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삼성→한화→롯데... FA로 돌아온 홈런 사진작가, 1년 만에 또 이별이다
[마이데일리 = 양재동 심혜진 기자] FA로 친정팀 한화 이글스로 돌아왔던 베테랑 내야수 오선진(34)이 1년 만에 다시 팀을 떠난다. 이번에는 2차 드래프트로 부산으로 향한다.
KBO는 22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2024 KBO 2차 드래프트를 열고 결과를 발표했다.
여기서 오선진의 이름을 볼 수 있었다. 한화의 35인 보호선수명단에 들지 못한 오선진은 2라운드 전체 9순위로 롯데 자이언츠의 지명을 받았다.
주전 2루수 안치홍이 지난 20일 한화와 4+2년 최대 72억원에 FA 계약하며 이적하자 롯데는 내야 공백을 메워야 했다. 그래서 선택한 선수가 오선진이다. 이어 3라운드 15순위로 내야수 최항도 지명했다.
오선진은 성남고를 졸업하고 2008년 2차 4라운드 전체 26순위로 지명된 뒤 2021년 6월까지 한화에서 뛰었다. 주전까지는 아니었지만 내야 전천후 요원으로 활약했다.
한화밖에 모르던 그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트레이드였다. 2021년 6월 25일 이성곤과 트레이드되면서 삼성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오선진은 트레이드 소식에 펑펑 눈물을 흘리며 한화를 떠났다.
대구로 간 오선진은 2022년 100경기 출전해 타율 0.276(268타수 74안타) 3홈런 24타점으로 쏠쏠한 성적을 냈다. 시즌 후 생애 첫 FA 자격을 얻은 오선진은 다시 친정팀 한화의 부름을 받았다. 유격수 하주석이 음주운전에 걸려 징계를 받아 공백이 생겼고, 오선진이 이를 메울 적임자로 선택받았다. 1+1년 4억원에 계약했다.
오선진은 트레이드로 떠난 팀에 FA로 돌아온 흔치 않은 선례를 만들며 한화 팀에 대한 애정을 보여줬다.
올 시즌 성적은 아쉬웠다. 90경기 타율 0.230 14타점 2도루 17득점을 기록했다. 주전 유격수로 나서는 듯 싶었으나 부상이 찾아왔다. 6월 초 상대 투수 공에 턱을 맞으면서 봉합 수술을 해야했다. 설상가상으로 예전부터 좋지 않았던 햄스트링 부상까지 겹쳐 복귀하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7월말에 돌아왔지만 후반기 타율 0.228 18안타 7타점 1도루 7득점에 그치면서 시즌을 마감했다.
올해도 변함없는 팀에 대한 애정을 보여줬다. 특히 경기 중에 잘 볼 수 있었다. 오선진은 더그아웃에 쉴틈없이 움직였는데, 선수들이 홈런을 치고 올 때마다 직접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들고 사진 촬영을 했다. 선수들의 다양한 세리머니 포즈들을 찍는 것이다. 선수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서 직접 마련한 카메라였다. 그렇게 쌓여진 사진은 더그아웃 한 켠에 줄에 매달아놨다. 홈, 원정 가리지 않고 카메라를 챙겼던 오선진이다.
이랬던 오선진이 또 다시 팀을 떠나게 됐다. 돌아온지 1년만이다. 함께 컴백한 이태양 역시 SNS에 "또 헤어짐"이라는 글로 아쉬움을 표현했다.
손혁 단장은 "다 묶을 수 없었다. 아쉽긴 하다. 오선진에게는 미안하지만 어떻게 보면 또 그만큼 다른 팀에서 높게 평가를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손 단장의 말처럼 오선진에게는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 안치홍의 공백으로 생긴 2루수 자리를 경쟁을 통해 쟁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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