리은행
- 박혜진 : 27분 11초, 19점(2점 : 4/4, 3점 : 3/5, 자유투 : 2/2) 7리바운드(공격 2) 5어시스트 2스틸 1블록슛
- 박지현 : 37분 21초, 17점(2점 : 6/9, 자유투 : 2/2) 9리바운드(공격 4) 11어시스트 4스틸
- 이명관 : 27분 56초, 17점(2점 : 2/3, 3점 : 3/4, 자유투 : 4/6) 4리바운드 3어시스트 3스틸
- 고아라 : 13분 14초, 11점(3점 : 3/4, 자유투 : 2/2) 2리바운드(공격 2) 1어시스트
- 최이샘 : 30분 18초, 10점(2점 : 2/3) 2리바운드(공격 1) 2어시스트 1블록슛
- 노현지 : 20분 52초, 10점(2점 : 2/2)
A. 인천 신한은행
- 구슬 : 35분 2초, 24점(2점 : 5/8, 3점 : 4/4, 자유투 : 2/2) 1리바운드(공격 1) 4어시스트 1스틸
- 김소니아 : 37분 44초, 18점(3점 : 4/6, 자유투 : 4/6) 9리바운드(공격 2) 3어시스트


사진 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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