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가 원하는 것, 막지 않아요…” 영웅들 김혜성 ML 도전 사실상 수용, 2년 연속 ‘포스팅 맛집’ 되나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선수가 원하는 것, 막지 않아요.”
키움 히어로즈 고형욱 단장이 김혜성(24)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수용했다. 기사 제목에 굳이 ‘사실상’을 넣은 건 구단의 공식발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기업이 따로 없는 키움은 구단 수뇌부의 의견이 곧 구단의 공식입장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키움은 강정호, 박병호, 김하성, 이정후 케이스로 보듯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도전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왔다. 물론 포스팅 비용을 챙기면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 건 맞다. 그러나 이 구단은 전통적으로 구단의 플랜만큼 개개인의 개성과 꿈을 존중해왔다.
김혜성은 메이저리그의 꿈을 수 차례 드러냈다. 그럴 만한 자격도 되고, 수년간 그럴 만한 성적도 냈다. 2년 연속 2루수 골든글러브 및 3년 연속 중앙내야 골든글러브가 유력하다. 아울러 초대 2루수 수비상도 거머쥐었다.
올 시즌까지 풀타임 6년을 채웠다. 2024시즌을 무사히 마치면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다. 김하성(28,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은 최근 기자회견서 김혜성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자격이 있다며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실제 업계 일각에선 김혜성이 오히려 ‘절친’ 이정후보다 쓰임새가 넓다고 평가한다. 멀티포지션에, 주루 및 도루 능력이 좋기 때문이다. 타격의 정교함을 이정후처럼 충분히 증명하지 못한 측면은 있지만, 내년에 제대로 보여주면 된다. 물론 홈런생산력이 떨어지지만, 메이저리그는 피치클락, 시프트 금지, 견제구 제한 등으로 교타자가 롱런하는 환경이 구축됐다.
고형욱 단장은 22일 전화통화서 웃으며 “선수가 원하는 걸 막지 않아요”라고 했다. 원론적인 얘기가 아니다. 이미 김혜성의 메이저리그 드림을 직, 간접적으로 접해왔다. 선수의 미래를 존중하는 구단의 기조는 변함없으며, 고형욱 단장은 야구선배로서 김혜성의 미래를 응원한다.
물론 고형욱 단장은 “내년 시즌을 잘 치러야 한다. 내년에 또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겠나. 내년 시즌을 치르면서 자연스럽게 얘기가 나오지 않겠나”라고 했다. 아직 구단은 김혜성이나 김혜성 에이전시와 메이저리그 진출 혹은 포스팅 관련 얘기를 한 적은 없다.
김혜성도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꿈을 수 차례 밝혔지만, 시기에 대해 언급한 적은 없다. 1년 뒤엔 포스팅인데, 2년 뒤 FA로 나가는 방법도 선택지 중 하나다. 딥한 얘기는 2024시즌을 준비하면서 자연스럽게 나올 것이고, 키움은 김혜성의 미래를 진심으로 응원하고 지원할 준비는 돼있다.
마침 키움은 2차드래프트서 전체 1순위로 최주환(35)을 지명했다. 30대 중반이지만, 아직 기량이 쇠퇴할 시기는 아니다. 2루와 1루를 겸할 수 있으며, 김혜성과 달리 애버리지는 떨어져도 일발장타력이 있다. 키움 타선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유형의 타자다.
최주환 지명은, 아무래도 김혜성의 미래까지 감안한 결정이라고 봐야 한다. 당장 내년엔 1루와 2루, 2루와 지명타자 등으로 공존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최주환은 두산 베어스 시절엔 3루수도 봤다. 젊은 중앙내야수들이 성장할 시간도 벌 수 있다.
키움이 2년 연속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거를 배출할까. 가능성이 무르익는다. 김혜성에겐 2023년 이상으로 2024년이 중요하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