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와 뮌헨에서 뭉치나 했더니…바란 이적설 걸림돌 많다, 맨유 반대 → 독일행 불호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바이에른 뮌헨이 중앙 수비수 보강을 위해 라파엘 바란(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영입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런데 실현 가능성은 그리 높아보이지 않는다.
바이에른 뮌헨은 센터백이 부족하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중앙 수비수로 활용가능하던 자원인 뤼카 에르난데스(파리 생제르맹)와 뱅자맹 파바르(인터 밀란)가 떠나면서 개편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 나폴리에서 세계 최고 센터백 반열에 오른 김민재를 영입하며 질적 향상을 이뤄냈다.
그런데 구멍이 난 자리를 수적으로는 제대로 메우지 않았다. 김민재의 기량을 믿고 다요 우파메카노와 마티아스 더 리흐트 등 세 명의 조합만으로도 충분히 한 시즌을 운용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이들의 기량이야 월드클래스라 우려할 부분이 없었지만 변수를 제어하지 못했다.
부상을 고려하지 않은 처사였다. 긴 시즌을 보낼 때 부상이 없을 수 없다. 더구나 더 리흐트는 지난 시즌이 끝나고 네덜란드 대표팀 경기를 소화하다가 다친 부위가 개막 시점까지 나아지지 않았다. 2023-24시즌이 시작한 후에야 실전 몸상태를 만들 수 있었다. 그마저도 조금 조급했는지 온전한 상태로 복귀하지 않아 잔부상이 따라다닌다.
더 리흐트가 없어 김민재와 파트너를 이뤘던 우파메카노마저 지난달 쓰러졌다. 최근에 돌아와 그라운드를 밟고 있지만 투헬 감독은 재발을 우려해 60분경이 지나면 교체 1순위로 삼는다. 우파메카노와 더 리흐트가 번갈아 전력에서 이탈하니 김민재는 쉴 틈 없이 뛰고 있다.
독일 매체 '스포르트1'에 따르면 김민재가 얼마나 강행군을 달리는지 알 수 있다. 스포르트1은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이 보유한 3명의 수비수 중 유일하게 꾸준히 출전하고 있다"며 "올여름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김민재는 올 시즌 소화 가능한 독일 분데스리가 경기 990분 중 959분을 뛰었다. 챔피언스리그도 조별리그 4경기를 다 뛰었다"고 전했다.
김민재가 쉼 없이 뛴 탓에 과부하가 걸리기 시작했다. 아무리 기량이 우수하고 체력이 괴물같다고 해도 바이에른 뮌헨과 한국 축구대표팀을 오가면서 17경기 연속 풀타임을 뛰면 자연스레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김민재조차 중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원정 경기를 마치고 독일로 돌아가며 "비행기 안에서 쉬어야죠"라고 웃을 정도다.
김민재가 바이에른 뮌헨에서는 실수가 좀 나오고 있다. A매치 직전 하이덴하임전에서 후방에서 전진 패스를 시도하다가 미스했고, 그대로 실점 빌미가 됐다. 앞서 갈라타사라이전에서는 상대 공격수를 스피드로 따라붙지 못해 체력 한계를 보여줬다. 이런 상황에 바이에른 뮌헨의 크리스토프 프로인드 단장은 "김민재는 지난 몇 달 동안 모든 경기에서 90분을 뛰고 있다. 한국 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제 지쳤고 한계에 달했다. 김민재도 인간이라 집중력을 잃은 것 같다"라고 원론적인 문제를 이해했다.
그래서 겨울 영입을 결정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고전하는 바란을 낙점했다. 바란은 지난 시즌까지만 하더라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확고한 1순위 센터백이었다. 명가 재건을 위해 레알 마드리드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만 4차례 우승한 바란을 영입해 위닝 멘털리티를 공유하려는 의도로 큰 투자를 했다.
바란의 커리어는 화려했다. 2011년 레알 마드리드에 입단하며 세계 정상급 센터백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레알 마드리드 합류 이후 세르히오 라모스(세비야)와 함께 단단한 포백을 만들었다. 레알 마드리드가 챔피언스리그를 지배하는데 큰 힘을 보탠 바란은 UEFA 올해의 팀, FIFA FIFPro 월드베스트 일레븐 등에 오르며 가치를 입증했다.
프랑스 대표팀에서 월드컵까지 들어봤기에 축구 선수로서 이룰 수 있는 건 다 이뤘다. 안정적인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어도 됐지만, 이후 도전을 결정했다. 물론 이를 두고 바란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향하자 '레알 마드리드가 이적을 시키는 데엔 다 이유가 있다'는 식으로 걱정을 표한 시선도 있다.
당시 스페인 매체 '마르카'는 "레알 마드리드는 바란의 경기력이 떨어지기 시작하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보냈다. 바란의 최고 시점이 지났다고 판단한 이적"이라고 했다.
그러나 바란은 월드클래스 중앙 수비수답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도 빠르게 적응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바란 영입에 지불한 기본 이적료 3,400만 파운드(약 555억 원)의 값어치를 충분히 해냈다. 워낙에 수비 지능이 좋은 수비 스타일이라 단숨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후방을 책임졌다. 에릭 텐 하흐 감독이 부임한 지난 시즌 리산드로 마르티네스가 가세하면서 후방에서 확실한 원투 펀치를 형성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시즌에는 그림이 다르다. 레알 마드리드 시절부터 유리몸에 대한 우려를 달고 뛰었던 바란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도 마찬가지 행보를 걸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합류하고도 9차례 크고 작은 부상으로 이탈하는 시간이 상당했다.
