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 감싸기 나선 클린스만 감독 "혐의 입증 안돼…아시안컵 활약 기대"
22일 오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2연전을 승리로 장식한 클린스만 감독과 한국 축구대표팀이 귀국했다.
이날 새벽 전세기를 통해 먼저 귀국한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희찬(울버햄프턴) 등 유럽파 9명과 중국 현지에서 각 소속팀으로 곧장 복귀한 조규성(미트윌란), 황의조 등을 제외한 선수단 11명은 팬들의 환호 속에 입국장을 나섰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싱가포르와의 C조 1차전 홈 경기에서 5-0 대승을 거둔 뒤 전날 중국 광둥성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차전 원정 경기에서는 중국에 3-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2차 예선 첫 단추를 기분 좋게 낀 클린스만호는 A매치 5연승을 달렸다.
클린스만 감독은 귀국 인터뷰에서 "너무나 만족스러운 경기다. 무실점에 승점 6을 챙겼다"며 "중국 팬들로부터 큰 환대를 받기도 했다"고 활짝 웃었다.
황의조가 불법촬영 혐의로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는 만큼 황의조의 기용 배경과 앞으로의 차출 가능성에 대해 질문이 집중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전날 경기에서 후반 27분 조규성 대신 황의조를 교체 투입했다.
그는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황의조의 범죄 사실이 입증되지 않은 만큼, 계속 대표팀에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 입국하면서도 같은 취지의 입장을 내놨다.
클린스만 감독은 "황의조는 우리 선수"라고 정의한 뒤 "아직은 혐의가 정확히 나오거나 입증된 것이 없다"고 감쌌다.
"40년 동안 축구인생을 살면서 많은 일을 겪었다"는 클린스만 감독은 "황의조는 정말 많은 것을 갖춘 좋은 선수라는 말씀도 드리고 싶다"고도 말했다.
이어 황의조를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도 차출할 의사까지 내비쳤다.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을 준비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소속팀 노리치에 돌아가서도 많은 득점을 올리고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했으면 한다. 그리고 대표팀에서도 큰 활약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18일 대표팀 소집 중 외박을 내고 경찰 조사를 받은 황의조와 "현재 진행 중인 논란에 대해 대화한 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대신 "아시안컵에서 더 많은 득점을 올리고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노리치에서 골을 많이 넣길 바란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월드컵 2차 예선 2연전을 8골 무실점으로 마무리한 클린스만 감독은 당장 23일 미국으로 출국해 추수감사절 연휴를 보낸다.
클린스만 감독은 "일단 내일 출국할 예정이다. 가족과 '아메리칸 추석'을 보내기 위해 잠시 미국에 다녀올 예정"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이어 국내에 돌아와서는 내달 3일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최종전을 관전한다.
클린스만 감독은 "미국을 다녀와서는 약 2주 뒤에 있을 울산과 전북의 맞대결을 볼 예정"이라며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아시안컵 준비를 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다가올 아시안컵에 대해서는 "고비는 언제든 찾아올 수 있다.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가 사우디아라비아에게 예상 밖의 일격을 당했듯이 어떤 고비를 언제 어떻게 만날지 모른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16강에서 탈락할 수도 있고, 좋은 흐름을 타면 결승까지 진출할 수도 있다"며 "방심하지 않고, 어느 한 팀도 얕보지 않겠다"고 말했다.
"토너먼트를 많이 경험해본 만큼 즐긴다"는 클린스만 감독은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준비를 잘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중국 원정에서 경기장을 가득 메운 현지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 앞에서 경기를 치른 것에 대해서는 "많은 선수에게나 팀으로서 상당히 좋은 경험이 됐다"고 자평했다.
중국 현지에 다녀온 만큼 중국 공안에 구금된 손준호의 빠른 귀국도 기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손준호에 대한 희소식이 성탄 선물처럼 날아오길 희망한다"며 "아직 정확한 혐의가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중국 정부에서도 나서서 손준호가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김선영 마니아타임즈 기자 / scp2146@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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