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들이받은 아이오닉5 택시… 시민, 불길에 몸 던져 운전사 구조

가게와 충돌한 전기차 택시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다.[독자 박지훈씨 제공=연합뉴스]

전기차 택시가 가게와 택시를 잇달아 충돌하고 있다.[독자 박지훈 씨 제공=연합뉴스]

부산의 한 교차로에서 전기차 택시가 가게를 들이받은 직후 불길이 치솟자 이를 목격한 시민이 택시 운전사를 신속하게 구조했다.

22일 오후 9시 40분께 부산 연제구 연산동의 한 교차로에서 내리막길을 빠른 속도로 달리던 아이오닉5 택시가 1층 가게로 돌진했다.

충돌 직후 택시에서 불길이 치솟았고 불은 가게로도 번졌다. 이를 본 시민이 불이 난 택시로 접근해 70대 운전사를 재빨리 밖으로 구조해냈다. 당시 택시 운전사는 차에 불이 붙은 상태에서 문을 열긴 했지만 안전벨트를 풀지 못해 탈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사고 현장 인근에서 위급한 상황을 유심히 지켜보던 한 청년이 택시로 곧장 뛰어갔다. 이 청년은 이미 불길이 번진 택시 속으로 몸을 집어넣어 운전사의 손을 잡아 밖으로 끌어냈다.밖으로 나온 택시 운전사의 온몸 여기저기엔 불이 붙어 흰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었다.

조금만 구조가 늦었더라면 택시 운전사의 생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택시 운전사를 구한 유세림(34)씨는 "눈앞에 사람이 불타고 있는데 그냥 구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며 "지금 꺼내지 않으면 죽거나 심각한 장애가 남을 것 같아 나도 모르게 그렇게 한 것 같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택시 운전사는 얼굴 등에 2도 화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으나,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은 택시와 가게 등을 태우는 등 5천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를 내고 50여분 만에 진화됐다.

경찰 관계자는 "시민 도움으로 큰 사고를 막을 수 있어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택시 운전사는 "사고 당시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택시 블랙박스 동영상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김광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