그래선지 텐 하흐 감독은 바란보다 해리 매과이어, 조니 에반스, 빅토르 린델뢰프 등 여러 자원을 기용하고 있다. 최근 바란이 부상에서 회복한 상황에서도 교체 자원으로 분류한 모습이다. 근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만 살펴봐도 바란은 3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하지 못했다. 바란이 갑작스레 벤치로 밀려난 모습을 보며 텐 하흐 감독과 불화를 의심하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바란을 내보낼 생각을 하고 있다. 지역지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바란을 이적시키고 새로운 수비수 영입을 원한다"며 장클레르 토디보(OGC 니스)와 곤살루 이나시우(스포르팅CP) 등을 거론하기 시작했다.
바란이 매물로 나오면서 바이에른 뮌헨이 유심히 살피기 시작했다. 바란이라면 김민재, 더 리흐트, 우파메카노와 함께 월드클래스 센터백을 구성할 최적의 카드다. 경험도 많아 우승을 목표로 하는 바이에른 뮌헨에 도움이 될 수비수다. 무엇보다 센터백 보강이 필요한 시점에서 당연히 구미가 당기는 영입 대상이다. 바로 움직임에 들어갔다.
'스카이스포츠 독일'은 "바이에른 뮌헨이 바란 영입을 고려하고 있다. 충분히 흥미로운 영입 후보"라고 전했다. 관건은 연봉이다. 바란은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1,700만 유로(약 241억 원)의 임금을 수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겨울에 데려오려면 이적료도 최대 3,000만 유로(약 430억 원)가 들 전망이라 바이에른 뮌헨 입장에서는 생각하지 못한 출혈이 될 수도 있다.
더구나 바이에른 뮌헨은 냉정하게 백업 자원을 바라고 있다. 김민재를 비롯한 현 수비진과 엇비슷한 임금을 줘야하는 바란을 벤치에 두는 건 효율성이 떨어진다. 바란에 앞서 바이에른 뮌헨이 영입을 희망한다고 알려졌던 후보를 보더라도 에릭 다이어(토트넘 홋스퍼)와 같은 고연봉자가 아니었다.
바이에른 뮌헨도 고민하는 상황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바란의 겨울 이적을 막기로 했다. 더선은 23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텐 하흐 감독은 다가오는 여름 이적 시장까지 바란을 묶어둘 생각이다. 일부 매체에선 겨울 이적 시장에서 매각을 보도하기도 했다"고 선을 그었다.
매체는 "바란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뛸 시간은 많지 않다. 지금은 냉정하게 에반스에 밀려 4순위"라며 "이럴 경우 떠나는 게 맞지만 겨울에는 어디에도 가지 않을 것이다. 텐 하흐 감독은 프리미어리그 4위 진입을 목표로 안정감을 최우선으로 한다. 바란을 시즌 도중에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겨울 방출이 아니라면 바이에른 뮌헨이 움직일 필요가 없다.
더구나 바란도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걸 선호하지 않는 모양새다. 바이에른 뮌헨 외에도 사우디아라비아와 이탈리아에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연봉을 삭감하지 않아도 되는 매리트가 있고 이탈리아는 여전히 높은 레벨에서 뛸 기회를 준다.
이탈리아 언론 '풋볼 이탈리아'는 "바란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날 것이 유력해지는 가운데 이탈리아행을 선호할 것이라는 소식"이라며 "이탈리아에서는 유벤투스, 인터 밀란, AS로마 등이 바란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바란도 엄청난 연봉을 받을 수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보다 이탈리아 리그를 존중해 도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바란이 어려워지면서 또 다른 이름이 떠올랐다. 독일 '바바리안 풋볼'은 "도미야스 야스히로(아스널)는 이미 지난해에도 바이레은 뮌헨과 연결된 바 있다. 도미야스는 우측 수비와 센터백 모두 뛸 수 있다는 장점을 갖췄다"고 했다. 영국 '트리발 풋볼' 역시 "도미야스는 분데스리가로 떠날 가능성이 있다. 바이에른 뮌헨이 깜짝 영입을 할 수 있다"고 거들었다.
도미야스도 아스널에서 입지가 많이 줄었다. 지난 2021년 여름 볼로냐에서 아스널로 이적한 도미야스는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순조롭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풀백과 센터백을 두루 볼 수 있는 장점으로 아스널 수비의 한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 특히 입단 첫해인 2021-22시즌에는 프리미어리그에서만 21경기에 출전했다.
그런데 시즌 도중 장딴지 부상을 당하면서 행보가 꼬였다. 장기 부상 이후 돌아왔지만 예전의 기량이 아니었다. 지난 시즌부터 도미야스를 제외한 아스널의 포백이 완성되면서 교체로 많이 뛰어야 했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21경기 출전에도 불구하고 선발은 6번으로 줄었다. 도미야스의 입지가 더 줄어든 건 벤 화이트 역시 센터백과 오른쪽 수비수를 모두 보고 있다는 점이었다.
올 시즌도 마찬가지다. 도미야스는 리그 10경기에 나섰으나 선발은 3경기에 불과하다. 여전히 백업 자원이다. 아스널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기에 바이에른 뮌헨이 달려들 수도 있다. 김민재와 함께 한일 센터백 듀오가 분데스리가를 누빌 그림도 그려진다.
그러나 도미야스는 일본 출신으로 김민재와 마찬가지로 내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출전이 유력하다. 기껏 영입한 자원이 대표팀 차출로 장기간 이탈하는 건 손해다. 따라서 독일 매체는 바이에른 뮌헨이 도미야스를 영입한다면 내년 여름이 될 것으로 봤다. 당장은 바란과 도미야스 모두 데려오기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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