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리테크]상용화 임박한 유전자 가위 치료제...질병 없는 세상 오는가

최인준 기자 2023. 11. 23.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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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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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영국에서 질병 치료 역사에 기념비적인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미국 버텍스 파마슈티컬스와 스위스 크리스퍼 테라퓨틱스(CRSP) 등이 공동 개발한 유전자 교정 방식의 세포 신약 치료제 ‘카스게비’(미국 브랜드명 ‘엑사셀)가 영국 보건 당국으로부터 판매 허가를 받은 것입니다. 혈관 폐쇄 위기(VOCs)가 재발한 12세 이상 겸상적혈구증후군 및 수혈 의존성 베타 지중해 빈혈 환자에만 적용할 수 있다는 조건이 붙었지만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질환 치료제로는 첫 판매 승인 사례입니다.

유전자 가위는 특정 절단 효소로 세포 내 DNA에서 원하는 곳의 특정 유전자를 잘라내는 기술입니다. 현재 3세대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가위까지 기술이 개발됐습니다. 카스게비는 겸상적혈구증후군이나 지중해성 빈혈 환자에서 줄기세포를 꺼낸 다음 이 크리스퍼 가위를 활용해 이상 유전자를 교정하게 됩니다. 개발 업체가 진행한 임상에서도 최소 1년 동안 환자 통증이 완전히 개선되는 등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바이오업계에선 이번 승인을 계기로 유전자 가위 기술을 활용한 질환 치료제가 유럽 연합(EU)과 미국에서도 상용화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유전자 가위는 일반 화학의약품과 달리 환자 세포의 DNA 수준에서 교정을 하기 때문에 ‘꿈의 신약’으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한편으론 무분별한 유전자 교정 등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상당해 한국을 포함해 전세계에 판매되기까지는 많은 장애물을 넘어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유전자 가위

◇줄줄이 승인 앞둔 유전자 가위 치료제

카스게비의 영국 판매 승인은 가능성이 높지 않았습니다. 유전자 가위가 바이오업계에서 상당히 주목받는 혁신 기술이고, 많은 연구가 이뤄졌지만 여전히 안전성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의도치 않은 유전자 변형 가능성도 있습니다. 치료제 하나당 가격도 우리 돈 20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여 판매되더라도 혜택을 받을 환자도 제한적입니다.

그럼에도 현재 적지 않은 유전자 가위를 활용한 치료제가 주요국에서 판매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미 FDA(식품의약국)는 카스게비 외에도 미국 블루버드바이오가 개발한 유전자 교정 치료 신약 후보 ‘로보셀’을 심사하고 있습니다. 로보셀도 카스게비와 동일하게 혈관 폐쇄 위기가 재발한 12세 이상 겸상 적혈구증을 위한 치료제로 허가 신청이 된 상태입니다. 로보셀의 허가 심사는 카스게비보다 2개월 늦은 지난 6월에 시작됐지만 우선 심사 경로를 거치기 때문에 향후 6개월 내 허가 여부가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영국에 이어 세계 최대 바이오 시장인 미국에서 어떤 신약이 최초 허가 타이틀을 얻을지도 관심사입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 따르면 유전자 가위 관련 시장은 올해 50억 달러에서 오는 2028년 1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전자 편집 농작물도 쏟아진다

상용화에 조심스러운 치료제에 비해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농작물 개발은 보다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지난 7월 ‘천연 자원의 지속 가능한 이용을 위한 조치’라는 이름의 법안을 발표했습니다. 향후 유럽 농가에서는 유전자가위 기술로 개량한 유전자 편집 종자의 재배와 판매가 가능해진다는 게 법안의 골자입니다. 최근 안전성이 확인되면서 유전자가위 관련 규제를 개선해 관련 산업을 키우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 수면 촉진과 불안 감소 효과가 있는 물질을 더 많이 생산하도록 유전자를 교정한 토마토. 일본서 이달부터 시판에 들어갔다. /사나텍 시드

유전자가위로 교정한 종자는 안전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습니다. 직접 유전자를 다른 유전자로 바꿔 개량하는 ‘유전자 변형 작물(GMO)’과 비교해 인체에 미치는 위험이 거의 없다고 보이기 때문입니다. GMO는 다른 생물의 유전자를 종자에 넣어 전혀 다른 형질을 갖게 합니다. 북극곰의 유전자를 추위에 약한 작물에 이식해 겨울철에도 재배할 수 있도록 하는 식입니다. 이는 자연 상태에서 섞일 수 없는 유전자를 교차하는 것이기 때문에 위험성이 높습니다. 인체에 어떤 부작용이 생길 지 알아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반면 유전자가위를 활용한 유전자 편집은 자연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변이와 동일합니다. 단순히 특정 유전자를 없애는 것이기 때문에 유전자 교정으로 인한 안전성 우려 발생 여지가 없는 것입니다. 유전 과정에서 DNA 염기가 빠지는 등의 변이는 자연 상태에서도 100만번에 한번꼴로 일어난다고 합니다. 오히려 유전자 가위는 향후 한국을 비롯해 전세계에 닥칠 식량 위기 문제를 해소해줄 훌륭한 대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유전자 가위가 질병으로 인한 고통과 식량 문제를 모두 해결할 인류의 구원 투수가 될 날이 머지 않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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